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준 기자의 취재파일] 사재 털었다던 남종현 강원사장…구단 상대로 비싼 이자 챙기다니

입력 2012-12-12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평소 사재를 털어 구단을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지만 사실은 이자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 강원FC 남종현 사장. 사진제공|강원FC

강원FC의 올 시즌은 다사다난했다. 김상호 감독이 7월 초 거듭된 연패와 꼴찌 추락에 따른 성적 부진으로 경질됐다. 뒤를 이어 김학범 감독이 지휘봉을 잡아 어려운 팀을 이끌고 1부 리그 잔류를 확정했다. 그러나 내우외환에 시달렸다.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남종현 사장(사진)은 9월 중순 사퇴의사를 밝혔다. 남 사장은 구단 운영 및 재정 확보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10월부터는 선수단 임금을 챙겨주지 못했다.

밀린 돈은 남 사장의 호주머니에서 나왔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등록된 강원구단의 3분기 재무제표에 따르면, 강원은 남 사장이 운영하는 (주)그래미와 여명종합건설에서 20억원을 융통했다. 10∼11월 2개월 치의 급여도 남 사장에게 빌렸다. 강원은 선수단 급여로 매달 5억원 안팎을 지급한다. 남 사장에게 빌린 돈은 확인된 것만도 30억원에 이른다.

남 사장은 평소 강원구단에 사재를 털어 지원한다는 말을 서슴지 않았다.

7월9일 새로 선임된 김학범 감독이 외국에서 귀국하는 자리에서도 남 사장은 취재진에게 “내 돈이 들어가는 데 성적 부진을 놓고만 있을 수 없다. 감독 경질 이상의 짓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퇴 의사를 밝힌 9월19일에는 “강원FC 지원을 여러 곳에 요청했지만 전혀 들어주지 않았다. 사재를 출연하는 것도 한계에 다다랐다”고 밝혔다.

그런데 이상하다. 확인해보니 말이 틀리다. 무상제공이 아니다. 남 사장은 강원구단으로부터 연리 8.5%의 이자를 받고 있다. 사재를 털고 있다는 평소의 발언과 배치된다.

강원구단 이송학 사무처장은 “강원은 적자 구단이다. 제1금융권에서 자금을 빌릴 수가 없다. 기업간 대출 금리를 적용해 8.5%의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또 다른 강원구단 관계자는 “구단 내부에서조차 비싼 금리로 돈을 빌리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말은 똑바로 해야 한다. 구단을 위해 사재를 털었는지, 이자를 받고 있는 지는 분명히 해야 한다.

남 사장이 구단으로부터 8.5%의 이자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팬들은 어떻게 받아들일지 궁금하다.

spark4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angjun47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