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치인트’ 서강준 “실제 성격? 백인호와 전혀 달라”

입력 2016-01-26 13:4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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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tvN 월화극 ‘치즈인더트랩’ 속 서강준을 보면서 만찢남을 두 가지로 정의하고 싶어졌다. 하나는 그야말로 만화 캐릭터를 그대로 표현하는 경우, 또 다른 하나는 캐릭터 이상의 것을 연출하며 만화를 찢어버리고 나온 ‘만찢남’이다.

서강준(23)은 ‘치즈인더트랩’(이하 ‘치인트’)에서 까칠한 반항아 백인호 역으로 열연 중이다. 그러나 캐스팅 초반 웹툰 원작 팬들에게 싱크로율 문제로 편견에 휩싸여야했다. 웹툰 속 백인호는 큰 키에 외국인 외모를 지니고 있다. 서강준은 백인호보다 왜소하고 외국인 같아 보이지 않는다. 캐스팅 소식이 전해진 후 ‘너무 다르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이 같은 우려는 서강준을 더욱 빛나보이게 하는 촉매로 작용했다.

최근 진행된 인터뷰에서 서강준은 “스스로를 다독여주고 싶은 마음으로 70% 만족한다”고 연기를 자평했다.

“이번 작품은 그 어느 때보다 욕심을 내려놓고 시작했어요. 노력하는 만큼으로만 따지면 MBC 드라마 ‘화정’보다 더 안 했죠. ‘치인트’ 이윤정 감독님도 저한테 ‘의지가 강하고 욕심이 너무 많다’고 하셨어요. 그 말을 듣고 많이 생각했죠. 백인호는 자유분방하고 4차원 같은 떠도는 방랑자 캐릭터잖아요. 편해지지 않으면 표현이 되죠. 캐릭터에 대한 애정만 가지고 진짜 편하게 연기했어요.”

그는 겉으로는 껄렁대지만 속 깊은 백인호의 성격을 제대로 표현하며 여심을 사로잡았다. 특히 25일 ‘치인트’ 7회에선 백인호가 피아니스트를 꿈꿨던 과거와 그 꿈을 잃은 현재의 모습이 묘하게 대치되며 드러나지 않았던 백인호의 아픔이 세밀하게 나타나 애잔함까지 더했다. 이 같은 백인호의 입체적인 면모는 서강준의 상상력으로 만들어졌다.

“‘화정’을 찍을 때 차승원 선배님이 ‘캐릭터에 서강준이 없다. 매력적이지 않다’고 조언해주신 적이 있어요. ‘치인트’ 백인호를 만들어갈 때는 이 조언을 실천해봤죠. ‘내가 백인호라면?’이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했어요. 실제 저는 욱 하기 보다는 참는 성격이거든요. 백미러를 부숴 본 적도, 소리를 질러본 적도 없죠. ‘내가 백인호처럼 욱하면 어떨까?’를 상상했어요.”

연기 호평의 결정적인 이유는 ‘치인트’를 통해 나이 대에 맞는 캐릭터를 소화한 데 있다. ‘노안’을 자신의 강점으로 말한 그는 앞선 작품 ‘화정’에서 40대까지 연기했다.

“‘화정’은 어려웠어요. 연기 경력뿐만 아니라 삶의 경험도 짧아요. 대본이 이해는 가지만 표현하기에는 어렸죠. 하지만 ‘화정’ 덕분에 ‘나이 먹으면 사극을 다시 해보자’고 다짐했어요. 저는 제 연기를 굉장히 객관적으로 보려고 노력해요. ‘치인트’를 모니터하면서도 아쉬운 부분이 당연히 많죠. 그래도 굳이 숫자로 나타내자면 70% 만족하다고 말하고 싶어요. 전 ‘화정’에 비해서는 많이 발전했다. 저를 토닥여주고 싶은 마음이 큽니다.”

‘치인트’는 반사전제작된 드라마며 현재 배우들은 촬영을 모두 마쳤다. 서강준은 “결말이 마음에 든다”고 해 기대감을 높였다.

“반사전제작이라 연기적으로 아쉬운 부분을 되돌릴 수 없는 게 아쉬웠어요. 하지만 그 부분 하나 빼놓고는 좋은 점이 훨씬 많더라고요. 후회하지 않습니다. 현장이 정말 재미있었거든요. 마지막 16부를 찍었지만 스포가 될 수 있어서 다 말하지는 못해요. 헤어지는 장면이 있는데 감독님과 저는 굉장히 짠했어요. 보시면 알겠지만 결말이...이게 딱 좋은 거 같아요.(웃음)”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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