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러브스테이지] 유시연 테마콘서트 ‘재즈의 향기’

입력 2016-10-06 09:4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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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게서 재즈의 향기가 나.”

코가 아닌, 귀로 느끼는 향기가 있다면 어떤 느낌일까요.

가령 클래식 음악에 재즈의 향기를 입혀본다면?

이 ‘깜찍한’ 아이디어는 솜사탕처럼 풍풍 불어나더니 급기야 바이올리니스트 유시연 교수(숙명여대)의 열네 번째 테마콘서트로 형상화되었습니다.

강단의 선생님이 아닌 연주자로서 바이올린을 어깨 위에 올려놓은 유시연 교수는 2002년부터 매년 테마콘서트를 열어오고 있습니다. ‘유시연’하면 알만한 클래식 음악팬들은 당장 ‘테마콘서트’를 떠올립니다. 테마콘서트는 유시연 교수의 트레이트 마크이자 정체성을 대표하는 상징입니다.

열세번의 테마콘서트를 이어오는 동안 유시연 교수는 참으로 많은 것을 보여주고, 들려주었습니다.

테마는 ‘그때 그때 달라요’ 였습니다. 고전 클래식 레퍼토리는 물론이려니와 탱고, 민속음악, 바로크, 종교음악을 망라했습니다.

그저 테마대로 프로그램을 짜고, 적당히 레퍼토리를 정해 연주한 정도라면 ‘유시연=테마콘서트’라는 공식은 완성되지 못했을 겁니다.

단 하룻밤의 콘서트지만 테마콘서트는 유시연 교수의 노력과 땀, 재능과 학구적 연구의 총체적 결실이었습니다.

2014년에 낸 앨범 ‘회상’은 연장선상에 놓인 또 하나의 결실이었습니다. 우리 음악에서 사용되는 농현, 시김새, 음영을 바이올린으로 표현한 수작입니다. 이 앨범에 담긴 ‘아리랑’과 ‘보허자’, ‘한오백년’은 꼭 들어보셨으면 합니다. 바이올린이라는 악기에 대한 새로운 눈과 귀를 뜨게 되실 겁니다.

이번 열네번째 테마콘서트에서 유시연 교수는 재즈의 향기가 촉촉히 배어 있는 작품들을 연주합니다. 레그타임과 블루스가 바이올린의 현을 타고 울려 퍼집니다. 코플란드의 로데오, 거쉬인의 포기와 배스는 또 어떨까요. 클래식 오페라와 콘서트에서 연주되고 있는 재즈음악을 이번 무대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라벨과 드뷔시가 표현한 재즈의 향기에 푹 젖어 보시는 것도 괜찮은 경험이 될 듯 합니다.

유시연 교수의 열네번째 테마콘서트 ‘재즈의 향기(Scent of JAzz’는 10월 16일 오후 8시,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문을 활짝 열고 관객을 맞이합니다. 오랜 음악적 동지인 피아니스트 박수진 교수(숙명여대)가 유시연 교수의 바이올린을 풍성한 사운드로 지원합니다.

한 가지 더. 이번 테마콘서트에는 특별한 게스트가 출연합니다. 클래식음악 전문가이자 기자로 유명한 유윤종 동아일보 문화사업본부 문화기획팀장이 흥미진진한 음악 이야기를 들려줄 예정입니다.

이날 만큼은 꼭 시간을 내어 클래식에 덧입혀진 은은한 재즈의 향기에 코와 귀를 바짝 대보고 싶습니다.

뭐니 뭐니 해도 커피향조차 짙어지는 계절이니까요.

가을이니까요.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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