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바둑 명문 충암학원, 알고 보니 '비리백화점'

입력 2011-06-08 10: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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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계약서 허위작성, 발전기금 부당집행, 신규교원평가자료 무단폐기, 회계비용으로 재단설립자 묘소 참배….
충암학원이 저지른 비리가 무더기로 공개됐다. 서울시교육청은 충암중·고등학교 재단 충암학원에 대해 특별감사를 벌인 결과 총 32건의 비리를 적발해 재단 이사 및 감사 전원에 대한 임원취임 승인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충암학원은 지난 2009년 학교 건물의 창호를 교체한 것처럼 허위로 계약서를 작성해 8천만원 상당을 횡령하는가 하면, 야구부의 대학교 운동장 사용료 명목으로 학교 발전기금에서 800만원을 부당하게 집행했다. 신규교원을 채용할 때는 전형계획도 없이 평가자료를 무단 폐기했는가 하면, 초등학교 회계비용으로 재단설립자 묘소를 참배하기도 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이사회 임원 전원에 대해 취임승인 취소의견을 내는 한편, 비리에 관련된 이사장, 중·고등학교 전(前) 교장 등 10명을 사법 당국에 고발조치하기로 했다. 또한 교직원 29명에 대해서도 중징계 등 조치를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교육청은 앞으로 3~4개월 내로 당사자에게서 해명을 듣는 청문 절차를 거쳐 이사진의 취임 취소 여부를 확정할 예정이다.
충암학원은 '바둑의 신' 이창호의 모교이자 오랜 야구명문이다.

지난 6일, 충암고등학교 야구부가 에이스 변진수의 5경기 연속 완투승으로 통산 3번째 황금사자기 고교야구를 우승하면서 드높였던 학교의 명예는 된서리를 맞게 됐다.
동아닷컴 김영록 기자 bread4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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