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상금 200억 시대 ‘KLPGA의 경제학’

입력 2016-03-04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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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리-김효주-신지애-전인지(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사진제공|하나금융그룹·KLPGA

■ 정식투어 출범 28년 만에 251배 폭풍성장…세계 3대 투어로 자리매김

박세리 US오픈 우승 이후 여자골프 급성장
‘세리키즈’ 열풍…지속적 스타 탄생 밑거름
올 33개 대회 총상금 212억…4년새 두 배


정식투어 출범 28년 만에 251배 폭풍성장…세계 3대 투어로 자리매김

초고속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가 2016시즌 역대 최대 규모로 확대된다. KLPGA는 최근 2016시즌 총 33개 대회, 총상금 212억원의 공식 일정을 발표했다. 2015년 29개보다 4개 더 늘었고, 총상금도 27억원 더 많아졌다. 특히 총상금은 사상 처음으로 200억원을 돌파했다. KLPGA투어의 성장 과정을 돌아본다.

박성현-장하나-백규정-이보미(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사진|스포츠동아DB·KLPGA·혼마골프



● 1988년 총상금 8440만원→올해 212억원

KLPGA투어의 뿌리는 197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러나 당시엔 따로 여자골프협회가 존재하지 않았다. 한국프로골프협회(남자) 내 여자부가 존재했으며, 대회도 남자대회 안에 여자부 경기로 있는 둥 마는 둥 했다. 안타깝게도 당시의 기록은 존재하지 않는다. 대회의 총상금과 우승상금 등의 대회 규모도 물론 모른다. 이후에도 투어는 10년 동안 비슷하게 개최됐다.

1988년에 비로소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가 출범하면서 정식 투어가 시작됐다. 첫해 대회 수는 8개였다. 총상금은 8440만원으로 대회 당 평균 총상금은 1050만원. 지금과 비교해 우승상금의 비율이 총상금의 20%라고 가정하면, 당시 우승상금은 약 200만원이었다.

이후 KLPGA투어는 조금씩 발전해왔다. 그러나 남자골프의 인기에 밀려 연간 10개 내외의 대회만 개최하면서 투어라는 명맥만 유지해왔다.

KLPGA투어에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한 건 1998년이다. 박세리가 미 LPGA투어에서 맨발의 투혼을 발휘하며 US여자오픈을 제패한 이후 국내에 골프바람을 몰고 왔다. 더불어 ‘세리키즈’ 열풍이 불었다. 1998년 KLPGA투어는 겨우 7개 대회(1987년 11개·19억9000만원)가 열렸다. IMF 한파까지 겹쳐 주춤했다. 당시 7개 대회의 총상금은 7억8000만원. 그러나 1999년 13개 대회로 거의 두 배가 많아졌다. 총상금도 18억9000만원까지 높아졌다. 2000년에는 14개 대회로 늘어났고, 총상금은 24억1000만원까지 커졌다. 12년 전 KLPGA투어가 정식으로 출범했을 때보다 무려 29배 가까운 성장이다.


골프붐을 등에 업은 KLPGA는 급성장을 계속했다. 특히 2010년 이후 발전 속도가 눈부시다. 2012년에는 사상 처음으로 총상금 100억원 시대를 열었다. 대회 수도 20개를 기록하면서 단일투어로 자리를 잡게 됐다. 2012년 20개 대회에 걸린 총상금은 111억6000만원이었고, 평균상금은 5억5800만원으로 사상 처음 5억원을 넘겼다.

2000년대 들어 신지애, 서희경, 이보미, 김하늘, 장하나, 김세영, 김효주, 백규정, 전인지, 박성현 등 스타들이 계속해서 탄생하면서 폭풍성장에 힘을 더했다. 2012년 사상 처음 총상금 100억원 시대를 맞았던 KLPGA투어는 불과 4년 만에 200억원(올해 212억원) 시대에 접어들었다. 기록이 존재하고 있는 초창기와 비교하면 무려 251배나 커졌다.

눈부신 성장을 계속해온 KLPGA는 유럽여자프로골프(LET· 175억원)투어를 밀어내고 미국(780억원), 일본(385억원)에 이어 세계 3대 투어로 확고히 자리 잡았다. 바야흐로 KLPGA투어의 전성시대다. 올해 국내에서 열리는 첫 대회는 4월7일 제주도에서 열리는 롯데마트여자오픈(총상금 6억원)이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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