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의 반등은 ‘하이브리드 케미스트리’의 힘

입력 2018-05-16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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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중위권이다. 2018시즌 개막 초반만 하더라도 최하위 불명예를 떠안았던 롯데는 텃세 없이 새 가족을 받아들이고, 적극적으로 후배의 적응을 돕는 등 개방적 조직문화로 분위기 반전을 이끌어냈다. 팀의 중심인 이대호(왼쪽에서 세 번째)의 힘도 컸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개막 7연패, 2승11패를 당했던 때만 해도 시즌이 끝난 줄 알았다. 그러나 어느덧 상위권까지 위협하는 수준에 올라섰다. 불과 한 달여 만에 반전을 일군 것이다.

롯데는 15일 마산 NC전에서 연장 10회 접전 끝에 5-3 승리를 거두고 최근 4연승을 달리며 마침내 20승20패, 승률 5할 고지에 올라섰다. KIA와 공동 4위를 유지하면서 3위 한화와의 간격은 2게임차로 줄였다.

짧은 시간에 벌어진 극적인 반전, 그렇다면 뭐가 달라진 것일까. 롯데의 내부 환경이 호재로 둘러싸였던 것도 아니었다. 선발진은 박세웅과 송승준이 이탈해 있었다. 불펜진도 박진형, 조정훈 등이 없었다. 타선에서도 현재 외야수 민병헌이 빠져있고, 외국인타자 앤디 번즈도 기대 이하다. 그럼에도 롯데가 치고 올라올 수 있던던 근본 이유를 행운에서만 찾을 순 없다. 이럴 때일수록 바깥에 있었던 사람이 더 객관적으로 파악하는 법이다.

롯데 오현택. 스포츠동아DB



● 이적생 오현택의 증언

셋업맨 오현택은 2차 드래프트를 통해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입단 이래 두산에서만 뛰다가 33살이라는 적지 않은 나이에 팀을 옮겼다. 그러나 적응하는데 시간은 오래 걸리지 않았다. 오현택은 15일, “내 위로 고참 형들이 9명 있더라. 주장 (이)대호 형을 비롯해 투수조장인 (손)승락 형까지 고참들이 저마다의 개성으로 밝은 분위기를 만들어줬다”고 말했다. 롯데가 개막 후 1승이 버거울 때, 팀 전체가 날카로울 상황이었건만 정작 내부적으로는 밝은 기운을 잃지 않았다. 오현택은 “연패 와중에도 ‘행님(형님 부산 사투리)!, 저만 믿으세요.’ 같은 농담을 서로 하더라”고 웃었다. 상황이 좋아서 긍정하는 것이 아니다. 긍정을 해야 상황이 좋아진다는 진리를 롯데 선수들은 알게 모르게 실천하고 있었던 셈이다.

롯데 나종덕. 스포츠동아DB



● 개방적 팀 문화의 힘

오현택은 “롯데에 오니 (노)경은이 형을 비롯해 두산 출신들이 많더라”고도 했다. 비단 두산 뿐 아니라 롯데 클럽하우스는 오래 전부터 이적생을 받아들이는데 소위 ‘텃세’가 거의 없었다. 롯데로 이적한 선수들이 직전 팀에 있었을 때보다 더 좋은 성적을 내는 숨은 이유이기도 하다. 이런 개방적 팀 문화는 신인의 연착륙에도 힘이 된다. 롯데의 20살 신인 나종덕이 ‘과연 롯데 주전포수를 감당할 수 있을까’, ‘채 1할도 안 되던 안타 가뭄에서 조금씩 벗어날 수 있을까’라는 세간의 우려를 씻어내는 데에도 팀 전체의 힘이 컸다. 나종덕이 수비와 공격에서 조금만 잘해도 덕아웃 선배들이 자기 일 이상으로 호응해주고 있는 것이다. 롯데가 전략, 전술로 설명할 수 없는 전력 너머 조직문화의 힘을 학습하고 있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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