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치즈 “엄마가 안 말렸으면 걸그룹 데뷔할 뻔했죠”

입력 2017-03-13 11: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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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매직스트로베리사운드

요즘 음원차트의 트렌드는 ‘낯선 이름’이다.

과거 음원차트는 아이돌 가수의 음원이나 ‘음원강자’로 불리는 몇몇 유명 가수들이 차트 대부분을 차지했지만, 최근에는 보다 다양한 씬의 다양한 장르의 음악들이 인기를 얻고 차트 비중을 늘려가고 있다.

실제로 볼빨간 사춘기나 마크툽, 창모, 신현희와 김루트, 그리고 현재 멜론차트 1위에 오른 정키 등은 순위권에 이름을 올리기 전에는 그리 널리 알려진 이름이 아니었다.

이들과 더불어 많은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한 또 한 팀의 ‘낯선 이름’이 바로 치즈(CHEEZE)다.

지난달 20일 발매된 치즈의 싱글 ‘좋아해’는 가장 이용자 수가 많은 음원사이트인 멜론에서 진입순위 8위를 기록해 많은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이는 치즈 본인에게도 마찬가지였다.

치즈의 달총은 “(차트 성적이 잘나와) 기분은 좋은 거 같다. 차트에 들어가 본 적이 많이는 없는데, 이번이 최고 성적이다. 나도 되게 놀랐다. 꿈인 줄 알았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달총은 ‘좋아해’의 호성적 이유를 묻자 “일단은 홍보가 잘 된 거 같다. 회사에서 영상도 만들어주고, 여러 가지로 도와줘서 많이 노출이 되고... 그러다보니까 이렇게 되지 않았나 싶다. 발매 1주일 전에 그때부터 꾸준히 뭔가를 프로모션 했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난 2G폰으로 찍은 티저가 좋았다. 남녀주인공을 진짜 옛날 폰으로 찍은 영상이다. 나도 보면서 설렜다”라며 웃었다.

또 “‘좋아해’는 양면성이 있는 노래다. 좋아하지만 안녕이라는 내용이다. 좋고 풋풋하지만 한편으로는 슬픈 부분도 있고 아련한 점도 있어서 좋아하지 않을까싶다. 또 이제까지 치즈와는 다르게 직설적이다. 노랫말이 그렇다. 멜로디도 직설적이다. 예전에는 가사를 스스로 한 번 더 꼬아서 쓰고 그랬는데, 이곡은 투박하고 직설적으로 나오더라. 그런 부분을 좋아하는 게 아닐까 싶다”라고 덧붙였다.

사진제공=매직스트로베리사운드


이번 기회를 통해 새롭게 치즈를 접하게 된 팬이라면 ‘좋아해’의 차트 성적이 먼저 눈에 띄겠지만, 예전부터 치즈를 좋아했던 팬들에게 ‘좋아해’는 또 다른 이유로 의미가 남다른 싱글이다.

상대적으로 낮은 대중적 인지도로 인해 ‘낯선 이름’이라고 표현하긴 했지만 사실 치즈는 2011년부터 활동을 펼쳐오며 꾸준히 팬층을 넓혀온 팀(이는 앞서 언급한 다른 가수들도 비슷하다)이며, ‘좋아해’는 멤버 구름이 탈퇴하고 달총의 1인 밴드가 된 치즈가 처음으로 선보이는 싱글이기 때문이다.

일단 달총은 “이제까지 치즈라는 이름으로 했던 많은 것들이 있다. 그런 걸 버리기가 싫었던 거 같다. 지키고 싶은 이름이고 추억들도 많다. 내 예명으로 할 수도 있는데 그냥 치즈를 지키고 싶었다. 치즈를 사랑하는 사람이 많아 (해체를 하면)상처받을 거 같은 기분이다. 나도 마찬가지다”라고 치즈를 1인 밴드로 계속 이어가는 이유를 밝혔다.

또 1인 밴드 치즈가 이전과 달라진 점을 묻자 달총은 “혼자 다 결정해야한다. 혼자 생각해야하는 것도 많아진 거 같다. 주변에서 도와주긴 하는데, 내가 추진해서 하는 경우는 혼자 결정해야할 부분이 많아졌다”라고 덧붙였다.

흥미로운 건, 이렇듯 혼자서 결정하고 혼자서 만들어 내놓은 치즈의 ‘좋아해’가 자체 최고 성적을 거뒀다는 점이다.

이를 묻자 달총도 “우연찮게 1인 밴드가 바뀌며 차트가 확 올랐다”라며 웃었다.

이어 달총은 “사실 걱정을 많이 했다. 혼자 하게 된지 얼마 지나지 않아 나오는 음원이라 걱정을 많이 했다. 여기서 좋은 성적, 좋은 반응이 나오지 않으면 풀이 죽을 거 같았는데, 좋아해줘서 기분이 좋았다”라며 기분 좋은 표정을 지어보였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좋아해’는 과거 달총이 솔로로 발표한 ‘Alone’과도 유사점이 있다. 치즈와 달총이라는 이름으로 발표했지만 혼자서 발표했다는 점이 그렇고, 무엇보다 앨범 재킷에서 달총의 포즈가 굉장히 유사하다.

사진제공=매직스트로베리사운드


이에 이미 이때 치즈의 1인 밴드를 예고한 것이 아닌가하는 의혹이 떠올랐지만, 달총은 오히려 “그러네요? 왜 그랬을까요?”라며 반문하며 자신도 놀라는 모습을 보였다.

“내가 측면이 괜찮다”라고 웃어 보인 달총은 “(‘좋아해’의)재킷은 나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았다. 사진을 골라준 분이 작가님인데 다 뒷모습만 나온 그런 걸로 골라줬다. 사진 정말 많이 찍었는데 왜 그랬을까”라고 의문을 드러냈다.

이어 “‘Alone’은 같이 골랐다. 재킷은 사진 찍는 친구와 돌아다니면서 찍었다. 홍대 뒤쪽으로 돌아다니다가 문이 하나 있었는데 그 문이 예쁘더라. 문과 그 옆의 식물들이 예뻐서 찍어보자 해서 찍었는데 그게 마음에 들어서 재킷으로 썼다”라며 “‘좋아해’ 재킷과는 아무 연관성이 없는데, 신기하다”라고 스스로도 신기하다는 듯 웃어보였다.

이제 1인 밴드가 된 치즈는 지금까지와는 또 다른 음악 스타일을 예고하고 있다. 일단 당장 ‘좋아해’만 해도 과거 치즈의 음악들보다 한층 더 팝적인 느낌이 강해졌다.

달총은 “치즈는 팝 장르다. 사실 장르를 정하기가 애매하다. 초기에는 음원사이트에 R&B소울, 힙합으로 분류되기도 했다. 요즘에는 어떻게 됐는지 모르겠지만 그냥 팝으로 들어갔으면 좋겠다. 일렉트로닉 팝. 1집과 싱글은 전자 사운드 기반이었다면 1.5집과 EP는 어쿠스틱한 사운드고 그렇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과 같은 음악적 스타일을 이어가지만 조금씩은 바뀔 거다. 예전에는 사운드 메이킹을 구름이가해서 이제 전과는 달라지겠지만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거다. 다시 색깔을 잘 만들어보려 한다. 그냥 많이 들어주시고, 많이 기대해주시고, 믿어주면 좋겠다”라고 새로운 치즈에 대한 관심과 믿음을 당부했다.

사진제공=매직스트로베리사운드


또 그만큼 달총은 달총으로 치즈로 활발한 활동을 예고했다. 달총은 “올해는 활동을 많이 할 예정이다. 작년에 활동을 하다가 후반기에 많이 안했다. 공연도 많이 하고 노래도 계속내고 여러 가지로 좋은 일이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달총은 “일단은 새로운 사람을 많이 만나서 작업하고 싶다. 배우고 싶다. 나는 사실 누구랑 같이 했을 때 혼자서 다 하는 것보다 좋은 결과가 나온다고 생각한다. 다른 분들은 어떻게 곡을 쓰는지 궁금하고 배우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실제 달총은 다양한 음악을 듣고 다양한 시도를 하는 편이었다. 일례로, 달총은 예전에는 머라이어 캐리와 휘트니 휴스턴을 좋아했고, 요즘 아이돌 음악도 많이 듣는다고 밝혔다. 심지어 초등학생 시절에는 실제 걸그룹 오디션을 보기도 했다고 털어놓았다.

달총은 “아이돌 음악 많이 듣는다. 요즘 아이돌 음악이 정말 잘 나와서 좋은 곡이 많다. ‘러시안 룰렛’을 좋아했고 ‘치어업’, ‘아츄’도 좋아한다. 보이그룹도 듣긴 듣는데, 걸그룹 노래를 더 좋아하는 거 같다”라고 말했다.

아이돌 이야기가 나오자 달총은 상당히 긴 자신의 음악인생 스토리를 풀어놓았다. 달총은 “초등학교 때 오디션보고 다니고 춤추고 그랬다. 5~6학년 때였는데, 친구들끼리 ‘걸그룹이 되자’며 그룹명도 만들고, 카페도 만들었다. 이름은 잘 기억이 안 나는데, 그때 어디 기획사에 직접 전화를 해서 오디션을 보러가겠다고 했고, 오라고 해서 오디션을 봤다. 카메라 앞에서 노래하고 춤추고 그랬다. 그대 다나의 ‘남겨둔 이야기’를 불렀다. 거기서 연습생으로 들어오라고 했는데 엄마의 반대로 못 갔다. 울고불고 하다가 결국 연습생은 못됐고, 중학교 3학년때 노래가 재미있더라. 그래서 노래를 배웠다. 가수가 되려고 한 건 아닌데, 하다보니까 선생님이 시험을 보라고 해서 내 길이구나 싶었다. 그래서 대학교 전공도 그쪽으로 갔다”라고 하마터면 걸그룹으로 데뷔할 뻔했던 과거를 밝혔다.

대학교를 가서도 달총이 하고 싶었던 음악은 지금의 치즈와는 거리가 있었다. 달총은 “머라이어 캐리를 좋아해서 머라이어 캐리의 코러스를 하는 게 꿈이었다. 캐리 언니(실제로 이렇게 불렀다)는 립싱크를 할 때와 라이브할 때, 사전녹화를 했을 때가 다 다르다. 나는 영상을 하도 봐서 그걸 다 구분할 수 있다”라고 머라이어 캐리의 광팬임을 밝혔다.

또 달총은 “대학교 때는 소울풀하고 파워풀한 노래를 부르고 그랬다. 그런데 지금 이런 노래를 할 줄은 나도 몰랐다”라며 웃었다.

사진제공=매직스트로베리사운드


달총의 이런 ‘소울’이 느껴져서일까. 달총은 다양한 장르의 가수들에게 러브콜을 받는 편이다. 실제 달총이 호흡을 맞춘 가수들을 살펴보면 레디, G2, MC그리, 올티, 앤덥, 예성, 유승우, 빌리어코스티, 브라더수 등 그 면면이 화려하고 또 다채롭다.

달총은 “피처링 제안은 먼저 연락이 오는 편이다. 연락이 와서 좋은 곡이 있다고 같이 하자고 그런다. 여러 가지 분야의 음악을 접근해 보고 싶은데, 그래서 되게 좋은 거 같다. 힙합도 있고, 가창력을 뽐낼 수 있는 노래도 있고... 여러 가지 생각중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함께 작업해보고 싶은 가수를 꼽아달라고 하자 달총은 “선우정아 언니와 샘김, 존박과도 하고 싶고... 사실 되게 많다. 작업하고 싶은 아티스트는 많은데, 나는 약간 다양한 아티스트와 같이 하고 싶다. 예를 들어 아이돌과도 하고 싶다. 내가 곡을 드리고도 싶고, 내가 가사를 써주고 싶기도 하고, 다양하게 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실제 달총은 이미 접촉중인 아이돌 그룹도 있었다.

달총은 “엑소를 주려고 쓴 곡이 있다. 회사에 데모가 있다. (엑소의 곡이)될지 안 될지는 모르겠지만, 남자그룹이 군무를 추면서 부르면 좋을 거 같다는 생각을 하면서 쓴 곡이다”라고 말해 그 결과에 기대감을 더했다.

또 달총은 “SM의 작곡캠프가 있다더라. 기회가 되면 거기를 한번 가보고 싶다. 그런 (아이돌)곡도 만들어 보고 싶다”라고 치즈로, 달총으로, 가수로, 작곡가로, 장르와 영역을 가리지 않는 다채로운 활동을 희망했다.

이렇게 보면 광범위하고 원대한 포부인 듯하지만, 막상 달총이 바라는 치즈의 목표는 소박했다.

달총은 “치즈가 1인 밴드로 바뀌었으니까 좀 더 자리를 잡고 싶다. 혼자 공연을 하든, 방송을 하든, 라디오에 나가든, 앨범을 내든, 그냥 빈자리가 느껴지지 않은, 괜찮은 치즈가 되고 싶다”라고 변함없이 좋은 노래를 들려주고 또 많은 사람들이 좋아해주는 치즈가 되기를 바랐다.

동아닷컴 최현정 기자 gagnr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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