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 박동혁 감독은 아직 희망을 놓지 않는다

입력 2018-12-05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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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 박동혁 감독.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KEB하나은행 K리그 대상 2018’이 열린 3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 한 해를 마무리하는 연말 축제답게 이날 행사장에선 영광의 얼굴들이 뜨거운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감격 어린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환한 얼굴을 띤 이들 사이로 마음껏 웃지 못한 한 남자가 있었다. 바로 K리그2 아산 무궁화 박동혁(39) 감독이었다.

시상식장에서 만난 박 감독은 현재 아산이 처한 상황을 전하며 연신 한숨을 내쉬었다. 아산은 올 시즌 K리그2 정상에 오르고도 경찰청이 더 이상 선수를 뽑지 않기로 하면서 선수 수급 문제로 내년도 K리그1 승격이 무산됐다. 현재로선 구단 존립 여부까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박 감독은 “구단 문제를 놓고 주위에서 여러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일단 시민구단으로의 전환을 추진 중인데 이 역시 쉽지가 않다”고 밝혔다. “가장 답답한 쪽은 나와 선수들이다. 우리조차 구단의 미래를 예상할 수 없다”며 “일단 내일(4일)부터 선수들과 함께 간단한 훈련을 진행하려고 한다. 언제까지 넋 놓고 쉴 수만은 없다는 선수들의 의지가 컸다”고 말했다. 박 감독의 표정에선 끝까지 희망의 끈을 놓지 않겠다는 결의가 엿보였다.

이어 박 감독은 “내 거취를 놓고도 말들이 많다. 주변에선 이미 내가 중국으로 떠나는 줄 알고 있다”며 허탈하게 웃은 뒤 “일단 구단 문제가 정리돼야한다. 그때까진 내가 선수들 곁을 떠날 수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박 감독의 이러한 진심이 통한 덕분일까.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아산의 존립을 위해 K리그2 참가 유예기간을 늘리기로 방침을 정했다. 연맹은 3일 이사회를 열어 아산이 이달 20일까지 시민구단으로 전환할 경우 내년도 K리그2 출전을 허용하기로 했다. 이제 남은 결말은 박 감독과 아산의 바람이 해피엔딩으로 장식되는 일이다.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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