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규정의′스포츠과학′]과학으로보는스포츠

입력 2008-03-2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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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과학’ 하면 어떤 기억을 떠올리십니까. 학창시절의 실험실입니까, 아니면 그냥 ‘딱딱하다, 차갑다, 합리적이다, 체계적이다’라는 느낌이 드십니까. 그렇다면 스포츠과학은 어떨까요. 스포츠동아의 창간에 맞춰 지면을 통해 창간호부터 스포츠과학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스포츠의 대중화가 이뤄진 만큼, 스포츠과학의 대중화도 서서히 이뤄지고 있다고 봅니다. 체육과학연구원(KISS)이 밤낮으로 연구하는 목적 또한 결국은 한국 스포츠의 경기력을 높이는 데 있습니다. 경기력은 과학처럼 한 가지 요소에 영향을 받는 것이 아닙니다. 체력이나 기술, 전술, 정신력 등 여러 가지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합니다. 따라서 스포츠과학의 도움을 받더라도 자연 현상과는 달리 선수가 똑같은 동작을 반복할 수 없기 때문에 그 결과가 항상 같을 수는 없습니다. 그럼에도 스포츠과학을 활용하는 것은 최소한 그 결과가 더 나쁘게 나오지는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스포츠과학을 적용하는 분야는 크게 3가지로 나눠집니다. 운동생리학이나 운동역학, 그리고 스포츠심리학입니다. 역도의 장미란이 바벨을 들고 있다고 가정해봅시다. 자기 몸무게의 약 3배에 달하는 무거운 바벨을 머리 위로 들어 올리는 역도 경기는 큰 힘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기술을 정확하게 수행할 수 있는 자세가 요구됩니다. 선수가 바벨을 들어올릴 때 실제는 가슴 정도까지 끌어올린 다음, 재빨리 몸을 낮춰 앉으면서 바벨을 떠받치는데 이것을 앉아받기(lockout)라고 합니다. 이때의 모습은 무거운 구슬이 막대 위에 얹힌 것과 비슷합니다. 따라서 구슬 중심이 막대 밖으로 조금이라도 벗어나면 구슬이 떨어집니다. 이를 막으려면 구슬 중심이 막대 위에 안정적으로 얹히도록 하거나 최소한 막대로 구슬 중심을 찾을 수 있는 여유가 있어야 합니다. 이러한 내용을 가지고 접근하는 것이 바로 운동역학입니다. 운동역학은 외형적으로 나타나는 인체 동작을 정밀하게 분석, 효과적인 자세와 기술 관련 요인을 밝혀낼 뿐아니라 효율적인 동작을 찾아 경기력을 향상시킵니다. 운동선수의 체력은 선천적으로 타고나지만, 훈련을 통하여 발전되기도 합니다. 무거운 바벨을 들어올리기 위해 아주 짧은 순간 폭발적으로 발휘할 수 있는 힘과 파워, 축구선수가 45분 동안 줄기차게 뛸 수 있는 근지구력과 심폐지구력, 레슬링 선수가 상대를 제압하기 위해 발휘하는 근력 등은 모두 체력 요소에 포함되지만, 이를 향상시키기 위한 훈련방법은 각각 다릅니다. 이유는 인체 내부 에너지 시스템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운동생리학은 운동 중의 인체 내부 변화를 측정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부족한 요인을 찾아내는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 사격 경기를 기억하는 국민들이 많습니다. 10명이 겨루는 결선경기에 1위로 진출, 올림픽 첫 금메달의 기대를 품게 했던 주인공은 고교생인 강초현이었습니다. 마지막 1발을 남겨둔 강초현은 조준 자세를 풀고 총을 내려놓았습니다. 격발에 자신이 없다는 뜻이고, 불안감이 고조되어 나타나는 행동 패턴이지요. 결국 한정된 시간에 쫓겨 미국 선수에게 역전패를 당하고 은메달에 머물렀습니다. 스포츠심리학 분야의 중요성에 대한 좋은 사례입니다. 매주 월요일자에 나가는 스포츠동아의 ‘테마 스페셜’을 통해 스포츠과학의 내면적 의미를 구체적이면서도 재미있게 풀어갈 것을 약속드립니다. 최규정 체육과학연구원 전문체육연구실장 학부에서 산업공학을, 대학원에서 인간공학을 전공 25년간 연구원에서 근무하며 국가대표선수와 함께한 베테랑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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