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신시내티 제이 브루스 “추신수 왔으니 우승할 것”

입력 2013-04-08 02: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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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 브루스(26·신시내티). 동아닷컴

제이 브루스(26·신시내티). 동아닷컴

[동아닷컴]

추신수(31)가 새로 이적한 신시내티 레즈에서 시즌을 맞이했다. 수비 위치도 기존 우익수에서 중견수로 옮겼다.

중견수는 우익수에 비해 수비 범위가 넓다. 당연히 할 일도 많고 체력 소모도 크다. 하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신시내티에는 이미 기존의 우익수이자 차세대 거포로 불리는 제이 브루스(26)가 버티고 있었기 때문이다.

텍사스 출신인 브루스는 고등학교를 졸업하던 2005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에서 전체 12번으로 지명돼 신시내티에 입단했다. 그리고 단 3년 만인 2008년 5월 빅리그에 데뷔했다.

브루스가 메이저리그에 데뷔할 때만 해도 그는 수많은 유망주 중 한 명이었다. 하지만 그가 유망주 꼬리표를 떼고 차세대 거포로 변신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추신수(왼쪽)와 제이 브루스(이상 신시내티). 동아닷컴

추신수(왼쪽)와 제이 브루스(이상 신시내티). 동아닷컴


데뷔 첫 해였던 2008년 21개의 홈런을 쏘아 올리며 주위를 깜짝 놀라게 한 브루스는 그 흔한 2년차 징크스도 겪지 않으며 2009년에도 22개의 홈런을 터뜨렸다.

그 후 브루스의 홈런 수는 2010년 25개, 2011년 32개로 매년 상승곡선을 그리더니 작년에는 무려 34개의 홈런을 때려내며 내셔널리그 홈런부문 3위에 올랐다. 특히 브루스는 2011년 9월 27일 만 24세 5개월 만에 100호 홈런을 기록, 신시내티 구단 역사상 세 번째로 어린 나이에 100호 홈런을 달성한 주인공이 됐다.

지난 2011년과 2012년 2년 연속 올스타에 선정된 것은 물론 지난해에는 최고 거포에게 주는 실버슬러거 상도 수상했다. 메이저리그 5년 통산 134홈런.

브루스에게 더 이상 유망주라는 꼬리표는 보이지 않는다. 그는 이제 당당히 라이언 브라운(30·밀워키), 지안카를로 스탠튼(24·마이애미)과 함께 메이저리그 차세대 거포로 불린다.

동아닷컴은 최근 국내 언론 최초로 브루스를 미국 현지에서 만나 인터뷰했다.
제이 브루스(26·신시내티). 동아닷컴

제이 브루스(26·신시내티). 동아닷컴


다음은 브루스와의 일문일답.

-시즌 개막이 며칠 안 남았다. 현재 몸 상태는 어떤가? (인터뷰는 시즌 개막 전 이뤄졌다.)

“지난 두달 간의 스프링캠프 기간 동안 그 어느 때 보다 더 열심히 시즌 준비를 해왔고 현재 몸 상태도 자신 있게 100%라고 말할 수 있을 만큼 매우 좋은 편이다.”

-나이(26세)에 비해 빅리그에서 일찍 성공했다. 비결이 있다면?

“어려서부터 메이저리거가 되기 위해 한 길만 바라보며 최선을 다해 꾸준히 노력했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빅리거가 된 후에도 늘 꾸준함을 유지하기 위해 항상 긴장하고 노력한다. 야구라는 게 항상 잘할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슬럼프가 찾아오는 것 같으면 평소보다 더 많이 연습하고 노력한다. 그 것이 비결이기도 하고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동안 큰 기복 없이 일정한 실력을 유지하고 싶은 게 목표이기도 하다.”

-야구는 맨 처음 언제 시작했나?

“아마 4~5세 때 였던 것 같다. 어린 아이들을 위한 T볼부터 시작했다.”

-어렸을 적 좋아했던 팀과 롤모델은?

“롤모델은 켄 그리피 주니어였고, 가장 좋아했던 팀은 내가 텍사스 휴스턴 근처에 살아 자연스럽게 휴스턴 애스트로스를 가장 좋아했다.”

-연습이나 경기가 없는 날은 주로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내나?

“(웃으며) 말 그대로 쉬는 날은 외출도 잘 안하고 집에서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무조건 쉰다.”
제이 브루스(26·신시내티). 동아닷컴

제이 브루스(26·신시내티). 동아닷컴


-어떤 장르의 음악을 좋아하나?

“특별히 좋아하는 장르 없이 모든 음악을 다 좋아한다. 잡식성이다. 하하.”

-야구를 시작하고 가장 행복했던 때는 언제였나?

“지난 2010년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챔피언을 가리는 경기에서 끝내기 홈런을 쳤을 때가 야구를 시작한 후 가장 짜릿하고 행복한 순간이었다.”

-메이저리그 투수 중 가장 까다로운 투수를 꼽자면?

“피츠버그 파이리츠의 좌완 완디 로드리게스이다.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유독 그 친구의 볼은 잘 보이지 않아 공략하기 힘들다. 로드리게스를 상대로 잘 친 기억이 전혀 없을 정도다.”

-로드리게스 때문에 타율이 많이 깎였겠다.

“(웃으며) 그렇다. 하지만 올해는 다를 것이다. 그를 공략하기 위해 준비를 많이 했다.”

-올 시즌 목표는 무엇인가?

“월드시리즈 우승이다. 구단에서 우승을 위해 오프시즌 동안 새로운 선수를 많이 영입했다. 특히 추신수도 영입했으니 올 시즌은 반드시 우승하고 싶다.”

-아직 젊은 나이다. 메이저리그에서 이루고 싶은 장기적인 목표가 있다면?

“특별히 이루고 싶은 것이 있다기 보다는 가능하다면 건강하게 오랜 시간 선수생활을 하고 싶은 게 목표이다.”

-당신도 징크스가 있나?

“전혀 없다. 한 가지 있다면 징크스를 갖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게 징크스일 정도다. 잘 알겠지만 징크스를 갖기 시작하면 한도 끝도 없다. (웃으며) 징크스를 갖기 시작하면 무척 피곤해진다.”
제이 브루스(26·신시내티). 동아닷컴

제이 브루스(26·신시내티). 동아닷컴


-다시 태어나도 야구를 할 것인가?

“물론이다. 메이저리거는 내 평생 소원이었고, 그 소원을 이뤘다. 다시 태어난다고 해도 야구선수가 될 정도로 야구를 좋아한다.”

-당신도 혹시 별명이 있나?

“있다. 팬들이 지어준 건데 ‘전능하신 브루스(Almighty Bruce)’이다. (웃으며) 좀 쑥스럽다. 하하.”

-당신 삶에서 없어서는 안 되는 것 세 가지만 말하라면?

“(웃으며) 어려운 질문이다. (잠시 생각하더니) 야구와 음악 그리고 물이다.”

-메이저리거를 꿈꾸는 어린 선수들에게 조언을 하자면?

“우선 최선을 다해 열심히 노력하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 아울러 한 가지 덧붙이자면 가능한 많은 사람들의 조언을 들으라는 말도 해주고 싶다. 여러 선수나 지도자의 다양한 조언을 듣다 보면 자신에게 잘 맞는 연습 법이나 필요한 것들을 그만큼 더 많이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브루스 당신에게 ‘야구’란?

“내 삶의 거의 모든 추억이 야구와 연관된 것일 정도로 야구는 내 삶의 모든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끝으로 한국에 있는 당신 팬들에게 한 마디 해달라.

“먼저 나의 팬이 돼 줘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올 시즌 월드시리즈 우승을 하기 위해 그 동안 준비를 많이 했으니 그 목표를 이룰 수 있도록 한국에서도 지켜봐 주고 계속 응원해달라. 고맙다.”

로스앤젤레스=이상희 동아닷컴 객원기자 sanglee@indiana.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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