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가 최근 유튜브 자사 채널들로 180억 뷰를 기록하며 ‘국내 방송사 1위를 달성했다’는 자료를 내놔 눈길을 끈다. 사진제공|KBS

KBS가 최근 유튜브 자사 채널들로 180억 뷰를 기록하며 ‘국내 방송사 1위를 달성했다’는 자료를 내놔 눈길을 끈다. 사진제공|KBS



KBS가 올 한해 유튜브 누적 조회수를 근거로 ‘디지털 전환의 결실을 맺었다’는 자화자찬 격의 평가를 내놔 눈길을 끈다.

KBS는 최근 자체 통계 포털인 ‘스톰’ 데이터를 기준으로 방송국이 운영하는 유튜브 전체 채널 누적 조회수가 180억회를 넘어섰으며 이는 ‘국내 방송사 1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라고 발표했다.

MBC(175억 회)에 CJ ENM(150억 회)마저 제친 성과의 비결들로 KBS는 스포츠와 ‘개그콘서트’, 케이(K)팝을 꼽았다.

구체적으로 KBS는 방송사 유튜브 채널 톱10에 ‘이스포츠KBS’(esports KBS·29억뷰)가 4위, ‘개그콘서트’(23억 뷰)가 6위, ‘KBS 케이팝’(KBS Kpop·17억 뷰)이 10위에 랭크됐다고 밝혔다.

KBS의 이번 유튜브 누적 조회수 발표는 시청률 본위의 전통적 평가에서 탈피를 시도했다는 점에서 나름의 의미는 있어 보인다. 유튜브·OTT 등 시청 환경의 대변혁을 반영하겠다는 의지로도 읽히는 가운데, 주말드라마 등 일부 편성 시간대 외 시청률로 대변되는 시청 시간 ‘급감세’를 해명하기 위한 ‘궁여지책’처럼 읽히기도 한다.

TV에서 힘 못 쓰는 프로그램을 유튜브에서 만회하겠다는 전략 자체가 나무랄 일은 아니다. ‘개그콘서트’의 경우 TV 본 방송 시청률은 2~3%대에 머물지만, 유튜브에서는 일명 ‘무삭제 풀 버전’으로 수천만 조회수를 찍는다.

방송에서 못 보여준 것을 유튜브에서 푸는 전략이 ‘시너지라면 시너지’로, 다만 수신료를 내는 시청자 입장에서는 ‘개콘’으로도 드러난 ‘방송의 파편화’, 그로 인한 ‘수익성 제고’가 시청 요금 감면 등 부담 절감으로 이어질 지에 대한 물음표가 남는다.     

KBS가 ‘디지털 제국’을 자처하며 내민 성적표의 핵심이 스포츠 경기 등에서 파생된 쇼츠(짧은 영상)과 케이팝의 이른바 ‘직캠’이라는 사실도 곱씹어볼 만하다. 180억 뷰의 위엄 앞에서 ‘이것이 최선’인지 던져볼 만한 질문이다.


허민녕 기자 mign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