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서울프라이드영화제 라인업…성적 표현의 금기를 넘어서다

입력 2016-09-30 10: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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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대 규모인 전세계 26개국 65편의 퀴어영화를 선보이는 2016 서울프라이드영화제가 야심차게 준비한 스페셜 프라이드 섹션의 라인업을 공개하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2016 서울프라이드영화제는 ‘스페셜 프라이드 섹션’을 신설해 앞으로 감독, 배우, 국가, 주제에 따라 특별전 및 회고전을 열어 영화제의 위상을 강화할 것을 예고했다. 올해 스페셜 프라이드 섹션의 주제는 ‘성적 금기를 다룬 감독’으로, 고인이 된 거장 감독과 현존하는 거장, 그리고 주목할만한 신인감독의 작품을 각각 두 작품씩 선정하여 상영한다.

김승환 프로그래머는 “퀴어영화의 본질이 사회적 금기와 검열에 대한 도전에서부터 시작되었기 때문에, 성적 금기에 대해 날을 세운 작품은 한자리에 모아 상영함으로써 서울프라이드영화제의 성격을 드러내고자 한다”라고 올해 특별전 주제 선정의 이유를 밝혔다.

고인이 된 거장 감독의 상영작으로는 주디 덴치가 낭송하는 셰익스피어의 소네트를 배경으로 부드럽고 달콤한 게이 에로티시즘을 보여주는 데릭 저먼의 대표작 ‘천사의 대화’와, 그 수위와 내용으로 엄청난 논란을 일으켰고, 감독 본인 역시 영화 완성 이후 주연배우에게 살해당하며 사람들을 충격에 몰아넣은 피에르 파올로 파졸리니 감독의 유작 ‘살로 소돔의 120일’을 선보인다.

현존하는 거장의 작품으로는 ‘킹덤’‘도그빌’‘안티 크라이스트’ 등으로 논란에 휩싸였었고, 국내에서는 포스터조차 블러 처리가 된 상태로 개봉한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의 무삭제 버전인 ‘님포매니악 감독판’과 카이에 뒤 시네마 2013년 최고의 영화로 꼽히며 퀴어 스릴러 장르의 정점을 찍은 알랭 기로디 감독의 ‘호수의 이방인’이 상영될 예정이다. 그리고 파리의 한 섹스 클럽에서 시작하여 새벽 5시 59분까지 파리 시내에서 밤을 지새우며 사랑에 빠지는 두 남자의 사랑 이야기를 다룬 올리베어 더카스텔 감독의 ‘파리 05:59’과 탈북하여 남한으로 건너온 북한 동성애자 군인 커플의 이야기를 대담한 성적 표현으로 다룬 김헌 감독의 ‘어느 여름날 밤에’는 관객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던질 작품들이다.

현재까지 우리나라에서 ‘캐롤’, ‘밀크’, ‘로렐’, ‘대니쉬 걸’ 등 대중적으로 호평을 받은 퀴어영화들이 극장을 통해 꾸준히 소개되어 왔지만 퀴어영화의 정체성을 선명하게 드러내는 특별전이 진행되었던 적이 없었기 때문에 올해부터 진행될 ‘스페셜 프라이드 섹션’은 더욱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김승환 프로그래머는 “퀴어시네마의 전성기인 90년대를 대표하는 감독인 토드 헤인즈, 구스 반 산트, 페드르 알모도바르, 그렉 아라키를 포함해 90년대 이전 할리우드 고전까지 앞으로 서울프라이드영화제의 스페셜 프라이드 섹션을 통해서 선보이겠다”라는 당당한 포부를 밝혔다. 올해 스페셜 프라이드 섹션의 특별전은 영국문화원과 이탈리아문화원의 후원을 통해 진행되며 앞으로도 서울프라이드영화제는 각 나라의 문화원들과도 더욱 적극적으로 교류 및 협업을 진행하고자 한다.

한편 2016 서울프라이드영화제는 역대 최대 규모인 한국, 미국, 독일, 대만, 핀란드, 프랑스, 스웨덴 등 총 26개국 65편의 라인업으로 전세계 퀴어영화의 흐름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퀴어영화제로, CGV명동역 씨네라이브러리에서 오는 10월 20일(목)부터 10월 26일(수)까지 총 7일간 펼쳐진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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