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의 법칙] ‘프로듀스101’과 NCT에서 AKB48의 향기가 난다

입력 2016-01-28 18:46: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프로듀스101, 사진|동아닷컴 DB

일본의 인기그룹 AKB48식 아이돌 운영 시스템이 국내 가요계에도 도입돼 그 성공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국내 아이돌 시장에서 가장 큰 이슈를 모으고 있는 키워드는 Mnet의 걸그룹 선발 프로그램 '프로듀스101'과 SM엔터테인먼트의 새로운 보이그룹 NCT를 들 수 있다.

이들이 이슈를 모으는 이유는 간단하다. 그동안 국내 가요계에서 전례를 찾아보기 엄청난 규모의 스케일과 독특한 운영 방식때문이다. 그러나 범위가 '국내 가요계'를 넘어서면 이와 흡사한 운영방식을 도입해 성공을 거둔 그룹이 이미 존재한다.

눈치를 챈 사람도 있겠지만 일본의 '국민 아이돌'이라고 불리는 AKB48이 그 '성공을 거둔 그룹'이다.

'48'이라는 숫자때문에 AKB48을 단순히 48명의 멤버가 활동하는 그룹으로 생각하면 오산이다. AKB48은 팀A, 팀K, 팀B, 팀4, 팀8까지 5개의 팀으로 구성돼 있으며, 정규멤버와 연습생을 모두 합하면 130명을 넘어서는 공룡 그룹이다.

물론 100명이 넘는 AKB48의 멤버 모두가 동시에 활동을 하는 건 아니다. 일반적으로는 프로듀서인 아키모토 야스시가 활동 멤버를 결정하지만 매년 실시되는 팬투표인 '총선거'를 통해 활동 멤버를 정하기도 하고, 멤버들의 가위바위보 대회를 통해 멤버를 정하기도 한다.

이쯤되면 '어라?'하는 생각이 들 법도 하다. 101명의 연습생을 경쟁시키고 시청자 투표에 의해 최종 데뷔 멤버를 선발한다는 '프로듀스101'의 포맷은 AKB48의 총선거와 너무나도 닮아있기 때문이다.

AKB48의 또 다른 특징은 '지역'을 거점으로 활동하며, 각각의 거점을 기반으로하는 자매 그룹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메인그룹인 AKB48은 아키하바라를 거점으로 도쿄에서 활동하는 식이며, SKE48은 아이치현, NMB48은 오사카시, HKT48은 후쿠오카현 등이다. 또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를 거점으로 하는 JKT48, 중국 상하이를 거점으로 하는 SNH48 등 해외에서 활동하는 그룹도 존재한다.

그리고 이 역시 어디서 들어본 듯한 운영방식이다. SM이 27일 공개한 새로운 보이그룹 NCT의 특징인 세계 각 도시 거점별 활동과 멤버의 합류와 탈퇴가 자유로운 개방성, 확장성은 AKB48의 이런 운영방식과 흡사해 보인다.

NCT, 사진|SM엔터테인먼트


'프로듀스101'과 NCT가 AKB48의 시스템과 운영방식을 따라했다는 점을 지적하려는 의도는 아니다. 현재 국내 아이돌 시장은 일본과 별개의 독자적인 아이돌 시스템을 갖췄지만, 초창기에는 일본 아이돌 문화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는 건 누구나 아는 이야기이기도 하고, 또 새로운 시스템을 받아들여 발전시키는 것은 비난할 일이 아니라 오히려 칭찬해야 할 일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과연 AKB48식 시스템이 과연 '받아들이고 발전시킬 좋은 시스템이냐'와 '과연 국내에서 가능한 시스템이냐'로, 이는 아직까지 그 뚜껑이 완전히 개봉되지 않은 현재까지는 미지수로 남아있다.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가요 관계자들의 시선은 '프로듀스101'과 NCT의 성공 여부에 쏠릴 수밖에 없다.

실제로 이들 프로젝트가 성공을 거둔다면, 10인 내외의 연습생들을 선발해 트레이닝을 거쳐 완성된 상태에서 데뷔하는 기존의 국내 아이돌 육성 방식을 넘어 조금 미숙하지만 수 십명에 달하는 인원을 동시에 선보여 점점 발전해 나가는 '성장형 아이돌'이 등장할 가능성도 있다.

또 서울에 집중돼 있는 아이돌 시장이 부산 혹은 광주 등 지방으로까지 확장되는 모습도 기대할만 하다.

즉 '프로듀스101'과 NCT는 단순히 한 프로그램이나 신인 아이돌 그룹의 성공을 넘어 아이돌 시장의 전체의 패러다임을 뒤바꿀 테스트베드인 셈이다.

강태규 대중음악평론가는 "'프로듀스101'이나 NCT의 방식은 기존 아이돌 그룹의 홍보 전략과 차별화를 위한 시스템을 도입한 거다. 즉 사전에 많은 걸 보여줘 데뷔시 팬덤을 확보하겠다는 식이다"라며 "사실 SNS를 활용하는 등 새로운 방식의 마케팅 전략은 이미 여러곳에서 시도하고 효과를 보고 있다. 아이돌의 경우 보여지는 음악이다 보니 더 과감하고 다양한 프로모션이 필요한 거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아직 국내에서는 유사한 성공 사례가 없어 이들이 끼칠 영향은 정확하게 예상하기는 힘들다. 다만 성공을 거둘 경우 이와 비슷한 형태의 프로모션이나 운영방식이 많이 생겨날 것은 분명하다"라고 설명했다.

AKB48, 사진|영상 갈무리


동아닷컴 최현정 기자 gagnr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