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를 만나다②] ‘SBS스페셜’ 최태환 CP “장성규 입담 최고, 장도연은 센스 뛰어나” (인터뷰)
가차 없는 ‘스킵’(skip:건너뛰다)의 시대다. 뉴스도 드라마도 예능도 ‘재미’가 없으면 영상을 보다가도 손가락 하나로 ‘스킵’하는 세상이다. 제작자들의 필수 과제는 보는 이들의 구미를 자극하고 오래 머무르게 하는 것.
시대의 요구에 따라 ‘시사교양’ 프로그램도 변화하고 있다. SBS의 대표적인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SBS 스페셜’은 지난해 연말부터 다양한 파일럿을 시도해왔다. 셀럽 스토리텔러를 통해 현대사를 조명하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이하 ‘꼬꼬무’)부터 가수 선미가 함께한 아카이브 휴먼 다큐 토크쇼 ‘선미네 비디오가게’까지 기존과 다른 방식으로 화두를 던졌다. 결과는 절반의 성공. 폭발적인 시청률을 기록한 건 아니지만 ‘지강헌 사건’ 등으로 젊은 층의 실시간 검색어 트렌드를 이끌며 화제성을 잡았다.
파일럿 프로젝트와 함께 새로운 변화를 꾀하고 있는 ‘SBS 스페셜’. 그 중심에 있는 최태환 CP를 만나 시사교양의 현재 미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Q. 이달 방송 중인 ‘꼬꼬무’의 스토리텔러로 아나운서 장성규, 개그우먼 장도연, 영화감독 장항준이 캐스팅됐어요. 이들을 섭외한 이유와 과정이 궁금합니다.
A. 세 분 다 요즘 대세잖아요. 스토리텔러의 역할이다 보니 이야기를 제일 잘 할 수 있는 사람들로 구성했어요. 장성규는 ‘워크맨’을 보니 재밌더라고요. 대본화 되지 않는, 재밌게 이야기를 풀어내는 능력과 입담이 보였어요. 우리 PD들이 추천하기도 했고요. 장도연은 ‘이동욱은 토크가 하고 싶어서’를 할 때 함께 일해 보니 센스가 너무 뛰어나더라고요. 워낙 성실하기도 해서 같이 했으면 좋겠다 싶었어요.
장항준 감독이야 타고난 이야기꾼이죠. 연륜이 있고 현대사 사건을 다 알고 있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을 기대했어요. 세대가 다른 장성규-장도연과는 또 다르기 때문에 세 분의 조화가 맞더라고요.
Q. 장성규는 ‘꼬꼬무’를 통해 본격적으로 SBS 프로그램에 합류했어요. 의미가 남다른데 어떤 이야기를 하던가요.
A. 바쁜 시기였는데도 불구하고 ‘해보고 싶다’ ‘열심히 하겠다’ ‘불러주셔서 감사하다’고 하더라고요. 아무래도 처음이니까 그랬겠죠. 진짜 열심히 하더라고요.
Q. 스토리텔러의 리스너로는 김기혁(장성규), 김여운(장도연), 송은이(장항준)이 함께했어요. 리스너는 어떻게 선정됐나요.
A. 출연자 본인들이 직접 지정했어요.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상대로요. 스토리텔러와 리스너의 궁합이 잘 맞았어요.
Q. ‘선미네 비디오가게’처럼 ‘꼬꼬무’ 또한 연출에 예능적인 요소가 있어 눈길을 끌었습니다.
A. 프로그램이 젊어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예능적인 요소도 가급적이면 넣으려고 했어요. 스토리 진행에 방해되는 것 아닌가 걱정도 했는데 담당 PD들과 ‘크게 벗어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는 적정 수준 넣어보자’고 했어요. 편집 프로듀서가 5년차 젊은 PD예요. 자막과 편집 스타일을 최대한 담당 PD 본인이 가진 젊은 감각으로 해보려고 했죠.
Q. 21일 방송되는 2부에서는 1950년대의 박인수 사건을 다루는데요. 또 어떤 화두를 던질지 기대가 되네요.
A. 한국 사회의 뿌리 깊은 남성중심주의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해요. 가부장제 문화로 인해 정조를 강요받은 여성들의 이야기이기도 하고요. ‘꼬꼬무’ 2부와 3부는 접근법도 소재도 1부와 조금씩 다를 거예요. 소재에는 PD 개인의 취향이 반영되기도 했습니다.
Q. ‘꼬꼬무’의 시즌제를 기대해도 될까요.
A. 향후에는 확대된 시즌제를 생각하고 있어요. 한국 현대사를 바꾼 사건이나 인물을 조명할 수도 있고요. 시리즈물로 기획해서 소재를 좀 더 좁혀볼까 해요. 히든 스토리, 언톨드 스토리를 알리는 거죠. 다만, 생각해볼 지점이 있고 현대에도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로요.
Q. 앞으로도 SBS 시사교양 프로그램의 시도와 도전은 계속 이어지겠네요.
A. 그동안은 시도 속에서 실패를 많이 했어요. 제가 ‘인생게임-상속자’도 해봤고 ‘뜻밖의 미스터리 클럽’도 해봤는데 이야기할 콘텐츠도, 메시지도 분명히 있는데 포인트를 잘 활용하지 못했어요. 셀럽 등의 포인트를 잘 활용해서 화제성을 담보해야 하는데 교양 PD들이 그런 것을 잘 못했어요. 요즘은 예능 프로그램들이 오히려 교양적인 것 같기도 하잖아요.
‘우리가 더 잘할 수 있는 게 과연 뭘까?’ 고민과 반성을 많이 했죠. 좀 더 이야기할 수 있는 소재에 접근하고, 사람들이 몰랐던 이야기를 끄집어낼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현재 제일 큰 숙제는 예능적인 요소를 접목해서 프로그램화 하는 것이에요. 제가 언제까지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후배들이 그렇게 할 수 있게끔 토대를 만들어줘야죠.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가차 없는 ‘스킵’(skip:건너뛰다)의 시대다. 뉴스도 드라마도 예능도 ‘재미’가 없으면 영상을 보다가도 손가락 하나로 ‘스킵’하는 세상이다. 제작자들의 필수 과제는 보는 이들의 구미를 자극하고 오래 머무르게 하는 것.
시대의 요구에 따라 ‘시사교양’ 프로그램도 변화하고 있다. SBS의 대표적인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SBS 스페셜’은 지난해 연말부터 다양한 파일럿을 시도해왔다. 셀럽 스토리텔러를 통해 현대사를 조명하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이하 ‘꼬꼬무’)부터 가수 선미가 함께한 아카이브 휴먼 다큐 토크쇼 ‘선미네 비디오가게’까지 기존과 다른 방식으로 화두를 던졌다. 결과는 절반의 성공. 폭발적인 시청률을 기록한 건 아니지만 ‘지강헌 사건’ 등으로 젊은 층의 실시간 검색어 트렌드를 이끌며 화제성을 잡았다.
파일럿 프로젝트와 함께 새로운 변화를 꾀하고 있는 ‘SBS 스페셜’. 그 중심에 있는 최태환 CP를 만나 시사교양의 현재 미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A. 세 분 다 요즘 대세잖아요. 스토리텔러의 역할이다 보니 이야기를 제일 잘 할 수 있는 사람들로 구성했어요. 장성규는 ‘워크맨’을 보니 재밌더라고요. 대본화 되지 않는, 재밌게 이야기를 풀어내는 능력과 입담이 보였어요. 우리 PD들이 추천하기도 했고요. 장도연은 ‘이동욱은 토크가 하고 싶어서’를 할 때 함께 일해 보니 센스가 너무 뛰어나더라고요. 워낙 성실하기도 해서 같이 했으면 좋겠다 싶었어요.
장항준 감독이야 타고난 이야기꾼이죠. 연륜이 있고 현대사 사건을 다 알고 있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을 기대했어요. 세대가 다른 장성규-장도연과는 또 다르기 때문에 세 분의 조화가 맞더라고요.
A. 바쁜 시기였는데도 불구하고 ‘해보고 싶다’ ‘열심히 하겠다’ ‘불러주셔서 감사하다’고 하더라고요. 아무래도 처음이니까 그랬겠죠. 진짜 열심히 하더라고요.
Q. 스토리텔러의 리스너로는 김기혁(장성규), 김여운(장도연), 송은이(장항준)이 함께했어요. 리스너는 어떻게 선정됐나요.
A. 출연자 본인들이 직접 지정했어요.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상대로요. 스토리텔러와 리스너의 궁합이 잘 맞았어요.
Q. ‘선미네 비디오가게’처럼 ‘꼬꼬무’ 또한 연출에 예능적인 요소가 있어 눈길을 끌었습니다.
A. 프로그램이 젊어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예능적인 요소도 가급적이면 넣으려고 했어요. 스토리 진행에 방해되는 것 아닌가 걱정도 했는데 담당 PD들과 ‘크게 벗어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는 적정 수준 넣어보자’고 했어요. 편집 프로듀서가 5년차 젊은 PD예요. 자막과 편집 스타일을 최대한 담당 PD 본인이 가진 젊은 감각으로 해보려고 했죠.
A. 한국 사회의 뿌리 깊은 남성중심주의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해요. 가부장제 문화로 인해 정조를 강요받은 여성들의 이야기이기도 하고요. ‘꼬꼬무’ 2부와 3부는 접근법도 소재도 1부와 조금씩 다를 거예요. 소재에는 PD 개인의 취향이 반영되기도 했습니다.
Q. ‘꼬꼬무’의 시즌제를 기대해도 될까요.
A. 향후에는 확대된 시즌제를 생각하고 있어요. 한국 현대사를 바꾼 사건이나 인물을 조명할 수도 있고요. 시리즈물로 기획해서 소재를 좀 더 좁혀볼까 해요. 히든 스토리, 언톨드 스토리를 알리는 거죠. 다만, 생각해볼 지점이 있고 현대에도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로요.
Q. 앞으로도 SBS 시사교양 프로그램의 시도와 도전은 계속 이어지겠네요.
A. 그동안은 시도 속에서 실패를 많이 했어요. 제가 ‘인생게임-상속자’도 해봤고 ‘뜻밖의 미스터리 클럽’도 해봤는데 이야기할 콘텐츠도, 메시지도 분명히 있는데 포인트를 잘 활용하지 못했어요. 셀럽 등의 포인트를 잘 활용해서 화제성을 담보해야 하는데 교양 PD들이 그런 것을 잘 못했어요. 요즘은 예능 프로그램들이 오히려 교양적인 것 같기도 하잖아요.
‘우리가 더 잘할 수 있는 게 과연 뭘까?’ 고민과 반성을 많이 했죠. 좀 더 이야기할 수 있는 소재에 접근하고, 사람들이 몰랐던 이야기를 끄집어낼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현재 제일 큰 숙제는 예능적인 요소를 접목해서 프로그램화 하는 것이에요. 제가 언제까지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후배들이 그렇게 할 수 있게끔 토대를 만들어줘야죠.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