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소녀 1/3, 사진=블록베리크리에이티브
블록베리크리에이티브에서 선보이는 '이달의 소녀'는 데뷔 프로젝트가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신기한' 그룹이다.
일단 '이달의 소녀'라는 이름이 처음 공개된 건 지난해 9월이다. 당시 서울 시내 주요노선의 버스와 정류소에 '이달의 소녀-희진'의 티저 이미지를 게재해 궁금증을 자아냈던, 이달의 소녀는 다음 달인 10월 희진의 솔로곡 '비비드'와 함께 이달의 소녀 프로젝트의 윤곽을 발표했다.
이달의 소녀 프로젝트의 핵심은 12명의 소녀들을 1년 8개월에 거쳐 공개하는 것이다.
또 한 명의 소녀가 공개될 때마다 각 소녀에 어울리는 싱글과 뮤직비디오를 함께 공개하고, 해당 뮤직비디오는 해외 로케이션으로 촬영이 진행된다. 이에 들어가는 제작예산만 99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1년 8개월이 지나 12명이 모두 공개됐을 때 완전체 활동을 시작할 계획이다.
즉, 이달의 소녀는 완전체 데뷔를 하는 데만 1년 8개월이라는 시간이 걸리고 또 99억원이라는 천문학적인 금액이 투입되는, 이달의 소녀가 프로젝트를 시작하기 전이었다면 분명 누군가 ‘말도 안 된다. 제정신이 아니다’라고 코웃음을 쳤을만한 파격적인 프로젝트이다.
하지만 이런 파격적인 프로젝트를 실제로 추진한 데에는 그만큼 이달의 소녀가 오랜 시간과 자금을 투자할만한 가치가 있고, 자신감도 있다는 방증이기도하다.
이 자신감의 정체를 온전히 확인하기 위해서는 이달의 소녀가 모두 공개되는 시점을 기다려야하겠지만, 이에 앞서 이 자신감 중 ‘1/3’을 먼저 확인 할 수 있게 됐다.
희진, 사진=블록베리크리에이티브
이달의 소녀 중 첫 번째와 두 번째, 세 번째, 다섯 번째 멤버인 희진, 현진, 하슬, 비비로 구성된 유닛그룹 ‘이달의 소녀 1/3’이 3월 13일 미니앨범 ‘Love & Live’를 발매하고 활동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유닛으로 먼저 데뷔를 하는 것에 대해 하슬은 “우리가 완전체로 나올 거라고 생각하는데, 사실 첫 멤버인 희진이 공개되면서 이미 이달의 소녀는 데뷔를 했다. 그 이후는 이달의 소녀의 세계관을 넓혀가면서 큰 세계를 만들어가고 있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달의 소녀 1/3 유닛에 대해서는 “일단 콘셉트가 맞는 네 명이 먼저 선보이는 것”이라고 밝혔다.
현진은 “이번 (이달의 소녀 1/3의)콘셉트는 소녀스러운 느낌이다. 앞으로 나올 유닛은 조합별로 다른 콘셉트를 선보일 거다”라고 설명했다.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이달의 소녀 1/3은 네 번째 멤버인 여진 대신 아직 공개되지 않았던 다섯 번째 멤버 비비가 합류했다는 것이다.
그 이유에 대해 멤버들은 “아무래도 곡의 콘셉트 등을 고려한 결정이 아닐까 싶다”라고 답했다.
한발 앞서 새로운 멤버를 만나는 점은 반가운 일이지만, 순번이 바뀌면서 예상치 못한 상황도 발생했다. 비비의 솔로곡과 뮤직비디오의 공개가 미뤄진 것이다.
비비, 사진=블록베리크리에이티브
이에 비비는 “나도 (솔로곡을)준비한 게 있는데 언제 나올지는 모르겠다”라며 웃었다.
다섯 번째 멤버인 비비는 홍콩 출신의 외국인 멤버다. 이에 한국생활과 한국어가 낯설긴 하지만 데뷔를 앞둔 심경은 다른 멤버들과 마찬가지로 두근거림과 설렘이 가득했다.
비비는 “한국에 온 지 1년 됐다. 원래 한국어를 전혀 못했는데 지금은 그래도 많이 늘었다”라며 “SNS를 통해서 캐스팅이 됐다. 개인적으로 빅뱅의 팬이고, 또 원래 가수가 되고 싶었는데 이게 기회라고 생각하고 한국을 왔다. (데뷔를 하니까)신기하고 긴장된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비비가 이달의 소녀 1/3에 합류하면서 멤버들에게 도움이 된 일도 있었다. 이달의 소녀 1/3의 타이틀곡 ‘지금, 좋아해 (Love & Live)’의 뮤직비디오는 홍콩 로케이션으로 촬영이 진행됐고, 홍콩 출신인 비비 덕분에 멤버들은 편안하고 재미있게 촬영을 마칠 수 있었다.
희진은 “우리가 홍콩에서 촬영을 하는데, 비비 언니가 홍콩을 잘 알아서 여기저기 소개도 해주고 재밌었다”라며 엄지를 치켜들었고, 비비는 “홍콩에서 촬영을 해서 나도 신기했다. 또 촬영장에 동생이 와서 좋았다”라며 웃었다.
이렇게 4인의 소녀가 들고 나온 ‘지금, 좋아해 (Love & Live)’는 당차고 순수한 소녀의 모습을 표현하고 있다.
하슬은 “‘지금, 좋아해 (Love & Live)’는 소녀들의 순수하고 당찬 마음을 표현한 곡이다”라며 “청순함 속에 각자의 매력을 더했다. 겉은 청순하지만 알면 알수록 더 무한한 매력을 가지고 있는 소녀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희진은 “우리 티저를 보면 육상부 콘셉트이다. 안무에도 그런 안무가 있고, 수줍은 소녀보다 독창적인 느낌이다”라고 덧붙였다.
현진, 사진=블록베리크리에이티브
이에 멤버 각자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를 묻자 현진은 “나는 못하는 운동이 없다. 모든 운동을 잘하는 편이다. 축구, 농구, 배드민턴 다 잘한다. 또 제일 춤을 잘 춘다”라고 운동신경과 건강미를 꼽았다.
이런 자신감 넘치는 모습과 달리 솔로 싱글 ‘다녀가요’에서는 소심하고 수줍은 소녀의 모습으로 나온 이유를 묻자 현진은 “나도 이유는 잘 모르겠다”라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어 그는 “아마 반전매력인가보다”라며 자신감 넘치는 웃음을 지어보였다.
또 희진은 “나는 첫인상과 다르게 친근하고 바보같은 매력이 있다. 첫인상은 하슬 언니도 그랬는데, 되게 도도하고 차가워 보인다고 하더라. 그런데 알면 알수록 아니었다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하슬도 “(희진은)차가움보다 가끔 뜨거울 정도로 ‘업’ 돼있을 때가 있다. 또 안경을 쓰면 정말 귀엽다”라고 동의했다.
이어 하슬은 “나는 동양적인 눈매와 아름다운 목소리를 가지고 있다”라고 자신의 매력도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비비는 “동안이다. 나는”이라고 짧고 굵게 자신의 매력을 어필했다.
하슬, 사진=블록베리크리에이티브
멤버 스스로 생각하는 매력 포인트는 이와 같았지만, 팬들이 보는 시선은 조금 달랐다.
팬미팅을 진행한 적이 있는 하슬과 희진에게 ‘팬들이 이달의 소녀의 어떤 점이 좋아 왔는지를 들어본 적이 있느냐’라고 묻자, 하슬은 “노래듣고 좋아서 왔다고 하더라”라고 답했다.
반면 희진은 팬들이 좋아하는 이유가 조금 난해했다. 희진은 “팬중에 나에게 어디가 매력이냐고 물어봐서 ‘눈 밑에 점’이라고 답한 적이 있다. 팬들이 직접 말한 건 치아가 예쁘다고 하더라”라고 독특한 매력 포인트를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이처럼 각양각색의 소녀들이 점점 늘어나고, 또 다채로운 조합을 예고하고 있는 이달의 소녀이지만, 1년 8개월에 걸친 장기 프로젝트는 멤버들에게 부담감이나 고충을 선사할 만도 했다. 특히 선봉에 나선 이달의 소녀 1/3 멤버들은 이런 부담감이 더욱 클 수밖에 없다.
이달의 소녀 프로젝트를 하면서 힘든 점이 없는지 묻자 희진은 “사실 처음 혼자 나왔을 때는 부담감도 많고 그랬는데 한명 한명씩 멤버가 추가되면서 다 같이 으쌰으쌰 하는 느낌이 있는 거 같다”라며 “다만, 아무래도 데뷔 프로젝트의 기간이 기니까, 다른 멤버들에게 미안하다는 감정이 있다”라고 답했다.
하지만 현진은 오히려 “희진이가 첫 번째로 나오고 내가 두 번째인데 희진이가 있어서 그런지 좀 더 안심을 했다”라고 먼저 활동한 멤버에 대한 고마움을 드러냈다.
오히려 희진은 이달의 소녀 프로젝트가 장점도 많다고 강조했다.
이달의 소녀 1/3, 사진=블록베리크리에이티브
희진은 “많은 아이돌 가수들이 솔로곡이 쉽지 않은데, 우리는 데뷔와 동시에 솔로곡을 내는 게 좋은 거 같다”라며 “사실 처음에는 (이 프로젝트가)가능할까 하는 걱정도 있었다. 하지만 솔로곡 자체가 우리의 매력 포인트를 살려주는 거라 만족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희진은 “(다양한 매력의 멤버들이)여러 가지 콘셉트를 소화해내는 것이 이달의 소녀다”라고 점점 더 매력을 더해갈 이달의 소녀에 대한 기대감을 당부했다.
역대 유례를 찾기 힘들만큼 거대한 시간과 자금이 투입된 이달의 소녀이지만, 데뷔를 앞둔 각오는 여느 신인들과 비슷했다.
이달의 소녀 1/3 멤버들은 “기다려준 분들을 위해 젖 먹던 힘을 다해 열심히 하겠다. 무대 끝나고 아쉬움이 남지 않을 때, 너무 힘들어서 비틀거릴 정도가 되면 열심히 했다는 생각이 들 거 같다”라고 각오를 다지며, “이달의 소녀 1/3을 시작으로 새로운 조합과 좋은 모습 많이 보여주려 한다. 그래서 신인상을 타도록 노력하겠다. MAMA 무대에 서는 게 꿈이었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여기까지는 다른 신인그룹과 크게 다르지 않은 각오였지만, 마지막 하슬의 말은 꽤나 인상적인 것이었다.
이달의 소녀 1/3의 타이틀곡 ‘지금, 좋아해 (Love & Live)’의 작곡을 맡은 황현 작곡가 - 프로듀서 그룹 모노트리(Mono Tree)의 멤버로, 아이유의 ‘나만 몰랐던 이야기’, 슈퍼주니어 ‘빠삐용’, 스텔라 ‘떨려요’, 티파니 ‘I Just Wanna Dance’ 등 많은 히트곡을 만들었다. - 의 대표곡이 무엇인지 묻자 하슬은 “지금 우리 노래가 대표곡이다”라고 말해 황현 작곡가와 호흡을 맞춘 여러 유명 아티스트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그룹이 될 것을 다짐했다.
동아닷컴 최현정 기자 gagnr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