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30년가수인순이“그래요,난꿈이있어요”

입력 2008-03-06 09:4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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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무대를 가리지 않아요. 아직도 밤낮 쪼개가며 (나이트)클럽을 뛰는 것도 그 때문이죠. 이제 남은 ‘인순이의 꿈’이 있다면 금강산과 예술의 전당 오페라하우스에 서는 겁니다. 예술의 전당은 여러 번 거절당했는데 내년에도 또 떨어지면 1인 시위라도 해야 할까 봐요.” 가수 인순이(51)가 데뷔 30주년을 맞았다. 1978년 3월 여성 중창그룹 ‘희자매’로 데뷔한 그는 4월 3, 4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을 시작으로 20여 곳에서 전국투어 콘서트를 한다. 5월 15, 16일 금강산 공연도 추진 중이다. 5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그는 첫 데뷔 무대의 기억부터 떠올렸다. “갓 무대에 섰을 때는 눈에 뵈는 게 없었어요. 관객도 안 보이고 그저 시키는 대로만 했는데…. 지금은 관객이 너무 또렷하게 보여서 공연을 마치면 등줄기에 땀이 주르륵 흘러요. 갈수록 무대가 무서워진다는 게 이런 거구나 실감하죠.” 그는 1987년부터 5년간 겪은 슬럼프도 털어놓았다. 그는 “대학가요제를 통해 나온 가수들에 비해 (나는) 왠지 촌스럽게 여겨지는 분위기였다”며 “팬들이 다른 가수에게 눈을 돌린다고 생각하자 미칠 것만 같았다”고 말했다. 팬들의 시선을 붙들려고 이를 악물었던 게 지금 ‘인순이의 힘’이 됐다는 것이다. 그는 전국투어 콘서트와 함께 새 앨범 ‘레전드’도 발매한다. 12곡이 담긴 앨범엔 다수의 창작곡과 함께 ‘거위의 꿈’이 보너스 트랙으로 수록된다. “솔직히 ‘거위의 꿈’이 예상 밖으로 큰 사랑을 받았어요. 팬 서비스 차원에서 부른 건데…. 이번 앨범에는 창작곡이 많습니다.” 지난해는 ‘인순이의 해’였다. 프로젝트 그룹 ‘카니발’의 1997년 노래를 리메이크한 ‘거위의 꿈’은 희망이 담긴 가사가 히트를 쳤고 ‘인순이는 예쁘다’는 드라마도 방영됐다. 그는 “희망의 메신저로 보였는지 한 수험생 부모는 나를 보자 기도해 달라고 했다”며 “강연 요청이 쇄도하지만 대중 앞에 서는 것은 가수로 충분해 모두 거절했다”고 말했다. 인순이는 이번 공연에서 오페라 ‘카르멘’의 ‘하바네라’도 부를 예정이다. 30여 명의 빅밴드와 함께 14명의 무용단 등이 함께 무대에 오른다. 그는 이미 내년 계획도 세워 놓았다. “올해의 화려한 무대를 조금 줄여 지방 소도시를 돌아다닐 거예요. 삼척 홍천 태백 서산 등 어디든 좋아요. 여러분이 좋아했던 인순이가 건재하고 화려하다는 걸 모두에게 보여 주고 싶어요.” 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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