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우 “이게 다 ‘나가수’ 때문이다”

입력 2011-06-27 11:12:17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김연우.

“혹시 김연우 콘서트 처음 와본다! 하는 분 계세요?”

1층을 기준으로 70% 이상의 관객들이 손을 들었다. 가수 경력 16년의 김연우도 잠시 멘트를 잇지 못했다. 잠시 후 그는 “그 동안 만들어낸 2, 3백명의 팬들은 별로 안 오시는 것 같다. 다들 새로 오시는 분들”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25일, 올림픽공원 우리금융아트홀에서 열린 ‘戀雨 속 연우’, 2011 김연우 콘서트 현장에서 벌어진 일이다.

김연우는 2부 도중 MBC ‘우리들의일밤-나는가수다’에서 불렀던 ‘나와 같다면’을 “오늘의 김연우를 만들어준 노래”라고 소개했다. 그간 김연우를 대표해온 히트곡들 대신, ‘나와 같다면’을 대표곡으로 칭한 것.

이날 김연우는 ‘연인’, ‘I feel good', '그대 곁엔 나밖에’ 등 발라드곡들을 펑키하고 발랄한 느낌으로 새롭게 편곡해 선보였다. ‘이별택시’는 멜로디언 연주를 곁들여 색다른 느낌을 줬다. 실룩실룩 흔들리는 엉덩이와 열정적인 기타 연주동작에 객석은 끓어올랐다.

김연우는 “이게 다 ‘나가수’ 때문”이라고 했다.

“이젠 원곡을 부르면 다들 밋밋해해서 좀 신나게, 편곡을 바꿨습니다. 발라드를 불러도 브레이크 딱, 걸었다 빡! 올해는 브라스밴드도 3명이나 세웠어요.”

김연우는 “길을 걷다보면 어머니들, 처녀들, 직장인들까지 많이들 알아본다”라며 “살다보니 이런 행복한 나날이 오는구나 싶다”라고 덧붙였다.

김연우는 ‘나는 가수다’를 말하면서 특히 임재범과 이소라에 대해 숨김없는 경탄을 드러냈다. 임재범은 ‘듣고 있으면 눈물이 고이는 가수’, 이소라는 ‘모든 걸 싹 잊고 집중하게 하는 가수’, 자신은 “차가운 슬픔 같은 소리”라고 평했다. 그러면서 “(고음을) 더 칠 수 있는데 안 치잖아” 등 임재범, 이소라, 박효신, 윤종신 등의 성대모사를 구사해 객석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김연우의 인생에서 가장 떨렸던 무대는 ‘나가수’가 아니라 그의 결혼식이다. 올해 마흔 한 살인 김연우는 지난해 9월, 유희열의 사회로 띠동갑인 아내와 결혼했다. 김연우는 “아내가 안 불러주면 결혼 안 하겠다고 한 노래”라며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 OST인 ‘지금 이 순간’을 열창했다.

이외에 김연우는 이번 콘서트에서 ‘거짓말 같은 시간’, ‘여전히 아름다운지’, ‘네가 나의 곁에 잠시 살았다는 걸’, ‘사랑한다는 흔한 말’ 등의 히트곡들과 ‘꽃보다 남자’, ‘너에게로’ 등 참여했던 OST 곡들을 팬들에게 선사했다. 마지막으로는 ‘잘해주지 말걸 그랬어’를 마이크 없이 육성으로 불러 팬들의 환호를 받았다.

김연우는 7월 2일 대전을 시작으로 부산-수원-대구-전주-성남에 이르는 전국투어 콘서트를 시작한다. 생애 첫 지방 콘서트다. "‘연우신’ 같은 부담스러운 호칭보다는 ‘노래 잘하는 가수’로 길게 살고 싶다"는 김연우, 그의 인생에 2부가 시작됐다.

동아닷컴 김영록 기자 bread425@donga.com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