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국 기자의 일본야구 리포트] 찬호에겐 포크볼보다 무서운 국보급 커브가 있다

입력 2011-03-1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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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릭스 박찬호. 오사카(일본) | 김종원기자 won@donga.com

슬라이더·체인지업 등 변화구 다양
후쿠마 투수코치 “커브 특히 위력적”
“포크볼 못던져도 日타자 문제 없어”
“박찬호는 포크볼 이상의 커브가 있다.”

일본프로야구에서 투수들에게는 포크볼 장착이 필수항목처럼 돼 있다. 최근 일본도 스트라이크존이 국제규격으로 조금씩 변하고 있지만 일본의 스트라이크존은 전통적으로 상하로 길다.

대신 좌우폭은 좁다. 그래서 대부분의 투수들은 정교한 제구력으로 직구와 비슷한 궤적으로 날아가다 홈플레이트 앞에서 뚝 떨어지는 포크볼로 타자를 제압한다.

오릭스에서 박찬호와 개막전 선발을 다투는 기사누키 히로시도 포크볼이 전매특허다. 박찬호도 스프링캠프에서 기사누키의 포크볼 그립을 배워보기도 했다. 그러나 포크볼을 던지지 못한다. 이에 대해 오릭스 후쿠마 오사무 투수코치는 10일 “그건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후쿠마 코치는 “박찬호는 떨어지는 구종으로 포크볼 대신 커브가 있다”며 “커브도 2종류다. 빠르면서 짧게 꺾이는 커브와 느리면서 각도가 큰 커브가 있다.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가장 큰 장점은 슬라이더다. 슬라이더도 좌타자용과 우타자용 슬라이더가 있더라. 포크볼은 없지만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터, 투심…”이라며 손가락으로 구종을 세어보면서 “9가지는 되는 것 같다”고 말한 뒤 껄껄 웃었다. 구종은 넘친다는 얘기다.

다만 후쿠마 코치는 다양한 변화구를 살리기 위해 두 가지 과제를 꼽았다. 우선 직구 구속을 끌어올리는 것. 그는 “시범경기에서 직구가 141km 정도 나왔다. 그러다보니 변화구도 다 맞았는데, 직구가 145∼146km까지만 된다면 변화구도 통하게 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현재 변화구 자체는 날카롭지만 직구 구속이 나오지 않기 때문에 타자들이 대응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스태미너 확보도 중요한 과제로 내다봤다. 그는 “박찬호는 6일 로테이션으로 돌릴 계획이다. 1주일에 한 차례 정도 등판한다”면서도 “대신 한번 등판할 때 100개 이상의 공을 던질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메이저리그는 보통 5인 선발 로테이션 체제다. 4일 휴식 후 등판하는 식이다. 후쿠마 코치의 말은 “하루 더 쉬기 때문에 그만큼 시즌 내내 등판할 때마다 많은 이닝을 소화해줄 수 있어야 팀 마운드를 원활히 운영할 수 있다”는 주문이었다.

한편 박찬호는 이날 “일본 야구의 성향은 조금씩 파악하고 있는데, 중심타자 외에는 갖다 맞히는 타격을 하는 것 같다. 중요한 것은 내가 어떤 공을 던지느냐다. 실투를 줄이면 된다”면서 “그동안 투구수를 조금씩 늘려왔다. 다음 등판 때는 100개 정도를 던질 수 있도록 하겠다”며 12일 요미우리와의 시범경기 등판 계획을 설명했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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