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리데이즈’ 진혁 “잘생긴 허당, 알아보셨나요?”

입력 2014-05-10 06: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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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자 진혁. 사진제공|씨제스엔터테인먼트

180cm를 훌쩍 넘는 큰 키, 작은 두상에 곱상하게 생긴 외모. 새로운 ‘꽃미남’이 나타났다. 하지만 행동이나 말투는 엉뚱하기 그지없다. 최근 화제 속에 종영한 SBS 수목드라마 ‘쓰리데이즈’에서 청와대 경호관 박상규 역으로 눈길을 끈 신인 연기자 진혁(28)의 이야기다.

극중 박유천의 절친한 친구이자 어딘지 모르게 ‘허당’ 끼가 넘치는 경호관으로 등장해 무겁고 어두운 드라마에서 잠깐 웃고 넘어가는 ‘감초’ 역할로 반전 매력을 안겼다.

“전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데, 다들 ‘허당이다’ ‘어설프다’ ‘꺼벙이’라고 말하더라. 그래도 대학 다닐 때 장학금까지 받은 우수생이었다. 연기할 때 이런 모습을 잘 살리면 또 다른 캐릭터가 만들어지지 않을까. 하하하.”

그의 ‘허당 매력’은 가수 싸이와 함께 촬영한 한 음료수 광고에서 더욱 돋보였다. 싸이가 ‘강남스타일’의 말춤을 추며 음료수를 광고하는 장면인데, 진혁의 춤을 보고 “어설픈 춤이 묘하게 잘 어울린다”며 싸이가 칭찬한 에피소드도 있다.

진혁의 이런 모습을 제작진도 눈치 챘는지, 그에게 “드라마 내용이 어려우니 네가 숨 쉴 구멍을 마련해줬으면 좋겠다”고 ‘감초’ 역할을 당부했다.

“한마디로 ‘멘붕’이었다. 김은희 작가님이 저로 인해서 20대의 취업난 속에 먹고 살기 위해 마지못해 일을 하고, 현실에 타협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순수하고 착한 모습을 보여주라고 하더라. 초반엔 캐릭터를 잡는 게 어려웠지만, 여러 가지 조언을 듣고 최대한 가볍게 연기했다. 하지만 막상 촬영하고 나고 보니, 다른 경호관들은 사라진 대통령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 하는데, 저만 지갑을 잃어버리고 찾는다는 느낌을 받았다. 결국 현장에서 분위기를 바꿔 촬영하는 등 우여곡절이 많았다.”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하는 고민에 빠져있을 때 그를 옆에서 도와준 사람이 박유천이다. 진혁은 박유천과 한솥밥을 먹고 있다.

“유천이 형은 항상 고맙다. 내가 연기를 못해서 피해를 주지 말아야 하는데, 형이 옆에서 잘 챙겨준다. 대사도 먼저 맞춰보자고 하고, 좌절하고 있을 때도 ‘잘하고 있으니, 네가 생각한대고 하라’고 다독거려줬다.”

“맨땅에 헤딩하는 것”처럼 진혁은 하나씩 배워가는 재미가 쏠쏠하단다. ‘쓰리데이즈’를 비롯해 데뷔작인 채널A 드라마 ‘K팝 최강 서바이벌’, ‘출생의 비밀’ ‘보고 싶다’까지 벌써 4번째 작품이지만, “매번 신기하고, 연기는 머리로만 하는 게 아니라는 것”도 깨달았다고 한다.

“촬영장에 가면 ‘경호관의 다짐’이라는 문구가 걸려있다. 사진을 찍어놓고 달달 외웠다. 그런 마음가짐이 들어와야 흉내를 내도 잘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또 경호관을 연기하기 위해 액션스쿨을 다니는 등 6개월 동안 준비했다. 하루에 10시간씩 연습했다. 너무 힘들어서 위액이 올라올 정도였다. 실습이 끝나고 PD님이 ‘연기자로서 경험이 아니라 실제로 경호관을 할 수 있겠느냐’고 물어봤다. 무조건 한다고 했다. 단순히 멋있게 보이는 것만 있는 게 아니라 연기하는 사람이 되려고 노력해보니 그 삶을 대신 사는 것도 굉장히 재미있었다.”

진혁은 이제 연기에 가속을 붙여 보려고 한다. 군대까지 다녀와 조금은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칼을 갈 준비하고 있다. 오디션도 많이 보고, 제 매력을 충분히 드러낼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ngoo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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