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이대호.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롯데는 13일 사직 KT 위즈전에서 6-5로 승리했다. 쉽지 않은 경기였다. 공필성 감독대행은 외국인 투수 브록 다익손에게 오프너 역할을 맡겼다. 2~3회 정도는 구위를 유지한다는 판단이었다. 하지만 다익손은 1회부터 2실점하며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롯데의 구상이 꼬인 첫 장면이다.
공격에서도 마찬가지였다. 1회부터 내야안타 2개에 볼넷으로 무사 만루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4번 이대호가 3루수 앞 땅볼을 치며 3루주자가 홈에서 아웃됐다. 만루에서는 첫 타자의 출루 여부가 대량 득점 여부를 결정한다. 그 상황에서 팀내 최고 연봉자가 고개를 떨궜다. 뒤이어 제이콥 윌슨과 민병헌도 연이어 땅볼로 아웃되며 무사 만루 무득점의 굴욕이 펼쳐졌다.
하지만 이대호는 해결사 본능을 발휘했다. 0-4로 뒤지던 롯데는 3회 채태인의 2타점 2루타, 4회 손아섭의 1타점 땅볼로 한 점 차까지 추격했다. 이어진 5회, 선두타자로 나선 이대호는 KT 선발 김민의 슬라이더(127㎞)를 밀어쳐 우측 담장을 넘겼다. 7월 30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 이후 2주 만에 터진 시즌 13호포였다.
이대호의 홈런으로 균형을 맞춘 롯데는 7회 윌슨과 채태인의 적시타로 두 점 달아나는 데 성공했다. 마운드에서도 사실상 선발 노릇을 맡은 김원중이 3이닝 무실점으로 효율적인 투구를 펼쳤다.
이날 승리로 롯데는 공필성 대행 부임 이후 14경기 7승7패, 5할 승률을 유지했다. 아울러 10위 한화 이글스와 격차를 2.5경기 차로 벌리는 동시에 8위 삼성 라이온즈를 3.5경기까지 추격했다. 자존심을 구겼던 간판타자가 해결사 노릇을 다해 거둔 승리라 의미는 더욱 컸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