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시사기획쌈’대선프로왜선거방송심의위올랐나

입력 2008-01-16 09: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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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동영 이회창 후보 등을 검증하면서 전체 방송 시간의 40%를 이명박 후보 검증으로 채워 시청자 불만이 제기된 KBS1 TV ‘시사기획 쌈’의 ‘대선 후보를 말한다-무신불립’(지난해 12월 3일 방영) 편(왼쪽). ‘시사기획 쌈’은 또 지난해 11월 19일 ‘2007 이미지 선거 유권자를 유혹하다’ 편에서 이회창 후보에게 상대적으로 불리한 내용을 보도했다는 이유로 선거방송심의위원회의 주의 조치를 받았다가 유보됐다. 사진 제공 KBS·동아일보 자료 사진 “자질검증, 이명박 21분 정동영 9분” 시청자 지적 지난해 17대 대선 후보를 다룬 KBS 1TV ‘시사기획 쌈’의 프로그램 두 편이 “특정 후보에게 편파적이었다”는 시청자 불만이 접수돼 방송위원회 선거방송심의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지난해 11월 19일 방영된 ‘시사기획 쌈-2007 이미지 선거 유권자를 유혹하다’ 편은 대선 후보의 이미지 변신 노력을 소개하면서 이회창 후보에게 불리한 내용을 담았다는 이유로 지난해 12월 5일 주의 조치를 받았다. 이에 대해 제작진이 이의를 제기하자 심의위는 주의 조치를 유보하고 의견을 듣는 청문 절차를 지난해 12월 17일 밟았으나 최종 결정은 내리지 못했다. 이날 심의위는 BBK 사건을 둘러싸고 김경준 씨의 누나 에리카 김 씨를 사건 관련자라는 고지 없이 인터뷰한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주의 조치를 내렸다가 번복한 것에 항의하며 두 위원이 사퇴해 회의를 제대로 진행하지 못했다. KBS ‘시사기획 쌈’이 지난해 12월 3일 방영한 ‘대선 후보를 말한다-무신불립(無信不立)’ 편은 50분 32초의 방송 시간 중 20분 35초를 이명박 후보를 둘러싼 의혹에 할애한 반면 정동영 후보 등 다른 후보의 검증은 8∼9분에 그쳐 이명박 후보에게 불리했다는 시청자 불만이 제기됐다. 심의위는 지난해 12월 17일 이 프로그램을 심의키로 했다가 연기했다. 심의위는 16일 KBS ‘시사기획 쌈’의 두 편에 대해 결정을 내린다. ▽‘2007 이미지 선거 유권자를 유혹하다’=이 프로그램은 정동영 이명박 이회창 후보 등의 이미지 관리를 다루면서 이회창 후보가 출마 선언 뒤 가장 먼저 찾은 장애인 할머니의 가정 상황과 인터뷰를 전했다. ‘시사기획 쌈’은 이회창 후보가 귀족 이미지를 털어내고 서민적인 것으로 바꾸려 한다며 이회창 후보 방문 2시간 전에 할머니 집을 찾아가 할머니가 집을 정리하고 있는 장면을 내보냈다. 이 프로그램은 성우의 내레이션을 통해 “(할머니가) 이 후보 선거 사무실에서 누군가 나와 집을 치워 달라고 했지만 도와주러 나온 사람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 후보가 방문한 지 10분 만에 떠났다는 점을 내세우고 할머니가 “아니 이렇게 무슨 일만 나오면 대통령 되시려고 나오시지 말고 여느 때도 이렇게 어려운 사람들 좀 찾으면 좋겠다고 말할라 그러다가 차마 못하겠더라고…”라는 말을 내보냈다. 심의위는 지난해 12월 5일 이 프로그램에 대해 다른 후보들은 이미지 부각을 위한 화장법, 옷매무새, 발언 내용, 동작을 점검하는 노력을 보여 준 반면 이회창 후보의 경우 장애인 할머니를 고생시켰다는 의미로 시청자들이 받아들일 수 있다고 지적하고 주의 조치를 내렸다가 제작진의 이의 제기로 일주일 뒤 조치를 유보했다. 한 위원은 “‘같은 날 주의 조치를 받은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대해선 오랜 논란이 오갔지만 ‘쌈’에는 별다른 논란 없이 결정이 내려졌다”고 밝혔다. 임창건 KBS 시사보도팀 책임PD(CP)는 “심의위가 보도의 객관성과 공정성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지만 얼마나 정확한 잣대를 적용했는지 의문”이라며 “방송 모니터 요원이 정리한 문서만 보고 일방적으로 결정한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대선 후보를 말한다-무신불립’ 편=이 프로그램은 대선 후보 5인의 자질을 검증한다는 취지를 내세웠으나 이명박 후보 관련 내용이 편파적이라는 불만이 제기됐다. 이명박 후보에 대한 검증에 전체 방송 시간(50분 32초)의 40%(20분 35초)를 할애했다는 것이다. 이에 비해 이회창 후보는 8분 33초, 정동영 후보는 8분 46초, 문국현 후보는 4분 32초, 권영길 후보는 1분 40초 등이었다. 검증 아이템의 개수도 이명박 후보의 경우 서울 서초구 서초동 땅, 자녀 위장취업 문제, 부동산 문제, BBK 문제 등 4개인 반면 이회창 후보는 대선자금 차떼기와 정계 복귀 후 말 바꾸기, 정동영 후보는 5공화국 홍보 전력과 자녀 엘리트교육, 문국현 후보는 부동산 문제와 자녀 재산 문제 등 각각 2개의 아이템만 방송했고 권영길 후보의 경우에는 비판적 내용이 없었다는 불만이 함께 제기됐다. 지난해 12월 당시 KBS 뉴스 프로그램이 선거 관련 방송을 보도할 때 통상 정동영, 이명박, 이회창 후보 순으로 방송했으나 ‘시사기획 쌈’에선 이명박 후보를 먼저 내보낸 뒤 이회창, 정동영, 문국현, 권영길 후보 순으로 방송해 제작 기술상 균형을 위반했다는 시청자 불만도 나왔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 선거방송심의위 ‘우여곡절’ 방송위원회 선거방송심의위원회는 방송사 방송학계 대한변호사협회 언론인단체 시민단체 등이 추천하는 사람과 교섭단체를 구성한 정당이 추천하는 각 1인 등 9명의 위원으로 구성된다. 추천되는 위원이 9명에 못 미치면 방송위도 추천해 왔다. 제17대 대선 선거방송심의위는 지난해 8월 22일 출범해 방송위가 추천한 김민남 동아대 신문방송학과 교수가 위원장을 맡았다. 김 교수는 방송위 추천의 법적 효력이 없다는 일부 위원의 문제 제기와 회의 운영에서의 마찰 등으로 11월 사퇴했다. 이후 부위원장이었던 박영상 한양대 교수가 위원장을 맡았으며 다른 위원은 성유보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윤리위원장, 고승우 80년해직언론인협의회 상임대표, 남선현 한국방송협회 사무총장, 박선영 동국대 교수, 손태규 단국대 교수, 윤상일 대한변호사협회 공보이사, 최경진 대구가톨릭대 교수 등이다. 선거방송심의위는 지난해 12월 12일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대한 주의 조치를 번복하는 과정에서 박 위원장이 투표 포기 의사를 밝혔다가 일부 위원의 항의로 철회하는 등 자의적인 의사 진행으로 논란을 빚었다. 이 결정에 대해 박선영 손태규 위원은 “투표를 포기한 위원장을 억지로 재투표 시키는 등 상식에 어긋나는 진행을 했다”고 비판하며 사퇴했다. 심의위는 2일 한나라당이 추천한 양성수 전 KBS아트비전 사장이 새로 위촉돼 7명의 위원으로 운영되고 있다. 심의위의 법정 시한은 18일이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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