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과 좌절’ 이정협, 신의 부름에 답할까

입력 2017-12-07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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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속 환희에 찬 표정을 다시 볼 수 있을까. 최근 침묵과 좌절을 겪었던 공격수 이정협이 E-1 챔피언십을 통해 명예회복에 나선다. 스포츠동아DB

승강PO·FA컵 결승 등 중요한 경기서 침묵
E-1 챔피언십 출전…‘황태자의 부활’ 기대


‘2017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에 출격하는 축구국가대표팀의 첫 번째 고민은 역시 공격력이다. 부동의 원톱으로 꼽히는 손흥민(25·토트넘)이 출전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국내파 공격수들이 빈자리를 얼마나 채워주느냐가 핵심열쇠가 될 전망이다.

신태용(47) 감독의 선택을 받은 이들은 3명이다. 김신욱(29·전북 현대)과 진성욱(24·제주 유나이티드), 이정협(26·부산 아이파크)이 그 주인공이다.

셋 가운데 먼저 앞서나가는 쪽은 김신욱과 진성욱이다. 둘은 2일과 5일 울산종합운동장에서 치른 고려대와 2차례 평가전에서 나란히 연속골을 기록하고 눈도장을 받았다. 특히 A대표팀에 처음 발탁된 진성욱은 2경기 내리 선발로 출전하며 경쟁에 불을 붙이는 촉매제가 된 모습이다.

둘의 활약 속에 자연스럽게 시선에서 멀어진 이가 있다. 이정협이다. 한때 울리 슈틸리케(63·독일) 감독 체제에서 깜짝 신뢰를 얻어 ‘황태자’라는 칭호까지 안았지만, 현재는 정반대의 상황에 놓여있다.

가장 큰 아쉬움으로 남는 부분은 최근 중요한 경기에서 계속된 침묵이다. 팀의 운명이 달렸던 승강 플레이오프와 FA컵 결승전까지 총 4경기에서 득점포를 가동하지 못했다. 덩달아 그의 대표팀 재발탁을 둘러싸고 비난의 시선까지 겹치고 말았다. 가장 답답한 것은 본인이다. 남모를 마음고생도 컸다.

특히 고(故) 조진호 감독의 영정 앞에 마지막 선물을 바치지 못했다는 자책감이 겹치며 쉽게 고개를 들지 못했다. FA컵 2차전이 끝난 뒤에는 뜨거운 눈물마저 흘렸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E-1 챔피언십은 이정협이 그동안의 좌절을 딛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좋은 기회다. 6일 ‘결전의 땅’ 일본 도쿄로 떠난 이정협은 공격수답게 골로 말할 수 있을까.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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