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AG 최종엔트리 집중분석… 금메달 안전장치, 어깨에 걸었다

입력 2014-07-29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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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팀 사령탑 류중일 삼성 감독(왼쪽)이 28일 서울 도곡동 한국야구위원회(KBO) 야구회관에서 열린 ‘2014인천아시안게임’ 대표팀 최종엔트리를 발표하고 있다.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대만·일본 대비 김광현·양현종 좌완 포진
우타자는 임창용·좌타자는 봉중근 구상
주전 포수 강민호…백업엔 이재원 낙점
야수진 김현수 제외하면 국제 경험 빈약

28일 발표된 인천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 최종엔트리의 행간에는 ‘금메달은 무조건 딴다’라는 낙관적 전제가 깔려 있다. 그 바탕 위에 금메달의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선수들을 배치했다. 다만 확실한 금메달을 위해 마운드 쪽에서 안전장치를 걸어 놨다. 대표팀 류중일 감독은 “나름 최고의 선수를 뽑았다”고 말했다. 이 엔트리가 과연 최선인지는 논란의 여지가 많겠으나 이 엔트리를 뽑기까지의 류 감독과 기술위원들의 고심은 최선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 가장 고심한 투수진



한국의 금메달 전선에 난적이 될 대만, 일본을 반드시 잡기 위해 ‘타짜’들이 필요했다. 우완 윤성환(삼성)이 탈락하며 김광현(SK)과 양현종(KIA)이 좌완 원투펀치를 이룰 것이다. 잡을 경기를 확실히 잡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불펜진도 안지만 임창용(이상 삼성), 봉중근(LG) 등 경험이 풍부한 투수를 발탁했다. 손승락(넥센)은 경험과 구위에서 임창용에게 밀렸다. 또 류 감독은 ‘우타자는 임창용, 좌타자는 봉중근이 맡는 더블 스토퍼’ 구상을 밝혔다.

대만, 일본 이외의 팀들은 한국보다 수준이 떨어지기에 이재학(NC), 이태양(한화), 홍성무(동의대) 등이 이닝이터가 되어줄 필요가 있다. 홍성무는 대한야구협회에서 추천했다. 대표팀이 “우완선발이 필요하다”고 요청한 결과다. 몽골, 베트남 같은 최약체 나라를 맡아줄 역할이다. 이재학, 이태양은 대만, 일본전에서는 불펜전환도 가능한 카드라 뽑혔다. 차우찬(삼성), 유원상(LG)까지 포함시켜 불펜을 두껍게 하는데 류 감독은 생각을 집중한 듯하다.


● ‘최악의 시즌’ 강민호 선발

강민호(롯데)는 올 시즌 최악의 시즌(27일까지 타율 0.220)을 보내고 있다. 타석에서 머리에 공을 맞은 후유증이 남아있어 몸 상태도 썩 좋지는 않다. 그러나 류 감독은 두산 양의지 대신 강민호를 선택했다. 류 감독은 “포수 3명도 생각했는데 그렇게 되면 야수 자원이 1명이 모자랄까봐 양의지를 탈락시켰다. 강민호가 몸이 안 좋지만 그때(9월)쯤이면 회복할 것이다. 지금 성적이 안 좋아도 우리나라 최고포수는 강민호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결국 투수 엔트리가 늘어나며 야수 엔트리에 부담을 줬고, 이것이 포수 2인 체제를 낳았다. 강민호의 백업포수로는 이재원(SK)이 낙점됐다. 지명타자로도 기용할만한 이재원의 타격능력을 평가한 것인데 강민호의 수비비중이 더 커지게 됐다.


● 안정감보다 의욕에 방점 찍은 내야

엔트리 발표 전까지 대체적 예상은 지명타자 김태균(한화), 1루수 박병호(넥센), 2루수 정근우(한화) 혹은 서건창(넥센), 3루수 박석민(삼성), 유격수 강정호(넥센)를 박아놓고, 나머지 백업들 중에서 병역혜택을 고려해 인선하지 않겠느냐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 가운데 박병호, 강정호만 류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경합을 벌일 줄 알았던 오재원(두산) 김민성(넥센) 황재균(롯데) 김상수(삼성)가 모두 최종 엔트리에 포함되는 ‘이변’을 낳았다. 2루와 3루는 주전이 모호해졌다. 멀티 플레이어를 고르느라 정작 주전이 없는 특이한 상황이 연출됐다.


● 야수진의 리더는 누구?

외야도 가장 나이 많은 나지완(KIA)이 1985년생이다. 김현수와 민병헌(이상 두산)이 1987년, 손아섭(롯데)이 1988년, 나성범(NC)이 1989년생이다. 김현수를 제외하면 국제경기 경험이 빈약하다. 1983년생인 최형우(삼성)는 빠졌다. 류 감독은 “최형우는 갈비뼈 이상도 있고, 나지완이 낫다”는 발언까지 하며 나지완 발탁에 힘을 실었다. 야수진에 리더가 잘 안 보인다는 지적에 류 감독은 “전혀 관계없다”고 일축했다.

선발된 대표선수들은 이제 9월15일 첫 소집 때까지 부상 없이 시즌을 치르면 된다. 류 감독은 “만약 부상자가 발생하면 2차 엔트리에 들어간 선수를 최우선으로 뽑겠다”고 말했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matsri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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