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아누 리브스가 2025년 6월 3일 화요일, 로스앤젤레스 TCL 차이니즈 극장에서 열린 영화 ‘발레리나(Ballerina)’ 시사회에 참석하고 있다. AP/뉴시스

키아누 리브스가 2025년 6월 3일 화요일, 로스앤젤레스 TCL 차이니즈 극장에서 열린 영화 ‘발레리나(Ballerina)’ 시사회에 참석하고 있다. AP/뉴시스


배우 키아누 리브스가 넷플릭스를 상대로 수백만 달러 규모의 사기를 친 감독을 위해 법원에 선처를 호소했다. 리브스는 감독의 예술적 재능을 높게 평가하며 실형만은 피하게 해달라는 취지의 탄원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28일(현지 시간)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리브스가 작성한 선처 탄원서가 지난 26일 변호인을 통해 뉴욕남부지방법원 재판부에 제출됐다.

사건의 중심에는 영화감독 칼 린쉬가 있다. 그는 넷플릭스와 SF 프로젝트 ‘화이트 호스’를 추진하며 제작비 명목으로 약 1100만 달러(약 165억 원)를 지원받았지만, 끝내 작품을 완성하지 못했다.

검찰 조사 결과 린쉬 감독은 지급받은 제작비를 △480차례 이상의 음식 배달 주문 △43만9000달러(약 6억 원) 규모의 스웨덴산 수제 매트리스 구매 △명품 및 사치품 소비 등에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맨해튼 연방 배심원단은 린쉬 감독에게 사기 혐의 유죄 평결을 내렸다.


● 키아누 리브스 “작품 자체는 훌륭” 선처 부탁

감독 칼 린쉬(Carl Erik Rinsch)가 2015년 9월 23일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팀 원, 사치 LA(Team One, Saatchi LA)’ 주최로 열린 ‘뉴 디렉터스 쇼케이스 인 로스앤젤레스(New Directors’ Showcase In Los Angeles)‘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감독 칼 린쉬(Carl Erik Rinsch)가 2015년 9월 23일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팀 원, 사치 LA(Team One, Saatchi LA)’ 주최로 열린 ‘뉴 디렉터스 쇼케이스 인 로스앤젤레스(New Directors’ Showcase In Los Angeles)‘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최종 선고를 앞둔 가운데, 리브스는 뉴욕남부지방법원 판사에게 보낸 서한에서 ”난 치료사나 심리학자는 아니다“라며 ”그보다는 동료 예술가이자 친구로서 칼을 위해 이 글을 쓴다“라고 호소했다.

린쉬 감독과 키아누 리브스는 2013년작 영화 ‘47 로닌’을 함께 촬영하며 인연을 맺었다. 영화 흥행 참패 이후에도 두 사람의 인연은 이어졌다.

실제 재판 과정에서는 넷플릭스 임원이 ‘화이트 호스’ 프로젝트 최종 승인 논의가 리브스 자택에서 이뤄졌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리브스는 린쉬 감독이 계약의 한계를 무리하게 넓히려다 스스로 일을 그르치는 ‘자기파괴적’ 성향이 있다고 짚었다. 악의적인 사기라기보다 완벽을 추구하다 선을 넘었다는 취지다.

그러면서 ”내가 본 바로는 칼은 매우 뛰어난 예술가이며, 비록 미완성이지만 ‘화이트 호스’는 훌륭하고 선견지명이 있는 예술 작품이다“라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리브스의 법률 대리인 매슈 로젠가트 변호사는 ”오직 친구이자 예술가로서 기쁜 마음으로 지지 서한을 작성한 것“이라고 밝혔다.


● 감독 “넷플릭스의 일방 중단” vs 넷플릭스 “제작비 환수와 실형까지”

현재 법정에서는 책임 소재를 두고 대립이 이어지고 있다. 린쉬 감독은 넷플릭스가 일방적으로 사업을 중단한 것이며, 지원금의 대부분은 자신이 이미 사비로 지출한 제작비를 보전하기 위함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넷플릭스는 강력한 처벌과 환수를 요구 중이다. 넷플릭스는 기존 사기 배상금 1100만 달러 외에도, 이와 관련된 민사 소송 비용 340만 달러(51억 원)와 형사 재판 준비를 도우며 발생한 법적 비용 약 50만 달러(7억5000만 원)를 추가로 청구했다.

린쉬 감독의 최종 선고 공판은 오는 6월 29일로 예정돼 있다. 변호인단은 재판부에 실형만은 면하게 해달라고 요청한 상태이며, 연방 검찰은 오는 6월 초 구체적인 형량이 담긴 의견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김영호 기자 rladudgh234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