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시즌 등번호에 얽힌 사연] 금민철-이현승 등번호도 맞교환

입력 2010-01-1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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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민철(왼쪽)의 히어로즈행, 이현승의 두산행 등 거물급 트레이드가 꼬리를 문 까닭에 각 팀 등번호의 연쇄적 이동도 불가피해졌다. [스포츠동아 DB]

야구선수들의 등번호에는 각기 다른 사연과 추억이 깃들어 있다. 8개 구단 선수들은 새 시즌을 맞이해서도 각기 등번호에 남다른 의미를 부여했다. 기존 번호를 고수하는 선수, 새 번호를 받은 선수 등 스타일도 제각각이었다.


○금민철↔이현승, 등번호도 맞트레이드

히어로즈에서 두산으로 이적한 이현승의 등번호는 58번이다. 바로 금민철이 두산에서 달던 번호. 금민철도 이현승이 2009시즌에 사용한 48번을 택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배번까지 맞트레이드됐다는 농담이 나왔다. 이현승은 “(금)민철이가 동산고 후배이기도 하고 빈자리를 메운다는 느낌으로 한 번 달아봤다”며 쑥스럽게 웃었다. 금민철은 한때 룸메이트이자 친한 동료인 이원석의 추천이 주효했다. 두산에서 48번을 달고 있는 이원석은 “금민철에게 내가 48번을 달라고 했다. 함께 48번을 달고 잘 해보자는 의미”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한화 송광민-김강, 해외진출파 번호 찜


한화에는 김태균, 이범호가 2010년 동시에 일본무대에 진출하면서 52번과 7번이 공석이 됐다. 이를 노린 후배들이 한두 명은 아니었을 터. 치열한 눈치싸움 끝에 7번은 2루수 송광민, 52번은 김강이 차지했다. 송광민은 동기 이여상과 한 번호를 두고 경쟁했지만 후배 최진행에게 기존 25번을 빨리 물려주는 센스를 발휘하며 7번을 쟁취(?)할 수 있었다. 김강은 광주제일고 시절, 김태균과 마찬가지로 4번타자에 내야수로 활약했다는 이유로 52번을 달 수 있었다. 김태균의 계보를 잇는 선수로 자라길 바라는 구단의 소망이 담겨있다.


○LG, 때 아닌 등번호 쓰나미

LG는 12일 이병규의 9번 확보로 등번호 연쇄이동이 일어났다. 2009시즌 9번은 오지환이었지만 지난해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이병규와 ‘만약 LG로 돌아오면 번호를 돌려주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양보했다. 이병규가 9번을 달면서 오지환이 새로 택한 7번. 7번이었던 김광삼이 투수로 전향하면서 22번을 달았기 때문이다. 이와 더불어 22번이던 서승화는 “이상훈(은퇴) 선배와 같은 공을 던지고 싶다”며 47번으로 이동했다.

그러나 47번이던 이형종은 애매한 상황에 놓였다. 29번을 강력히 요구했지만 대선배이자 ‘대표선수로 금메달 딸 때 달았던 등번호라 애착이 크다’며 이택근이 같은 번호를 원했기 때문. 결국 ‘울며겨자먹기’로 20번을 단 그는 “등번호만큼 승수를 올리겠다”며 새로운 의미를 부여했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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