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입단한김선우′방황은끝났다′

입력 2008-01-10 13:5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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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방황 끝에 국내로 돌아온 코리언빅리거 김선우(31)가 두산 유니폼을 입고 환하게 웃었다. 10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 입단식에서 김선우는 "96년 두산으로부터 지명(고졸우선지명)을 받은 뒤 계속 떠돌다가 이제서야 돌아왔다"며 두산 선수가 됐음을 공식적으로 선언했다. 이어 그는 "제가 이 결정을 하기까지 많은 사람들이 노력했다. 이제 마음도 편하고 기대도 매우 크다."는 첫 소감을 밝혔다. 김선우가 두산으로 부터 받은 돈은 계약금 9억원, 연봉 4억원, 옵션 2억원 등 총 15억원. 지난 겨울 두산 구단 수뇌부가 미국까지 건너가 입단을 종용하며 제시했던 40억원보다 훨씬 적은 액수다. 김선우는 대폭 낮아진 몸값에도 불구하고 한국행을 결심한 배경에 대해 ′가족 때문′이라고 답했다. 김선우는 "작년에는 가족보다 내 자신의 꿈을 위해 살아왔다. 하지만 아이들이 한국에 와 할아버지, 할머니, 그리고 친척들과 함께 지내며 가족의 유대를 느끼는 모습을 보면서 더 이상 나만 생각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김선우는 메이저리그의 꿈을 다 이루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을 여전히 드러냈다. 김선우는 "내가 정말 원통한 것은 미국에서 최선을 다하지 못했다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젊은 시절, 미국에서 힘들고 방황했던 자신을 떠올리며 "만약 메이저리그를 꿈꾸는 후배들이 있다면 한국에서 프로 맛을 본 후 미국이나 일본에 진출하라고 말해주고 싶다."고 조언했다. 현재 건강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다고 밝힌 김선우는 "젊어서 야구 할때는 강속구 위주로 던졌지만 이제 나도 연륜이 쌓이다보니 경기를 풀어나가는 성숙미가 생겼다."며 "지난해 마이너리그에서 변화구에 신경을 많이 썼다."고 말했다. 과거와 같은 파이어볼러 대신 완급 조절을 할 수 있는 노련미를 강조한 것. 2008시즌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하지는 않았지만 "하루 빨리 한국야구에 적응하는 게 우선"이라며 "무엇보다 후배들을 잘 이끌 수 있는 고참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함께 야구를 했고 평소 절친한 사이인 서재응이 최근 KIA에 입단해 자신과 라이벌 구도를 형성한 것에 대해 김선우는 크게 부담을 느끼지 않는다며 "맞대결을 하게 된다면 재밌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아울러 김선우는 서재응의 국내 복귀가 자신에게 어느정도 영향을 미쳤음을 시인하기도 했다. 지난해 두산의 플레이오프 1,2차전을 직접 관전했다고 밝힌 김선우는 "두산은 매우 빠른 팀"이라고 평했다. 이어 그는 "빠른 선수들과 같은 팀에서 야구를 한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기대를 드러냈다. 한편 김선우의 입단식에 잠시 모습을 드러낸 두산의 김경문 감독은 "리오스가 떠났지만 김선우가 와서 작년보다 투수 운용이 한결 쉬워졌다."며 흐뭇한 표정으로 김선우의 손을 꼭 잡았다. 정진구 스포츠동아 기자 jingooj@donga.com 사진=양회성 인턴기자 yoh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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