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인터뷰: 얘 어때?①] 배명진 “한석규 ‘한 계단씩 차분히’ 조언에 확신 생겨”

입력 2017-04-22 14: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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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만 아는 스타가 아닌 내가 먼저 찜한 스타! 동아닷컴이 야심에 차게 준비한 ‘얘 어때?’는 신인들의 매력을 파헤치고 소개하는 인터뷰입니다. 이름, 얼굴이 낯설다고요? 당연하죠~! 하.지.만. 미리 알아두는 게 좋으실 겁니다. 나중에 엄청난 스타로 성장할 아티스트들이거든요.★

◆ 스타 자기소개서

1. 이름 : 배명진
2. 생일 : 1986년 10월 15일
3. 소속사 : 클로버컴퍼니
4. 전공 : 동서대학교 임권택 영화예술대학 뮤지컬과
5. 출연 작품

드라마/ SBS '미녀의 탄생'(2013) MBC '화정'(2014) SBS '낭만닥터 김사부'(2016)

영화/ '망각의 전쟁'(2014,독립) '프리즌'(2017) '보안관'(2017)

연극/ 'PLAY'(2006) '연애의 목적'(2014) '대박포차'(2014)

뮤지컬/ '우연히 행복해지다'(2011) '친정엄마' (2011~2012) '스페셜레터'(2011~2012) '젊음의 행진'(2013) '당신만이'(2013~2014)

방송/ '남자의 자격 패밀리합창단'(2012~2013)
6. 성격 : 긍정의 아이콘

“저는 걱정 없이 사는 편이에요. 부정적인 생각은 절대 안 하죠. ‘되고 싶다’가 아니라 ‘될 수밖에 없다’고 스스로에게 확신이 있어요. 그래서 주위에서는 ‘괴짜’라고 하더라고요(웃음). 글쎄요? 연기를 시작한 후에 제 길에 확신을 갖게 됐어요. 그 습관이 이제 제 성격이 된 것 같아요.”

7. 입덕 포인트 : 연기에 대한 ‘열정’

“연기에 미쳐 살아요. 항상 ‘어떻게 하면 조금 더 좋은 배우가 될 수 있을까’ 고민하죠. 그만큼 제 일을 사랑해요. 인격적으로도 성장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자유로운 영혼과 연기에 대한 순수한 열정이 만났을 때, 평범한 저를 매력적인 배우로 만들어줄 거라고 생각해요.”

Q. 반갑습니다. 최근 출연작 가운데 굵직한 작품이 많네요. ‘보안관’ 개봉을 앞두고 있어요.

A. 형사 역할을 맡아서 조진웅 선배와 호흡을 맞췄어요. 제가 1986년생인데 조진웅 선배보다 더 나이 들어 보이고 덩치도 커 보이기 위해서 살을 10kg 정도 찌웠어요. 그런데 돌아오기 쉽지 않네요. 하하하.

Q. 최근 작품은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와 영화 ‘프리즌’이에요. 두 작품 모두 소속사 선배 한석규 출연작이군요. 현장에서도 많은 교류가 있었나요.

A. 한석규 선배와의 만남은 영광스러운 기회였어요. ‘프리즌’ 촬영 당시 장흥에서 로케이션으로 진행됐는데 선배님이 식사 시간이 되면 따로 불러서 좋은 말씀을 해주셨어요. 제가 질문하는 것도 불편해하실까봐 조용히 있었는데 어떻게 연기를 시작했는지, 힘든 건 없는지 먼저 물어봐주셨어요. ‘명진아. 한 가지만 이야기할게. 작은 역할이든 그 어떤 역할이든 최선을 다해라. 처음부터 잘 되는 것은 아니다. 한 계단씩 차분히 걸어가라’고 조언해주셨죠. 제가 생각하고 있떤 것을 선배님을 통해서 한 번 더 들으니까 갈 길에 확신이 생기더라고요. 정말 감사했어요.

Q. 한석규는 어떤 선배인가요.

A. 생각했던 것처럼 어려운 분은 아니었어요. 생각하지 못한 농담도 하시고요. 자유롭게 대해주셔서 더욱 ‘리스펙’하게 됐죠. ‘나도 저렇게 나이 들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가만히 있어도 멋이 나는, 그런 사람이요.

Q. 연기자가 된 계기가 궁금해요.

A. 어릴 때부터 무대에 오르는 것을 좋아했어요. 노래하고 춤추고 연기하는 게 즐겁더라고요. 친구들은 ‘너는 방송해야해’ ‘개그맨이 되라’고 하기도 했죠. 고1 때 부모님께 연극영화학과에 가겠다고 했더니 ‘알겠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런데 고3 때 ‘연기학원을 보내달라’고 하니까 ‘지나가는 말로 하는 건 줄 알았다’면서 안 된대요. 1주일 동안 울면서 시위했죠. 1년 동안 연기학원을 다니면서 입시를 준비했어요.

Q. 1년 만에, 그것도 고등학교 3학년 때 연영과를 준비하는 게 쉽지는 않았겠어요.

A. 1년 365일을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다녔어요. 방학 때도 학원에 갔고 놀아도 연습실에서 놀았죠. 태어나서 그때만큼 열심히 한 적이 없을 정도였어요. 연습실에서 보내는 시간이 너무나 자유롭고 재밌었어요.


Q. 뮤지컬학과 전공이 인상적이에요.

A. 처음에는 연극과였어요. 2학년 과정을 마치고 군대를 다녀온 후에 복학하면서 뮤지컬학과로 전과했어요. 결과적으로 굉장히 만족해요. 뮤지컬은 제 무기로 사용할 수도 있잖아요. 뮤지컬을 배우면서 연기에 많은 도움을 받았어요. ‘연기의 본질은 똑같으니까 카메라 연기는 서울 가서, 현장에서 많이 배워야지’ 싶었죠.

Q. 상경 스토리가 궁금하네요.

A. 딱 200만원을 가지고 올라왔어요. 친구 집에 얹혀살면서 보이는 대로 오디션에 접수했죠. 그런데 영화는 비공개 오디션이 많다 보니 저처럼 정보가 없는 사람들은 지원을 할 수 없더라고요. 연극과 뮤지컬은 공개 오디션을 보거든요. 그래서 눈에 보이는 공연은 다 지원했어요. 상경한 지 2주 만에 합격해서 본격적으로 시작했어요. 한 작품이 끝날 때쯤 다른 작품에 지원하면서 계속 작품을 이어나갔죠.

Q. 친구 집을 전전하는 것도 한계가 있었을 텐데요. 더군다나 연극배우들의 삶은 경제적으로 녹록지도 않고요.

A. 두달 정도 신세를 졌다가 다른 친구 집에서 몇 개월을 또 지냈어요. 이후에는 친구과 빚을 내서 투룸을 잡았죠. 월세도 친구들에게 빌리거나 단기 알바로 채우는 식이었어요. 매달 대출의 연속이었죠. 나중에는 가족들도 걱정하니까 다 놓고 싶더라고요. ‘부산에 내려가서 예전에 하던 이벤트 진행을 다시 할까’ 싶기도 했죠. 지난해까지만 해도 차비를 포함해서 한달에 50만원으로 살았어요. 어떻게든 살아지더라고요. 땡전 한 푼 없었는데 어떻게 버텼나 싶어요.

Q. 힘든 현실에도 버틴 원동력은 무엇이었을까요.

A. 긍정적으로 생각했어요. 돈을 많이 버는 사람은 있어도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사는 사람은 드물잖아요. 저는 정말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살고 싶었거든요. 돈은 저절로 따라온다고 믿었어요. 물론 자괴감에 빠지고 고통스러울 때도 있었지만 무대에 오르고 관객들을 만나면 그 마음이 사라지더라고요. ‘나는 평생 연기를 해야하는 운명인가 보다’ 했죠. 즐기다 보니까 미래에 대한 확신도 생겼어요. ‘내 일을 사랑하고 열정적으로 노력하는데 나 같은 사람이 안 되면 누가 되겠느냐’ 인거죠. 쭉 해오다 보니 좋은 사람들도 많이 만났어요. 걱정은 없어요. 조금씩 제가 바라던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 같아요.

Q. 바라던 방향은 구체적으로 어떤 건가요.

A. 스물부터 서른까지 계획을 세웠어요. [스물여섯에 졸업하자마자 서울에 가서 서른 전까지는 뮤지컬과 연극에 집중하고 서른 전에는 무조건 TV에 나오는 것]이었죠. 거짓말처럼 그렇게 살아졌어요. 서른 후에는 영화와 드라마를 가리지 않고 앞만 보고 달려가야겠다 싶었어요. 올해 서른둘인데 그렇게 되어가고 있어요. 마흔까지 계획이 있답니다.

Q. 정말 잘 가고 있군요.

A. 생각한대로 살아지는 거죠. 주변에서는 ‘허황된 이야기’라면서 괴짜라고 하기도 해요. 돈도 없고 인물도 잘나지 않은 제가 그런 말을 하니까요. 뮤지컬 ‘당신만이’의 경우 다들 절대 캐스팅되지 않을 거라고 했어요. 30대부터 70대까지 늙어가는 모습을 표현해야했는데 당시 저는 20대였거든요. 그런데 합격했어요. 정말 세상에 절대라는 것은 없어요. 저는 제 미래를 확신해요.

Q. 일상까지 연기로 가득 차 있을 것 같아요. 가장 큰 관심사는 무엇인가요.

A. 연기고 또 연기죠. 생을 마감할 때까지도 연기를 할 거예요. 결혼하고 가정이 생기면 변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은 연기에 꽂혀 있어요. 미쳐있죠.

최근에는 연기 스터디 그룹을 만들었어요. ‘연기자는 어디서든 연기를 해야 한다’는 마음에 멈춰있기 싫어서 만들었죠. 일주일에 두 번 정도 모여서 연습도 하고 서로 정보도 공유해요. 다들 열정이 대단해요.

Q. 어떤 배우가 되고 싶나요.

A. 지금처럼 솔직하고 자유롭게 연기하고 싶어요. ‘옆집 오빠’처럼 친근한 배우가 되고 싶어요. 앞으로도 진솔한 연기 보여드릴게요!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 방지영 기자 dorur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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