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분다’
‘바람이 분다’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벼랑 위의 포뇨’ 이후 5년 만에 내놓은 작품으로, 비행기 설계자인 호리코시 지로라는 실존 인물의 꿈과 사랑을 담고 있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실존 인물을 다룬 것이 이번이 처음이다.
주인공 호리코시 지로는 세계 2차대전 당시 일본의 함상전투기인 ‘제로센’을 설계한 인물이다. ‘제로센’은 태평양전쟁 초기 미국의 전투기를 압도, 일본의 승리를 이끌었으며 ‘자살특공대’ 가미카제의 자살 폭탄 공격에 쓰인 바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일본 군국주의를 미화한 것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특히 극 중 주인공의 사랑이야기는 허구이고,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물이 자주 등장한다는 것. 이를 두고 다른 일부에서는 단지 시대적인 배경일 뿐이라면서 미화에 대해서는 억측이라고 주장했다.
그런데 불씨는 다른 곳에서 지펴질 것으로 보인다. 예상치 못한 장면에서 ‘욱일기’가 등장하기 때문. 이와 관련해 ‘바람이 분다’의 국내 마케팅 관련 업체는 일본 스튜디오 지브리에 해당 장면 편집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요청은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한 관계자는 “편집에 대해 수정이 가능한 지 여부를 검토해달라 요청했으나, 편집없이 개봉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시대적 배경을 설명하는 하나의 도구일 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거나 의도한 것은 아니다. 논란이 된다면 작품의 배경을 두고 문제 삼는 것이 맞다”면서 “그동안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은 물론 스튜디오 지브리에서도 작품을 재편집해 상영한 전례가 없다. 모든 것은 관객들이 판단할 부분이다”라고 말하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바람이 분다’는 국내 개봉에 앞서 지난달 20일 일본 현지에서 먼저 관객들을 찾아, 6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고 있다. 이어 오는 9월 5일 국내 개봉을 확정짓고, 국내 홍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 28일(현지시각) 개막하는 제70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돼 수상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에 국내 개봉을 앞둔 ‘바람이 분다’에 대해 영화계와 관객들은 어떤 평을 내릴 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바람이 분다’ 대원미디어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