쉿!…배구코트‘이어폰작전’시대

입력 2008-01-25 09:4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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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 팀 레프트 공격수가 대각선 스파이크를 자주 날리고 있습니다.” “수비 이동이 필요한가?” “우리 팀 블로커들이 코트 오른쪽으로 옮겨야 할 것 같습니다.” “알았다. 오버!” 프로배구에 ‘이어폰 전성시대’가 열렸다. 기록지로 상대 팀 전력을 분석하던 아날로그 방식에서 탈피해 감독과 전력분석관이 이어폰으로 실시간 경기 상황을 주고받는 디지털 방식이 보편화되고 있다. ○상대 전력을 즉시 파악 감독들이 이어폰을 애용하는 것은 전력분석관이 파악한 상대 팀의 장단점 등을 경기 운영에 실시간으로 적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캐피탈 김호철 감독은 지난해 가장 먼저 이어폰을 도입했다. 김호철 감독은 이탈리아 출신 도메니코 나사로 전력분석관과, 강성형 코치는 이한수 전력분석관과 정보를 교환한다. 김 감독은 “이어폰으로 우리 팀의 문제나 상대 팀 공수 전환 상황을 신속하게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관중석 부근에서 양 팀의 움직임을 한눈에 지켜보는 전력분석관의 의견을 종합하면 신속한 대응을 할 수 있다는 얘기다. 올 시즌 LIG손해보험 사령탑을 맡은 박기원 감독도 부임하자마자 이탈리아에서 함께 활동했던 잔파올로 몬타리 전력분석관을 영입했다. 박 감독은 “블로킹과 리시브 등 시시각각 변하는 양 팀의 스타일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폰은 보조 수단일 뿐 반면 대한항공 문용관 감독은 이어폰을 사용하지 않는다. 실시간 통계 수치가 경기를 좌우하지 않는다는 생각에서다. 문 감독은 “지난해 여름 전지훈련 때 이어폰을 사용했지만 오히려 경기에 집중하기가 힘들었다”고 전했다. 그 대신 문 감독은 사전에 상대 팀 자료를 분석해 손가락을 이용한 수신호로 작전을 지시한다.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은 최근 이어폰을 사용하고 있지만 전력분석관의 의견을 참고자료로만 사용하고 있다. 신 감독은 “전력분석관의 정보는 공격과 수비 흐름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되지만 100% 의존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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