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제공=쇼박스, 팝콘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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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레한 中 노동자' 변신, 너무 실감난 탓에...
‘추격자’의 나홍진 감독과 하정우, 김윤석이 다시 뭉친 액션스릴러 영화 ‘황해’가 23일 개봉을 앞둔 가운데, 제작사가 촬영 중 중국 ‘깡촌’에서 겪은 웃지 못할 촬영 뒷얘기를 9일 공개했다. ‘황해’는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인 20세기 폭스사의 투자를 받아 이미 언론의 관심을 끈 작품이다. 중국 지린성(吉林省) 옌볜(延邊)에서 택시를 운전하던 조선족 구남(하정우 분)이 빚 때문에 청부살인을 맡아 서울로 왔다가 살인도 하기 전에 누명을 쓴 채 조직폭력배, 경찰에게 쫓기는 이야기를 담았다. 김윤석은 구남에게 살인을 제안하지만, 또 다른 거래를 위해 황해를 건너오는 살인청부업자 면가를 연기했다.
△‘중국인 변신’ 하정우, 현지인과 구분 안가네=첫 촬영이 이루어진 중국 랴오닝성(遼寧省) 다롄(大連)역 장면에서는 택시 운전사로 분한 하정우가 자연스레 걸어오는 장면을 촬영해야 했다. 하지만 촬영이 시작된 순간, 제작팀은 하정우가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어 당황하고 말았다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추레한 중국 노동자로 분한 하정우가 중국인 엑스트라 틈에 섞어 버려 도저히 찾을 수가 없었던 것. 이어지는 대련 역 주변 시장 신에서도 카메라로 몰려드는 주변 현지인들 탓에 카메라를 천으로 싸서 감추고 촬영을 진행해야 했다.
△ 치치하얼 외딴 시골 마을에서의 돌발 상황=중국 헤이룽장성(黑龍江省) 치치하얼(齊齊哈爾)의 한 촌에서의 촬영은 모든 것이 개척에 가까웠다고. 현지 농촌 사람들을 모으고 동네 개들을 섭외해 촬영을 진행했는데 오후 5시가 되면 마을 사람 30%가 집으로 가버려 난감한 상황을 겪어야 했다. 그런가 하면 하루는 카메라 속으로 난데없이 들어온 트럭 한 대가 흙길에 빠져버리는 바람에 스태프들 모두가 트럭을 빼기 위해 함께 고생하기도 했다.
△11시간 기차 이동 생고생=중국에서의 촬영은 모든 것이 시간, 거리와의 싸움이었다고. 이동 시간만도 10시간 이상이 소요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동 시간만은 배우와 스태프들이 휴식을 취할 수 있어 노트북으로 게임을 하거나 숙면을 취하는 등 각자의 방법으로 고된 중국 촬영의 피로를 풀었다고 한다.
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