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남자배구대표팀 사령탑 결정 속에 숨겨진 것들

입력 2019-05-30 15:5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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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배구국가대표팀 임도헌 신임 감독. 스포츠동아DB

김호철 감독의 사퇴로 공석이었던 남자배구대표팀 새 사령탑으로 임도헌(47) 전 대표팀 수석코치가 선임됐다.

대한배구협회는 30일 보도자료를 통해 “배구협회 전임감독선발인사위원회를 개최해 임도헌 후보자를 새 남자대표팀 전임감독으로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협회는 “인사위원회가 28일 열렸던 남자경기력향상위원회에서 평가된 자료를 토대로 심도 있게 논의한 끝에 임도헌 감독의 경력과 책임감, 성실성을 높이 평가해 전임감독으로 선임하는 데 뜻을 모았다. 6월 중순 이사회를 개최해 임 감독의 선임을 보고하고 확정한다”고 발표했다.

임도헌 새 감독은 대한배구협회가 공모했던 대표팀 감독에 유일하게 지원서를 냈다. 협회는 감독 공모과정에서 단수후보가 지원할 경우 한 번 더 공모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대한체육회의 규정에 까라 24일 마감하는 2차 공모까지 실시했으나 누구도 추가로 지원하지 않았다. 한때 프랑스 리그에서 활약하는 현역 외국인감독이 에이전트를 통해 지원을 검토한다는 소문도 나돌았지만 지원하지 않았다.

임도헌 감독은 대표선수 시절 1995년 아시아선수권대회 우승 등 수많은 국제대회에 출전했고 대표팀 코치로도 2차례 활약했다. 2014 인천아시안게임과 2018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때 수석코치로 참가해 대표팀이 은메달을 따내는데 기여했다. 2014년 폴란드세계선수권대회 때도 박기원 감독을 보좌하는 수석코치로 대표팀에 참가했다.

임도헌 신임 감독은 “협회로부터 일단 면접을 통과했다는 통고만 받았다. 내일 협회 사무실에 들어가서 구체적으로 얘기를 나눠봐야 한다. 선수단 훈련 일정이나 코칭스태프 선수단 구성 계약 등에 관해서는 결정된 것이 없다”고 했다. VNL(발리볼 내이션스 리그)에 출전하지 못하는 남자대표팀은 8월 도쿄올림픽 본선출전권이 걸린 대륙간예선과 9월 아시아선수권대회에 참가하는 일정이 예정됐다. 대륙간예선에서 조 1위를 차지하면 2000년 시드니올림픽 이후 20년 만에 올림픽 본선에 진출하지만 그 확률은 높지 않다. 우리는 세계랭킹 24위의 성적표를 받아 미국(랭킹 2위) 벨기에(12위) 네덜란드(15위)와 함께 B조에 포함됐다. 경기는 8월9일부터 11일까지 네덜란드에서 벌어진다.

여기서 올림픽 티켓을 따지 못하면 9월 이란에서 벌어지는 아시아선수권대회를 거쳐 내년 1월의 아시아대륙 올림픽 최종예선에서 1위를 차지해야 한다. 올림픽 최종예선에 참가하기 위해서는 먼저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8위 안에 들어야 한다. 우리나라는 D조에 포함됐다. 김경훈 전 대한한공 코치가 새로 국가대표팀 사령탑에 선임된 파키스탄, 인도네시아 등이 같은 조다. 우리는 지난 대회에서 3위를 차지했다. 배구협회는 “코칭스태프 구성과 선수선발이 마무리되는 7월 초부터 본격 훈련에 돌입해 8월 도쿄올림픽 대륙간예선전을 대비한다”고 밝혔다.

여기서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새 대표팀 감독의 임기를 2022년 항저우 아시안게임이라고 협회가 밝힌 점이다. 그동안 협회는 전임감독제를 실시한다고 했지만 중간평가를 통과해야 한다는 전제를 달았다. 전임 김호철 감독이 대표팀 사령탑에 확정되고도 한 달여 이상 계약서에 도장을 찍지 않았던 것도 중간평가 조항 때문이었다. 새 대표팀 감독도 2020 도쿄올림픽 최종예선이라는 중간평가를 거쳐야 한다고 알려졌지만 발표문에는 그 말이 빠졌다. 그래서 임도헌 감독이 어떤 내용의 계약서에 도장을 찍는지 좀 더 지켜봐야 한다.

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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