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는 왜 타격만 하면 이숭용을 찾아 달려갈까?

입력 2011-09-17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잘 쳐도…못 쳐도…11년 선배에게 조언 구해
1971년과 1987년생, 프로경력도 무려 11년이나 차이가 난다. 넥센 박병호(25)에게 이숭용(40)은 하늘같은 대선배다. 그러나 두 사람은 세대를 뛰어넘는 우정을 이어가고 있다.

박병호는 매 타석이 끝나면 이숭용을 찾는다. 그리고 타석에서의 느낌 등을 자세히 설명한다. 이숭용도 17년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이 느낀 부분을 얘기하며 대화를 이어간다.

박병호는 “한 경기에 4타석 나선다고 하면 타석이 끝날 때마다 선배님이 장단점을 세세하게 짚어주신다”며 “안타를 쳐도, 홈런을 쳐도, 심지어 안타를 못 쳤을 때도 항상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고 귀띔했다. “요즘 야구가 잘 되는 이유도 ‘4번 타자가 그러면 되냐?’며 혼도 내주시고 심리적으로 안정될 수 있게 도움을 주셨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사실 한 두 번도 아니고 매 경기, 매 타석을 지켜봐준다는 게 말처럼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이숭용은 “같은 포지션(1루)이기도 하고 (박)병호는 가지고 있는 재능이 많은 선수여서 애착이 많이 간다”며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타격코치가 있기 때문에 기술적인 부분은 지적할 수 없지만 잘 쳤을 때 또는 못 쳤을 때 느낌을 잊지 말라고 얘기해준다”고 말했다. 늘 좋은 말만 해주지는 않는다. 따끔한 충고로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게 하는 것도 그의 몫이다.

이숭용은 “지난 번에 데뷔 후 처음으로 두 자릿수(10홈런) 홈런을 쳤다고 너무 좋아해서 ‘40∼50홈런은 쳐야 하는 애가 10개로 좋아한다’고 한마디 해줬다”며 “야구라는 게 올라오는 건 오래 걸려도 망가지는 건 한순간이다. 잘 쳐도 잘 칠 때의 느낌을 기억하고 이어가려는 노력을 해야 꾸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내가 심정수와 함께 뛰어봐서 아는데 심정수급으로 성장할 수 있는 타자”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목동 |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hong927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