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영화 주장 구본홍-김우룡씨는 철회 MBC 신임 사장 공모가 3파전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임 사장 공모가 29일 마감하는 가운데 28일까지 응모한 후보는 엄기영(57) 앵커, 구영회(55) 삼척MBC 사장, 김재철(55) 울산MBC 사장 등 세 명이다. 후보로 거론됐던 구본홍 고려대 언론대학원 석좌교수와 김우룡 방송위원은 28일 본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응모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후보 물망에 올랐지만 28일까지 응모하지 않은 신종인 MBC 부사장은 “(결심을) 밝힐 상황이 아니다”고 말했다. 세 응모자 가운데 맨 먼저 응모 의사를 밝힌 엄 앵커는 13년간 ‘뉴스데스크’ 앵커를 맡았다. 엄 앵커는 3년 전 현 최문순 사장이 선출될 때도 유력 후보로 손꼽혔으나 “앵커로 남겠다”며 물러선 바 있다. 구 사장은 MBC 보도국장과 경영본부장을, 김 사장은 보도제작국장을 지냈다. MBC 내부에서는 이들에 대해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가 선뜻 선택할 만한 후보가 없어 치열한 3파전이 될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말한다. 특히 노조의 지지설이 나돌던 한 후보는 “노조가 지지한다는 것은 음해나 다름없다”며 부인하고 있다. 노조가 지지를 표명할 경우 방문진의 반발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세 응모자는 모두 본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새 정부가 미디어 정책의 큰 그림으로 내세우는 “‘민영화’에 반대한다”고 밝히고 있다. 구 사장은 “MBC는 공영성을 갖고 있으나 이미 민영회사이며 현 체제를 건드릴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엄 앵커는 “지상파는 태생적으로 공영성을 갖는다”며, 김 사장은 “교양 등 다양한 공영 프로그램을 신설해 공영성 강화에 노력하겠다”며 민영화에 반대했다. 이 같은 양상은 민영화에 대해 긍정적 의사를 내비친 구본홍 교수와 김우룡 위원이 응모를 포기한 것과 대조를 보이고 있다. 구 교수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주체적으로 민영화를 시도하겠다”고, 김 위원은 “방문진의 지분을 줄이는 방법이 민영화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구 교수는 “최근 3, 4년간 흐트러진 MBC의 위상을 바로잡고 싶었지만 회사의 미래를 후배들에게 맡기기로 했다”며 물러섰다. 김 위원은 “MBC 안팎의 여러 사정을 고려해 응모를 포기했다”고 말했다. MBC 신임 사장은 2월 15일 방문진 면접에서 내정된 뒤 2월 말 주주총회의 추인을 거친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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