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베이징올림픽]<5·끝>남북합동응원추진

입력 2008-01-05 11:5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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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찍고 베이징 가서 “대~한반도, 짜~아 짝짝”‘통일 응원열차’는 달리고 싶다8월 초 어느 날 오전 8시 부산역.여름 휴가철이지만 상경 승객은 많지 않을 시간. 하지만 이날은 다르다. 어느 때보다 부산하다. 아니 발 디딜 틈조차 없다. 여행 가방을 들고 있는 사람도 많지만 태극기와 한반도기를 들고 있는 환송 인파가 훨씬 더 많다.한쪽 플랫폼엔 전통 문양으로 화려하게 꾸민 10량짜리 열차가 서 있다. 수십 명이 탔지만 아직은 빈자리가 많다. 남은 좌석의 주인은 서울에서, 그리고 평양에서 탑승한다.약 8시간 뒤 1951년 6월 이후 끊겼던 경의선을 따라 도라산역과 개성을 통과한 열차가 평양에 도착했다. 이제 빈자리는 없다. 침대차에 여장을 푼 승객들은 식당차와 이벤트차로 이동했다. 반세기 넘게 떨어져 있던 남과 북의 승객은 ‘만국 공통 화제’인 스포츠 얘기로 말문을 텄다.“남조선 박태환 선수는 수영에서 처음으로 메달을 따겠지요?” “북한 계순희 선수는 유도에서 또 금메달을 메칠 겁니다.” “개최국 중국이야 텃세 덕을 보겠지만 일본은 이겨야죠.”○지난해 남북정상 합의… 코레일 제작 돌입베이징에 닿으려면 22시간 정도 더 열차를 타야 하지만 지루할 새가 없다. 응원가를 부르면서 율동도 맞춰 본다. 이들은 바로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남북 공동응원단. 훗날 대륙횡단열차로 활용될 명품관광열차(가칭) 안 풍경이다.아직은 가상의 일. 하지만 ‘한여름 밤의 꿈’만은 아니다.지난해 남북 정상은 평양에서 베이징 올림픽 남북 응원열차 운행에 합의했다. 부산에서 우리 응원단을 태우고 출발한 열차가 평양에서 북측 응원단과 합류해 베이징에 들어갈 가능성이 열린 것. 그동안 각종 국제경기에서 남북이 따로 도착해 응원한 적은 있지만 함께 이동한 적은 없었다.코레일(한국철도공사)은 이미 열차 제작에 들어갔다. 객실이 넓은 무궁화호 객차를 78억 원가량을 들여 호텔식 침대차에 식당차, 이벤트차가 연결된 총 10량짜리 객차로 리모델링할 계획이다. 여러 번 운행하는데 고급형(A타입)과 일반형(B타입)으로 객차 구성을 달리한다.합의는 했지만 꿈같은 일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서는 과제가 많다.북한과의 협의는 2월 말 새 정부가 출범한 이후에 본격 추진될 가능성이 많다. 협의와 동시에 행사를 주관할 기획사도 선정해야 한다. 코레일 관계자는 “2006년 독일 월드컵 때 북한을 거쳐 베를린까지 가는 응원열차를 계획했지만 30억 원가량의 예산이 확보되지 않아 구상에 그쳤다”고 말했다.○ 북측 협력이 관건… 입장권 추첨 배정공동 응원단 구성과 열차 운행이 확정돼도 북한이 얼마나 협력할지는 두고 봐야 안다. 열차가 통과하더라도 북한이 언론 노출을 막는다면 의미와 효과는 반감된다. 따로 이동해 베이징에서 만나거나 공동 응원단 자체가 무산될 경우도 배제할 수 없다.우리 응원단은 언론이나 포털 사이트 등을 통해 공개 모집하는 방법이 유력하다. 하지만 뽑히지 않아도 베이징으로 응원 갈 수는 있다.대한체육회 및 대한올림픽위원회 공식 후원사로 국내 판매 입장권에 대한 독점권을 갖고 있는 세방여행사는 사이트(www.2008beijingolympic.co.kr)를 통해 세 차례에 걸쳐 티켓을 판매한다. 1차는 이미 끝났고 30일까지 2차, 4월 1∼30일에 3차 신청을 받는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한정된 수량을 배정하기 때문에 추첨을 거쳐야 한다. 한국에 배당된 1차 입장권은 개·폐회식을 포함해 약 6000장이다.세방여행사 관계자는 “입장권 추첨이 모두 끝난 뒤 구매를 포기한 표 등이 나올 것이다. 이런 입장권을 활용한 관광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이승건 기자 w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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