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베이스볼] ML도 없는 대기록… 류현진이 대단한 이유

입력 2010-08-0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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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류현진. [스포츠동아 DB]
▲100년이 넘는 메이저리그에도 이보다 완벽한 선발투수는 없었다. 한화 류현진은 미국과 한국을 통틀어 역대 최고기록인 27연속경기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고 있다.

평균 7.2이닝 자책점 1.44…‘질’이 다르다한화 류현진(23)이 3일 목동 넥센전까지 올 시즌 21경기 등판에서 모두 퀄리티스타트(Quality Start·QS)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지난해부터 따지면 무려 ‘27연속경기 퀄리티스타트’라는 놀라운 기록행진을 벌이고 있다. 그러면서 새삼 퀄리티스타트라는 용어와 의미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퀄리티스타트(QS)?

선발투수가 6이닝 이상 던지며 3자책점 이하를 허용할 때 주어지는 기록.


● 퀄리티스타트란?


퀄리티스타트(QS)는 선발투수가 6이닝 이상 던지면서 3자책점(ER) 이하를 허용할 때 주어지는 기록이다. 1985년 존 로 기자가 고안해낸 개념으로 메이저리그에서는 선발투수의 능력을 재는 주요 항목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메이저리그는 1980년대부터 선발과 중간, 마무리의 분업화가 본격적으로 진행됐고, 선발투수가 최소 6이닝 3자책점을 기록하면 자신의 임무를 수행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게 됐다.


▶ 역대 최고기록




해태 조계현·OB 권명철의 17연속 QS
ML선 봅 깁슨의 26연속 QS 모두 제쳐



● 류현진의 27연속QS는 역대 최고기록

류현진의 연속QS 기록은 지난해 8월 19일 대전 삼성전부터 시작됐다. 그러나 지난해 마지막 등판인 9월 23일 대전 LG전(8.1이닝 2실점)은 송진우 은퇴경기로, 송진우가 선발등판 뒤 1회초 무사 1루에서 구원등판해 제외된다. 그래서 선발 경기만 따지면 27연속경기QS가 성립된다.

스포츠 통계기록 전문회사인 ‘스포츠투아이(Sports2i)’에 의뢰해 프로야구 원년인 1982년부터 투수들의 QS기록을 집계한 결과 종전 최고기록은 해태 조계현(1995년 4월 25일∼9월 26일)과 OB 권명철(1995년 5월 19일∼8월 27일)이 공동으로 기록한 17연속QS.


▶ 무시무시한 통계

24경기서 7이닝 이상…3자책점 4번뿐
피안타율 0.203·9이닝당 삼진 8.6개



● 27연속 QS는 ML에도 없는 기록


역시 스포츠투아이에 의뢰해 미국 스포츠 기록통계 전문회사인 ‘스태츠(Stats)’로부터 답신을 받은 결과 메이저리그 역사상 이 부문 최고기록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서 활약한 전설적인 투수 봅 깁슨이 작성한 26연속QS(표참조)였다.

역대 2위는 세인트루이스의 크리스 카펜터로 22연속QS(2005년 5월 12일∼9월 8일). 그리고 요한 산타나가 미네소타 시절(2004년), 페드로 마르티네스가 보스턴 시절(1999∼00년), 그렉 매덕스가 애틀랜타 시절(1997∼98년), 드와이트 구든이 뉴욕 메츠 시절(1984∼85년) 21연속QS를 기록했다.

한편 일본프로야구에도 연속QS 기록을 의뢰했으나 일본은 QS에 대한 의미를 크게 두지 않고 있는데다, 기록 전산화가 미국이나 한국보다 뒤처져 현재로서 집계하기 어렵다는 답신이 돌아왔다.


● QS의 맹점? 팀 승리확률은 70% 육박!

물론 QS 기록에도 맹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6이닝 3자책점(방어율 4.50)은 QS로 인정받지만 9이닝 4자책점(방어율 4.00)은 QS가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야구통계 전문가인 빌 제임스는 “QS를 지속적으로 기록한다면 방어율이 3.20을 넘을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을 정도로 연속QS의 가치는 크다. 7이닝 1실점이나 8이닝 2실점 등의 기록까지 포함되기 때문이다.

또한 연승행진은 대량실점을 하고도 운 좋게 이어갈 수 있지만 연속QS는 운보다는 꾸준한 실력이 없으면 기록하기 힘들다.

통계학자 데이비드 스미스는 1992년 메이저리그 기록을 분석한 결과 QS시 팀승률은 약 70%에 달한다고 밝히면서 한 시즌 162경기를 소화하면 113승49패로 마칠 수 있다는 결론을 도출했다. 실제로 류현진의 27연속QS 때 약체팀인 한화도 18승9패(승률 0.667)였다.


● 질이 다른 류현진의 퀄리티스타트(QS)


류현진은 27연속QS 기간에 개인적으로 18승6패 방어율 1.69를 기록했다. QS 데드라인인 6이닝 3자책점을 가까스로 채운 적은 단 한 번도 없었기 때문이다. 6이닝 투구가 3차례였는데 2자책점 1차례, 1자책점 2차례였다. 나머지 24경기에서는 최소 7이닝 이상을 던졌다. 8이닝 이상 던진 것은 15차례. 완투 6경기와 완봉 3경기도 포함됐다.

또한 3자책점을 기록한 것도 4번뿐이었는데, 7이닝 3차례와 8이닝 1차례였다. 류현진은 27연속QS 기간 경기당 평균 7.2이닝(8회 2사) 1.44자책점을 기록한 셈이다. 이 기간 피안타율은 0.203, 9이닝당 삼진은 8.6개, WHIP(이닝당 출루허용)은 1.01개라는 무시무시한 통계가 쏟아졌다.


▶ DS도 ‘괴물급’

7이닝 이상 2자책점 이하 7탈삼진 이상
27QS 중 12차례 달성…팀 승률도 80%



○퀄리티스타트(QS)와 도미넌트스타트(DS)

최근에는 야구 통계학자들 사이에 QS의 개념을 보완하고 확장한 용어가 속속 만들어지고 있다. 그 중 하나가 ‘도미넌트스타트(Dominant Start·DS)’다. ‘질좋은(퀄리티) 선발’에서 진일보한 ‘압도적인 선발’개념이다. ‘7이닝 이상, 2자책점 이하, 7탈삼진 이상’이라는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해야한다. 2자책점을 기준으로 삼은 것은 압도적인 피칭을 이어가던 투수도 볼넷 1개와 홈런 1개를 허용하면 2자책점 정도는 기록할 수 있기 때문.

또한 이닝당 삼진 1개꼴의 항목이 첨가된 것은 행운의 안타와 수비의 실수 기회를 줄여주는 것도 압도적인 피칭의 필요조건으로 보기 때문이다. 이 기준에 맞춰 메이저리그 2007시즌을 전 경기를 분석하면 DS시 승률은 0.796에 이르렀다.

QS가 70% 승률을 장담한다면 DS는 80% 승리확률을 담보하는 셈이다. 류현진은 27연속QS 중 12차례나 DS를 달성했다. 12차례 DS 때 개인적으로 10승1패(1경기는 승패없이 물러남), 한화는 10승2패(승률 0.833)를 기록했다.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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