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가습기 살균제 사과…알맹이는 없네?

입력 2016-04-27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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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가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 피해자와 가족에게 사과하고 전담조직을 설치하는 등 피해보상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26일 서울 등촌동 홈플러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전담조직 마련 등을 설명하는 김상현 홈플러스 대표. 사진제공|홈플러스

전담조직 설치 등 형식적인 사과
피해보상 대상·규모 관련 질문엔
“검찰조사 협조가 가장 중요” 발뺌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 피해자들에게 사과드리고, 전담조직 설치 등 피해보상 협의를 위해 노력하겠다.”

김상현 홈플러스 대표가 최근 검찰 수사가 본격화되고 있는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과 관련해 피해자와 가족에게 사과했다. 아울러 피해보상을 위한 전담 조직을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사과가 늦은데다 구체적 내용까지 부실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26일 김 대표는 서울 등촌동 홈플러스에서 신사옥 입주를 기념해 새로운 사업전략을 발표했다. 하지만 ‘뒤늦은 사과’와 ‘미온적 피해보상 태도’에 대한 비난여론이 커진 것을 의식한 듯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에 대한 사과와 피해보상을 우선했다.

김 대표는 본 간담회 시작에 앞서 “지난주부터 본격화된 가습기 살균제 사안으로 오늘 행사를 해야 할지 고심했다”며 “이 자리를 빌어 가습기 살균제 아픔을 겪은 피해자와 가족에게 진심어린 사과를 드리며 검찰의 공정한 조사를 위해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또 “피해자들과 보상 협의를 진행하기 위해 최고운영책임자(COO)인 정종표 부사장을 중심으로 의료기관과 외부 인사들이 참여하는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전담조직을 설치해 원활한 보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홈플러스가 공식 사과와 함께 전담조직 설치 등 피해보상을 하겠다고 밝혔지만 다른 기업보다 사과가 늦은데다 피해보상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없어 비난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전담조직의 구성이나 활동기간, 피해보상의 대상과 재원 규모 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현재로서는 검찰 조사에 최대한 협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원론적 입장만 되풀이하고 즉답을 피했다. 롯데마트가 우선 100억원 규모의 재원을 마련하겠다고 밝히고 전담조직 구성을 최근 마무리한 것과도 대조적이다.

홈플러스는 지난 2004년말부터 2011년까지 자체브랜드(PB)상품 ‘홈플러스 가습기 청정제’를 판매했다. 홈플러스 PB 제품의 피해자는 총 55명이며 이 가운데 15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은 가장 많은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 피해자를 낸 옥시레킷벤키저의 신현우 전 대표를 26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

김명근 기자 dionys@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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