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에 출전 중인 최지민. 스포츠동아DB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야구국가대표팀은 13일 타이베이돔에서 열린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대만전을 시작으로 조별리그(1라운드·B조) 일정을 시작했다. 대표팀은 선발투수 고영표(KT 위즈)가 2회말 만루홈런과 2점홈런을 내주며 무너진 탓에 3-6으로 패했다. 초반 장타 허용으로 인한 대량 실점이 뼈아픈 결과로 이어졌다.
그러나 전혀 소득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고영표만 2이닝 6실점으로 부진했을 뿐, 이후 등판한 5명의 불펜투수는 모두 무실점으로 역투했다. 최지민(2.2이닝)~곽도규(0.1이닝·이상 KIA 타이거즈)~김서현(1이닝·한화 이글스)~유영찬(1이닝·LG 트윈스)~조병현(1이닝·SSG 랜더스)이 차례로 깔끔한 투구를 펼쳤다.
이번 대표팀 투수진은 지난해 가을 개최된 2022항저우아시안게임과 마찬가지로 영건 위주로 꾸려졌다. 적진에서 펼쳐진 대회 첫 경기라 중압감이 큰 상황에서도 젊은 투수들은 긴장한 표정 없이 제 몫을 했다.
대회에 앞서 변수 중 하나로 지목됐던 ‘피치클록’에도 큰 영향을 받지 않은 모습이었다. 이번 대회에선 경기의 ‘스피드업’을 목적으로 피치클록을 시행하고 있다. 투수는 마운드 근처에서 공을 받은 뒤 ‘20초’ 안에 투구해야 한다. 1차 위반 시에는 경고가 주어지고, 2차 위반 시에는 볼이 선언된다.
단, 이번 대회에선 피치클록이 주자가 없을 때만 적용된다. 타자는 투구시간 계측이 시작된 뒤 10초 이내 타석에 들어서야 한다. 1차 위반 시에는 경고, 같은 팀 내 2번째 위반 시에는 스트라이크가 주어진다.
대표팀 투수들은 대만전에서 피치클록으로 인한 페널티를 받진 않았다.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주어지는 20초는 생각보다 여유롭기 때문이다. 류 감독도 대회를 앞두고 “특별히 신경 쓰이진 않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국가대항전을 통해 모의고사를 치른 대표팀 투수들은 2025시즌부터 KBO리그에서 피치클록과 마주할 예정이다. 국내 시범 운영에선 누상에 주자가 없을 경우 18초, 있을 경우 23초의 시간제한을 받았다. 메이저리그는 15초, 20초 제한으로 피치클록을 운영 중이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