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 사용자 1,000만 시대. 그들이 생각하는 미래

입력 2011-04-15 10:5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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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4월 11일, 스마트폰 메신저 어플리케이션 카카오톡으로 유명한 ㈜카카오는 카카오톡 1,000만 명 돌파를 기념하는 기자 간담회를 가졌다. 어느새 1,000만 명이다(서울 인구 수가 아니다). 우리나라에서 길 가는 사람 붙잡으면 4명 중의 1명은 카카오톡을 사용하고 있다는 뜻이다. 상암 월드컵 경기장의 총 좌석 수가 약 68,000석이니 1,000개 경기장을 가득 채우고도 300만 명이 남는 엄청난 수치다.

최근 들어 카카오톡과 관련된 많은 이슈가 있었다. 약 2주 전, 같은 와이파이(Wi-Fi)망에서 사용할 경우 다른 사람의 메시지를 볼 수 있다는 문제를 비롯해, 이동통신사의 무선 데이터 트래픽 전체 사용량 중 25%를 카카오톡이 차지하고 있다는 문제 등 한동안 IT 뉴스의 최상위를 장식했다. 결국 이러한 문제 제기는 이동통신사가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를 포기할 수도 있다는 것으로 발전했고, 카카오톡과 유사한 서비스에 망 사용료를 부과해야 한다는 얘기도 나왔다.


과연 카카오톡이 생각하는 최근의 다양한 문제점과 그 해결책은 없는지, 그리고 카카오톡 사용자 1,000만 명 돌파가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 들어 봤다.

카카오톡 1,000만 시대. 현재를 말하다

카카오 이제범 대표는 “카카오톡이 서비스를 시작한지 이제 1년이 지났다. 오늘 이 기자 간담회 자리가 공식적인 첫 자리일 정도로 빠르게 성장했다. 이번 기자 간담회를 준비하며, 카카오톡답게, 카카오톡다운 기자 간담회가 무엇일지 많은 생각을 하고 준비했다. 우선 카카오톡에 대한 많은 관심에 대해 감사하다는 말부터 전하고 싶다”라며, “카카오톡이 지금의 위치에 오르게 된 계기는 스마트폰이라는 모바일 기기의 새로운 혁명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라고 카카오톡의 현재 위치에 대해 설명했다.


이 대표가 밝힌 카카오톡의 사용량은 이렇다. 카카오톡은 서비스를 시작하고 1년이 지난 지금 약 1,000만 명이 가입해 사용하고 있으며, 지금도 한 달에 170만 명씩 신규 가입자가 늘어나는 추세라 전했다. 특히, 가입자 중 카카오톡을 매일 사용하는 사용자는 전체 비율의 80%에 달할 정도라 한다. 스마트폰의 주요 어플로 발돋움한 것이다. 사용자당 평균 친구 등록 수는 50명이며(작년 3월 서비스 시작즈음엔 평균 5명에 불과), 하루에 카카오톡을 통해 약 2억 개의 메시지가 소통되고 있다고 한다. 이 대표는 올 연말이면 8억 개가 넘을 것이라 예상했다.


이어서 이 대표는 카카오톡이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추가했기에 지금의 자리에 있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년 간, 카카오톡에 추가되었으면 좋을 의견으로 3만 건이 접수되었고, 이 중 100가지의 기능이 추가되었다. 이것이 끝이 아니다. 카카오톡은 앞으로도 고객이 원하는 기능을 지속적으로 추가해 더욱 나은 모습으로 변화될 것이다”라고 자신했다.

기자의 눈으로 바라본 행사
애플 아이폰이 도입되면서 시작한 스마트폰 혁명은 사회 전반적으로 큰 변화를 만들어 내었다. 아이폰 앱스토어로 대변되는 ‘모바일 생태계’는 스마트폰이 사람들의 일상 생활에 또 다른 변화를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모바일 생태계란, 스마트폰 또는 태블릿 PC와 같은 모바일 기기에서 사용되는 어플과 그 어플을 등록하는 개발자, 그리고 개발된 어플을 사용하는 사용자의 순환 구조를 의미한다.


예를 들어 보자. 아이폰을 사용하는 김씨가 1달러의 유료 어플을 구매하고 내려받아 사용하면, 어플 개발자에게 일정 비용이 전달된다. 물론, 어플을 내려받는 ‘앱스토어’를 운영하는 애플도 일정 부분 이득을 얻는다. 즉, 아이폰을 개발한 애플은 어플을 사고 팔 수 있는 장터(앱스토어)를 제공하고, 판매자는해당 장터에 물건(어플)을 판매하며, 최종적으로 소비자가 이를 구매하는 순환 방식이 형성되는 것이다. 이러한 모바일 생태계는 새로운 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 근간이 되고 있다.

카카오톡도 마찬가지다. 스마트폰의 특징인 언제 어디서든지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을 이용해 지금처럼 많은 사용자를 확보할 수 있었다. 스마트폰에 카카오톡을 내려받은 사용자는 비싼 문자(휴대폰 단문 메시지, SMS)가 아니라 저렴한 카카오톡 메시지를 이용하게 되는 것이 당연지사다. 물론 카카오톡 역시 지금에 이르기까지 많은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이러한 노력의 결정이 사용자 1,000만 명 시대를 열게 된 것이라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카카오톡의 글씨가 작아 제대로 보기 힘들다는 의견을 받아 들여 폰트 크기 조절 기능을 업데이트하고, 그룹 대화의 경우 자주 울리는 알림을 켜고 끌 수 있는 ‘그룹 알람 On/Off 설정 기능’을 추가했다.

카카오 링크, 오픈 플랫폼의 시작

이 대표는 이어 “카카오는 이제 오픈 플랫폼을 지향한다”라며, “그 첫 번째 시도로 ‘카카오링크’가 있다. 카카오링크는 외부 어플에서 카카오톡으로 링크를 보낼 수 있는 기능이다. 예를 들어 벅스 뮤직 어플에서 좋은 노래를 듣고 있다면, 카카오톡에 해당 링크를 보내 친구들과 공유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는 트위터를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트위터가 폭발적인 반응을 얻을 수 있었던 중요한 이유 중의 하나가 바로 이 오픈 플랫폼이다. 국내외 포털 사이트에서 기사 링크를 발송할 수 있고, 또 다른 SNS에서 트위터로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등 어떻게 사용하더라도 트위터는 상관 없다. 카카오톡도 이와 같은 변화를 꾀하고 있는 것이다.

이 대표는 “이미 80여 개의 어플에서 카카오링크를 활용하고 있다. 이미지 패러디 어플은 카카오링크를 도입한 뒤 앱스토어에서 어플 순위가 상승했고, 벅스 뮤직 어플은 모바일 웹 트래픽이 30% 상승하는 등의 효과를 보고 있다. 앞으로 카카오링크는 카카오톡과 다른 어플 간의 소통을 통해 서로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카카오톡 글로벌 현황

마지막으로 이 대표는 “카카오톡에 현재 가입한 사용자의 국내외 비율은 국내 90%, 해외 10%이다. 해외의 경우 하루 평균 1만 명씩 증가하고 있다. 국가별 가입자는 미국이 41%로 가장 많고, 일본이 15%, 중동 국가가 15% 정도이다. 이렇게 해외 가입자를 분석하던 중, 2011년 이후 갑자기 증가하고 있는 중동 4개국의 가입자에 대해서 우리도 의아하게 생각했다. 현재 카카오톡은 영어와 일본어로만 서비스 되고 있는데, 중동 국가의 사용자 증가에 대해서는 딱히 설명할 근거가 없다”라고 말했다.


대신 그는 그 가능성을 모바일 생태계에서 찾았다. 애플 앱스토어, 구글 안드로이드 마켓으로 대변되는 모바일 생태계를 이용하면 다른 나라로 진출하는 것에 별다른 제약이 없다. 국내에도 트위터나 페이스북과 같은 SNS가 별다른 홍보 없이 사용자가 늘어나고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즉 카카오톡이 전세계에 걸쳐 전파되는 건 어찌보면 자연스러운 일이다.

카카오톡, 이제 미래를 말하다

이 대표에 이어 카카오 김범수 의장이 앞으로 카카오가 나아가고자 하는 바에 대해서 설명했다. 김 의장은 “이제 카카오는 도전을 시작하려고 한다. 그 목표는 ‘Connect to Everything’, ‘Communicate with Everything’이라고 말하고 싶다.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바는 앞으로 모든 것(Everything)과소통하겠다는 뜻이다”라며, 두 가지 목표에 대해서 설명했다.


오픈 플랫폼을 통해 모바일 생태계를 조성

김 의장은 “카카오톡이 현재 전세계 216개국에서 사용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가 바로 모바일 생태계다. 아이폰의 앱스토어, 안드로이드폰의 안드로이드 마켓을 보면서 이것이 하나의 기회가 될 수 있다라고 생각했다. 카카오는 앞으로 카카오링크처럼 다양한 오픈 플랫폼을 제공해 함께 성장하는 모바일 생태계를 조성하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기자의 눈으로 바라본 행사
이날 행사에서는 오픈 플랫폼의 다양한 사례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아래 그림을 보면 정보, 음악, 웹툰, 영화 시사회, 소셜커머스, 제품 등이 한 사용자에게 연결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각 분야의 새로운 소식을 사용자가 접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를 다른 사용자와 활용,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김 의장은 설명에 앞서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인디언의 속담을 언급했다. 앞으로 많은 이들과 함께 만들어 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판단할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오픈 플랫폼으로 제공해 다양한 협력사와 함께 노력, 개발하겠다는 뜻이지만 이는 결국 수익 창출과는 거리가 멀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마치 페이스북과 트위터는 동일한 SNS이지만, 수익 면에 있어 트위터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카카오의 당면 과제는 이러한 수익 창출 모델을 어떻게 찾아내느냐가 될 수 있겠다.

국내 시장을 넘어, 글로벌 시장을 공략

김 의장은 이어서 “카카오톡이 별다른 홍보 없이 글로벌 시장에서 가입자가 늘고, 사용하는 국가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은 중요한 점이다. 이에 올 하반기부터 일본, 미국에 현지 법인을 설립하며 본격적인 글로벌 시장 진출을 꾀하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현재 카카오톡은 미국에서 작년 8월부터 가입자 수가 늘기 시작해 40만 명에 이르고, 일본에서도 같은 시기부터 가입자 수가 늘어 약 15만 명에 이르고 있다. 단지 언어를 영어와 일본어로 바꿔 서비스를 했을 뿐인데 자연스럽게 해당 국가에 진출되는 효과를 거둔 것이다. 특히 앞서 중동 국가의 경우에는 해당 언어로 서비스하지 않아도 폭발적으로 늘고 있어 글로벌 진출의 성과를 기대하게 만들고 있다.

기자의 눈으로 바라본 행사
아무리 모바일 생태계를 통해 글로벌 진출이 유리할 수 있다지만 녹록치 않은 것이 사실이다. 국내 대표적인 포털 사이트인 네이버도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렇다할 성적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카카오의 글로벌 시장 진출 선언은 양날의 검이 되어 자칫 자신을 겨누게 될 지도 모른다는 불안 요소가 있다. 이에 대해 김 의장은 이번 두 가지 목표에 대해서 ‘도전을 시작한다’라고 언급했다. 본 기자는 실패할 수도 있지만, 이를 두려워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 한 걸음 앞으로 내딛는 지금의 자세가 더 낫다고 생각한다.

최근 제기된 카카오톡의 문제점은?

카카오톡 1,000만 명 돌파 기자간담회에 많은 기자들의 관심이 몰린 이유 중 하나는 최근의 여러 이슈와 무관하지 않다. Q&A 세션에 나온 대부분의 질문도 이에 대한 것이 많았다. 아래는 몇몇 문제점으로 제기된 카카오톡에 대한 공식 답변이다.


Q: 카카오톡에 제기된 보안 문제에 대한 해결책은?

A: 보안과 관련된 문제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스마트폰이 좀비 PC처럼 악용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전혀 근거 없다고 말할 순 없다. 이에 우리도 작년 9월부터 12월까지 3개월 동안 발생할 수 있는 보안상의 문제점에 대해 미리 준비하고 있었다. 카카오톡 서버 등에 투자를 아끼지 않았고, 이제는 보안 문제에 있어 안전하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Q: 이동통신사의 무선 데이터 트래픽 증가가 카카오톡 사용량과 무관하지 않다고 알려졌다. 이미 구축되어 있는 이동통신망을 이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망 사용료를 추가 부과한다는 소식도 들린다. 이에 대한 대비책은?

A: 무선 트래픽 데이터 양이 증가하는 것은 카카오톡의 ‘푸시(Push)’ 기능 때문이다. 아이폰의 iOS 경우에는 큰 문제가 없는데, 안드로이드에서 특히 이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두 운영체제의 푸시 방식에 대한 차이 때문인데, 안드로이드는 푸시 기능이 한번에 처리되는 경향이 있어 데이터가 갑자기 급증하는 현상이 발생하곤 한다. 이에 각 이동통신사와 협력해 카카오톡의 푸시 서버를 따로 두거나, 구글과 협력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의 푸시 기능을 보완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리고 망 사용료 부과에 대한 논의는 이미 끝난 것으로 알고 있다. 카카오톡에만 사용료를 부과한다는 것도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 앞으로도 그럴 일은 없을 것이다.


또한, 카카오톡으로 발생하는 문제점만 너무 부각되는 경향이 있다고 생각한다. 요즘 스마트폰을 구매하는 이유 중 하나로 ‘카카오톡을 하기 위해서’라고 답변하는 사람도 있다. 꼭 부정적인 문제점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주었으면 좋겠다.

Q: 앞으로 카카오톡이 어떤 방식으로 수익 창출을 만들어 나갈 것인지 궁금하다.

A: 수익 창출을 위해 무리한 서비스를 시작하거나 프로젝트를 진행하지는 않을 것이다. 최근 KT와 함께 기프티콘 등을 서비스하고 있는데, 여기에는 하나의 법칙이 있다. 앞으로 카카오는 사용자에게 도움이 되는 것을 중심으로 서비스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이다. 예로 배너 광고 등과 같이 사용에 불편을 주는 서비스는 진행하지 않을 것이다.

기자의 눈으로 바라본 행사
기자 간담회 말미, 김 의장은 카카오의 철학이라며, “지금보다 조금이라도 더 나은 세상을 함께 만들어 나가는 것”이라고 밝혔다. 본 기자는 이와 관련해 마치 ‘사악해지지 말라(Don’t be evil)’는 구글의 경영 철학처럼 카카오의 기본 신념과 소신을 엿볼 수 있었다. 사실 SNS 형태의 서비스는 대부분용자간의 소통이 위주가 되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사용자의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 있다면 금새 도태되기 마련이다. 그런 면에서 볼 때비스 시작 1년 만에 1,000만 명 가입자를 돌파했다는 것은 충분히 의미 있는 사건이라 할 만하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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