매니저 상습 폭행으로 고소중인 영화배우 신현준이 25일 저녁 서울 신상동 소속사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박화용ㅣ inphoto@donga.com
신현준은 25일 오후 10시분께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소속사 사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밝혔다.
그는 이날 자리에서 자신을 폭행 혐의로 경찰에 고소한 매니저 장 모 씨와 불거진 사태에 대해 “시끄럽게 만들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햇수로 6년 동안 함께 일한 친구이다”면서 “폭력이란 말이 무섭다. 일을 잘 못할 때 훈계한 데 모멸감을 느꼈다면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2006년 하와이국제영화제에서 폭행당했다는 장 씨 주장에 대해 그는 “오전 9시에 해외 매체 80여 명의 기자들과 인터뷰 일정이 잡혀 있었다. 전날 밤, 내일 아침 7시에 깨어달라고 요청했지만 술을 마시고 9시에 깨웠다”면서 “매니저가 그러면 안된다며 동생 같아서 꿀밤을 때렸다”고 해명했다.
또 세차 때문에 병원 치료를 마치는 시간에 데리러 오지 않았다며 맞았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6년을 다닌 병원이었다. 몇 시에 치료를 시작해 몇 시에 끝나는지 안다. 병원 근처에 세차장이 없어 사무실에 와서는 컴퓨터를 했다 하더라. 1시간40분을 기다렸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그래서 신문지로 말아서 약속을 왜 그렇게 안 지키냐며 때렸는데 그것이 폭력이었다면 내가 잘못한 것이다”고 밝혔다. 이어 22일 서울 홍대 앞 폭행 논란도 “장 씨에게 5가지 일을 시켰는데 일을 해놓지 않았다”면서 “영화 ‘가족사진’ 편집본을 보는 날이었는데 오지 않았다. 그래서 너 그렇게 일하면 안된다. 너도 이제 아빠가 될 것이라며 혼을 냈다”고 설명했다.
신현준은 이전에 장 씨가 교통사고로 자신의 승용차를 네 차례에 걸쳐 망가뜨린 적이 있다며 “그 친구가 다치지 않은 것에 감사했다”며 “그럴 때 때리면 정말 나쁜 사람일 것이다. 그런 상황을 그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신현준은 “6년 동안 함께 하며 친형제처럼 지냈는데 뭐가 잘못된 건지 모르겠다. 마음이 아프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날 신현준과 함께 참석한 소속사 프레임H 조덕현 대표는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 안타깝고 슬픈 현실이다”면서 “사실 및 진실 여부를 떠나 국민들께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24일부터 두 차례 장 씨를 만났다”면서 “너를 챙기지 못해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합의나 보상에 관한 것보다 좋은 쪽으로 해결하려 만났지만 서로 기본적인 입장차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신현준은 매니저 장 모 씨로부터 23일 폭행 혐의로 경찰에 피소됐다. 장 씨는 신현준으로부터 수차례 폭행을 당했다며 경찰에 고소장을 접수했다.
다음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신현준 및 조덕현 대표와 나눈 일문일답.
-폭행했다는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신현준(이하 신):“지갑에 그 친구 사진을 갖고 다닐 정도의 사이였는데 안타깝다. 동생으로 생각하며 하나라도 더 가르치고 싶었다.
일을 잘 못했을 때 훈계한 데 모멸감을 느꼈다면, 친형제처럼 지냈다면 뭐가 잘못된 건지 모르겠지만, 가장 중요한 건 6년을 함께 한 친구와 이런 일이 생겨 마음 아프다.
그 친구가 내 차를 네 번이나 박살내 2000만원 가량 피해를 본 적이 있다. 하지만 난 너만 안 다치면 된다며 차는 소모품이다고 말했다.
그럴 때 때리면 정말 나쁜 사람일 것이다. 그 친구가 안 다친 걸 감사하는 상황도 잘 알고 있었다.“
조덕현 대표(이하 조):저는 신현준의 소속사 대표이기도 하지만 우리 직원의 회사 사장이기도 하다. 사태가 이렇게 오기까지 책임이 내게 많다. 맞는 부분도, 틀린 부분도 있다.
매니저 일을 시킨 사람도 나이고 6년 동안 함께 한 사람으로서 그래도 잘못된 것은 잘못된 것이고 바로잡아야 할 건 바로잡아야 해서 말씀드린다.
먼저 옆에서 봤던 사람으로 많은 걸 느끼고 반성도 많이 하고 있다. 신현준도 많은 걸 느꼈을 것이다.
어떤 이유로든 폭력은 정당화될 수 없다. 폭력이 우선되면 안 되는 걸 잘 안다.
하지만 상식선에서 생각해보면 그럴 만한 충분한 이유와 사정도 분명이 있었다. 그런 부분이 빠진 상황에서 폭행만을 얘기한다면 무조건 무릎 꿇고 사죄하고 어떤 벌도 달게 받겠다.
장 씨의 진단이 몇 주 나왔는지 알고 있다. 그게 문제가 된다면 벌을 받겠다. 이 부분이 폭력이라고 법적으로 규정한다면 벌을 받겠다. 다만 공개사과를 하는 것이고 폭력이 정당화될 수 없다는 생각으로 이 자리에 선 것이다.“
-장 씨는 만나지 않았나.
조:“장 씨를 이 자리에 오기 직전까지 만났다. 표현이 적당할지 모르지만 지금 현재로서는 너 죽고 나 죽고 다 죽자는 거다.
오늘 공개사과하는 순간, 신현준은 앞으로 배우 활동을 잘 못할 수도 있다. 이게 어마어마한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우리 회사의 간판 배우이기 때문에 내게도 큰 피해가 올 수 있다.
그럼에도 이런 입장을 표명하는 것은 분명 우리의 진실도 있는 것이고 변명이 아닌 그 친구가 받았을 상처를 온전히 치유되기를 바란다.
너무 감정이 격해져 있는 것 같다. 그 친구가 원한다면 반드시 대화하겠다.””
신:“해외 촬영도 많았고 내가 부모님과 함께 했던 시간보다 장 씨와 함께 한 시간이 더 많다. 그 친구와 찍은 사진이 내 책에도 담겼고 추억도 많다. 함께 일하면서 혼낸 부분이 있다.
잘못한 건 실수임을 일깨우려 했다. 상처를 받을 만큼 혼을 냈으면 6년 동안 함께 일을 할 수 있었을까.”
-장 씨를 만날 생각은 없나.
신:“지금도 만나고 싶다. 왜 상습적으로 폭행을 했다는 표현을 했는지. 계속 전화를 했다.
마음이 굉장히 아프다. 영화라는 작업 특성상 육체적 고통보다 힘든 게 몇 개월 동안 지낸 스태프와 헤어지는 거다. 그보다 나의 매니저와 헤어질 때 굉장히 슬프다. 내게 장 씨 이전에 얼마나 많은 매니저가 있었겠느냐. 지금도 그들과 연락한다.
나도 많이 안타깝다. 지금도 그 친구가 절 피해서 그렇지 만나서 이야기를 듣고 싶다.
내 팬카페에 글도 남겼다 ‘우리 형! 파이팅해달라’고.
조:“두 사람이 많이 닮았다. 하지만 전후사정을 이야기하지 않고 나는 폭행당한 피해자라고만 얘기한다면 사과한다. 상처를 치유했으면 좋겠다는 전제를 앞세우겠다.”
신:방송에서 보는 것처럼 공형진, 정준호 등 후배들이 내게 하듯 장 씨도 내게 막말할 정도로 편하게 지낸다. 장 씨도 그렇게 편하게 얘기하고 나로부터 신문지로 장난으로 많이 맞기도 했다. 그렇게 6년을 지냈다. 얼마나 편한 사이겠느냐. 그런데 이렇게 비수가 되어 왔다.“
-장 씨는 22일 서울 홍대 앞에서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신:“난 영화 현장에 한 번도 늦어본 적이 없다. 감독이나 촬영감독보다 먼저 현장에 나간다. 지금 영화 ‘가족사진’을 촬영하고 있는데 충북 제천에서 일할 때 서울에서 시킨 일이 힘든 게 아니었다. 그런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그래서 혼내려 불렀다. ‘네 잘못을 인정하느냐,
미안하다고 생각하면 미안하다고 말해라‘고 했다.
하지만 미안한 줄 모르더라. 다음날 문자 메시지도 보냈다. ‘네가 혼난 이유를 모른다는 사실이 안타깝다’면서.
자기 동생이면서 직원이 일에 대해 책임감을 못느끼고 나태했을 때 방법의 차이기는 하지만.
그렇게 상처받고 그런 점은.... 잘못했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늘 그 다음날 웃고 다니고 그랬던 사이다.“
-현장에서 손찌검이 있었나?
신:“연예인이 폭행 사건에 휘말렸다고 했을 때 주변 사람들에게 얼마나 깐죽거렸으면 그랬을까, 분명 이유가 있을 것이다 생각했다.
저 정도라면 굉장히 조심하면서 살았을 텐데 얼마나 상황이 그랬으면 그렇게 했을까.
열중 쉬어 시키고 가슴을 때렸다. 잘못했기 때문에. 하지만 7년 동안 알고 지낸 선배와 오해가 생겨 그 친구와 헤어질 뻔했다. 그 친구가 일에 있어 실수를 했기 때문이다. 사과한다.“
-현재 촬영 중인 영화 ‘가족사진’ 촬영은 어떻게 되나.
신:“영화 스태프에게 굉장히 죄송하다. 감독이 오래 준비한 작품인데 모든 스태프에게 죄송하다. 작품에 피해가 가지 않았으면 좋겠다.
노래 ‘희나리’의 가사처럼 애정이었는데.
중국에서 현장 일을 너무 못하니까 나이 어린 매니저에게 맞은 적이 있다. 잘못은 장 씨가 했지만 형을 때린 건 나쁘니까 동생에게 사표를 쓰게 했다. 동생들 앞에서 그 친구가 실수하는 모습이 싫어 따끔하게 혼내고 싶었는데 이렇게 됐다.”
-22일 상황을 다시 말해달라.
신:“내가 화가 많이 났던 건 사실이다. 번번이 그 친구가 기억을 잘 못해 메모를 하라고 몇 번을 당부했다. 하지만 다른 곳에서 술을 마시고 있었다.
그 일 하나로 그 친구를 평가할 수 없지만 굉장히 편한 사이였는데 왜 이렇게까지 됐는지...”
-신문지를 말아 때린 적도 있다고 했는데 강도에 따라 모멸감을 느낄 수 있지 않겠는가.
신“일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치열한 현장에서 약속한 것, 지켜야 할 것들에 대해서 지키지 못했을 때 내가 아닌 신인 배우들이라도, 장보다 나이 어린 배우라도 얘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조:“신현준이 개인적으로 감정을 갖고 때렸다면 잘못된 것이다.
하지만 그가 제기한 것들은 업무상 과실 및 실수가 전제되어 있었다. 일적인 실수들이었다.
6년을 일했을 때 지금 네 번을 상습폭행당했다고 하는데 그보다 훨씬 그의 과실이 많았다.
그 친구가 잘못했다 해도 폭행이나 폭력을 한 게 잘했다고 말하는 게 아니다. 하지만 잘못된 것을 바로잡는 과정 속에서 고치려 해도 안됐을 때 감정이 쌓였고 또 선배인 입장이었다.
그런 과정에서 사건이 발생한 것 같다. 좋은 방향으로 끝내고 싶었는데 서로의 갭이 너무나 크다. 그래서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는 상황에서 말씀드리고 용서를 빌기 위해 이 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신:“잘못이 있다면 대가를 치르겠다.”
조:“고소인 진술이 끝나고 우리가 소환된다면 조사받을 것이다.”
-향후 영화 관련 일정은 어떻게 되나.
조:“영화사와 협의 중이다. 계속 찍어야 한다. 신현준이 평소 스태프 등에게 잘못한 게 있다면 고소당했을 것이다. 하지만 감독이 별 문제 없을 것이라며 촬영해달라고 부탁했다.
영화에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촬영을 계속 진행할 것이다.“
신:“꼭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다. 배우는 어쩌면 매니저를 통해 세상과 소통한다고 생각한다. 우린 닫힌 공간에 있다고 생각한다.
은행에서 뭘 해본 적도 없고, 매니저가 내 신용카드 비밀번호를 다 알고 있을 정도 사이다. 최측근은 끝까지 최측근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잘 지내는 다른 배우와 매니저들이 더욱 잘 지낼 수 있으면 좋겠다. 좁은 밴 승합차 안에서 두 사람이 서로 눈치보고 다니지 않았으면 한다.”
스포츠동아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