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녹두전’ 고건한, “시청자가 찾는 연기자 꿈꾼다”

입력 2019-11-23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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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고건한.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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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까지는 낯선 얼굴과 이름이지만, 이번에야말로 인상을 남겼다. 신인 연기자 고건한(31)이 KBS 2TV 월화드라마 ‘조선로코-녹두전’에서 연근 역을 맡아 코믹 감초 역할을 톡톡히 했다. 드라마에 고건한이 등장하면 절로 웃음이 나온다는 반응이 잇따른다. 이제 막 연기를 시작한 만큼 차곡차곡 출연작을 쌓아가며 “시청자가 찾는 연기자”를 꿈꾼다. 그가 25일 드라마 종영을 앞두고 최근 서울 충정로 스포츠동아 편집국을 찾았다.


● “연근 연기하며 자유분방함 대리만족”

고건한은 ‘녹두전’에서 녹두(장동윤)에 첫눈에 반했다가 그가 여장을 한 남자라는 사실을 알고 당황하는 인물 연근을 맡았다. 남자인지 알면서도 마음을 쉽게 접지 못해 자신의 정체성에 당황하는 설정을 능청스럽게 표현해 재미를 안겼다.

“남자한테 과연 반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평소 친분이 있어서 더더욱 장동윤의 여장이 떠오르지 않았다. 하지만 첫 촬영 때 모든 게 해결됐다. 너무 예쁘더라. 저 스스로도 장동윤의 여장이 받아들여져 캐릭터에 집중하기 수월했다.”

코믹한 모습뿐만 아니라 자유분방하게 행동하는 성격도 드라마와 역할에 몰입하는 데 도움을 줬다.

고건한은 “캐릭터의 성격이 밝고 친근하면 저도 덩달아 따라가는 것 같다”며 “제가 자유와는 다소 동떨어져 있는 일상을 보내 연기하면서 긴장감이 많이 풀려 더 즐겁게 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배우 고건한.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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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건한은 2014년 케이블채널 OCN ‘신의 퀴즈4’로 데뷔해 5년째 활동 중이다. 꾸준하게 연기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은 건 불과 1년 전이다. 이후 다행히 예전처럼 기나긴 공백은 없다.

고건한의 활동은 지난해부터 본격화했다. 강한 인상을 남길 만한 큰 역할을 맡지는 못했지만 자신만의 색깔을 입히는 데 공들였다. 드라마 ‘로봇이 아니야’부터 ‘검법남녀’ ‘계룡선녀전’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 ‘생일편지’에 출연했다. 내년에는 ‘도깨비’ ‘태양의 후예’ 등을 연출한 이응복 PD의 신작 ‘스위트홈’을 통해 시청자와 만난다.

이러한 긍정적 변화는 연기를 대하는 고건한의 자세까지 바꿔 놓았다.

“데뷔 초만 해도 연기하는 목적은 즐거움과 자기만족이 컸다. 지금은 직업 정신이 강해지면서 책임감이 커지고 있다. 어떤 역할이든 최선을 다할 준비가 되어 있다.”

배우 고건한.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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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랫동안 ‘서울 살이’ 하고 싶다”

대구 출신인 고건한은 2017년 말 MBC ‘로봇이 아니야’에 출연하면서 서울에 정착했다. 현재 광진구에서 살고 있는 그는 “이제야 슬슬 ‘서울 살이’에 적응하는 것 같다”며 “강남 지리는 어렵지만, 집 근처 어린이대공원 약도 정도는 다 꾀고 있다”며 웃었다.

그의 웃음 깊은 곳에는 오랫동안 서울에서 연기하고 싶은 간절함이 담겨있다. 고건한은 지금의 자리를 잡기 전까지 서울과 부산을 수시로 오갔다. 한 작품이 끝난 뒤 바로 차기작이 결정된다면 다시 돌아갈 필요가 없었지만 약 3년간은 적잖게 마음고생을 하며 보냈다.



“오디션에서 떨어져 연기할 기회가 없다는 게 가장 힘들었다. 한번 시작하면 일이 계속 있을 것이라는 말도 안 되는 기대를 했던 것 같다. 올해는 운 좋게 쉬지 않고 일했다. 잡생각 날 틈 없이 일이 주어지고 있다. 너무 감사하다. 앞으로도 쉬지 않았으면 좋겠다. 하하!”

심적으로도 예전보다는 약간의 여유가 생긴 만큼 자신을 챙기는 시간을 만들 계획이다.

“평소 밤에 걷고 자전거 타는 걸 좋아한다. ‘혼술’도 가끔 즐기고. 주변에서 너무 심심하게 사는 것 아니냐고 해서 해방구를 찾아보려고 한다. 서울에 올라온 뒤 경직된 몸을 더 풀고 싶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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