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한국시간) 2010년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 회원 선출 결과가 나온 뒤 뒷말이 끊이지 않고 있다. 8일 ESPN의 기자들이 출연하는 한 프로그램에서는 앞으로 명예의 전당 투표방식이 제고돼야 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미국야구기자단(BBWAA)은 2010 뉴욕의 쿠퍼스타운행 주인공으로 몬트리올 엑스포스, 시카고 컵스, 보스턴 레드삭스, 플로리다 말린스에서 21년 동안 활동한 외야수 ‘호크’ 안드레 도슨을 선정했다. 전년도 67%의 지지를 얻었던 도슨은 올해 77.9%(420표)로 8전9기 만에 명예의 전당 입성에 성공했다. 기자들의 동정표가 많았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처음으로 꼴찌 팀에서 MVP(1987년 컵스)를 수상한 도슨은 통산 타율 0.279, 438홈런, 1591타점, 314도루를 기록했다. 하지만 기자들은 외야수 도슨의 기록은 명예의 전당감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올해 처음 자격을 얻은 2루수 로베르토 알로마가 명예의 전당 멤버가 돼야 했다고 입을 모았다.
알로마는 메이저리그 사상 역대 톱5에 포함되는 2루수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알로마는 73.7%
로 8표가 모자라 자격 첫 해에 명예의 전당행에 실패했다. 명예의 전당은 75%의 지지를 얻어야 한다. 올해 투표자는 539명이었다.
알로마는 12차례 올스타게임에 출전하고, 10차례 골드글러브도 차지한 만능 2루수였다. 토론토 블루제이스에서는 2차례 월드시리즈 정상을 밟기도 했다. 17년 통산 타율은 0.300, 안타 2724개, 홈런 210개, 타점 1134개, 득점 1508개, 도루 474개 등 기록에서도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역대 2루수와 견줘도 절대 처지지 않는다. 특히 2루수는 수비 포지션이다.
최고의 2루수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히는 조 모건의 기록을 봐도 알 수 있다. 모건은 22년 동안 타
율 0.271, 안타 2571개, 홈런 268개, 타점 1133개, 득점 1650개, 도루 689개를 남겼다. 전문가들은 알로마를 모건 이후 최고의 2루수로 꼽는다.
사실 알로마는 전날 기자단 투표에 의해 자격 첫해에 곧바로 명예의 전당 멤버가 될 것으로 기대됐다. 기록, 올스타게임 선정횟수, 골드글러브 수상횟수, 월드시리즈 우승횟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큰 이변이 없을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기자들은 알로마를 외면했다. 그의 아들은 아버지의 명예의 전당 탈락 소식에 울었다고 한다.
그의 탈락은 딱 한가지, 품행 때문이다. ESPN의 야구전문기자 팀 커치언은 알로마의 탈락을 “허시벡에게 침을 뱉은 이유뿐이다”고 지적했다. 알로마는 1996년 9월 27일 볼티모어 오리올스 유니폼을 입고 있을 당시 친정팀 토론토 블루제이스전에서 스리 스트라이크 판정에 항의하면서 심판 존 허시벡의 얼굴에 침을 뱉어 징계를 당한 적이 있었다. 그 사건 이후 둘은 매우 가까운 사이가 됐다. 허시벡도 투표 전날 알로마가 명예의 전당에 가입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현재 명예의 전당 투표는 메이저리그를 10년 연속 취재한 기자들이 한다. 명예의 전당 후보 자격은 경력 10년에 은퇴 후 5년이 경과돼야 한다. 후보자는 5% 미만의 지지를 얻으면 자동탈락이다. 5% 이상의 지지를 얻으면 15년 동안 후보자격을 갖게 된다. 15년 동안에도 명예의 전당에 선정되지 않으면 후보명단에서 제외된다. 투표는 최대 10명의 이름을 기재할 수 있다. 뽑을 선수가 없으면 5명을 해도 된다. 야구기자단에 의해 선정되지 못할 경우에는 원로위원회(15명으로 구성)에서 구제받을 수 있다. 이곳도 75% 이상의 지지가 필요하다.
사실 올 BBWAA 투표에서는 데이비드 세기, 케빈 에이피어 등이 1표를 얻어 장난기 섞인 투표행위도 있었다는 지적도 나왔다. 알로마는 올해 아쉽게 탈락했지만 내년에는 쿠퍼스타운행이 유력하다.
LA | 문상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