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나우두,그의신화는진행형이다…세계축구황제도약

입력 2008-03-2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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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 데블스(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닉네임) 배번 7번의 전통은 전설적 축구 천재 조지 베스트로부터 시작됐다. 베스트가 얼마나 뛰어난 선수였는 지는 다음 구절을 보면 알 수 있다. ‘마라도나는 잘했고, 펠레는 더 잘했고, 조지는 최고였다.’ 베스트는 영국 화폐에까지 등장했을 정도로 국민적인 영웅이었다. 이후 계보는 브라이언 롭슨, 에릭 칸토나, 데이비드 베컴을 거쳐 지금은 크리스티아누 호나우두(23)로 이어지고 있다. 호나우두가 베컴의 후임으로 배번 7번을 물려 받았을 당시만 해도 많은 팬들은 과연 그가 기대에 걸맞는 활약을 펼칠 지 반신반의하는 분위기였다. 포르투갈에서 펄펄 날았던 호나우두 자신도 넘버 7번이 갖는 의미와 중압감을 잘 알고 있었다. 붉은 악마에 입단하고 치른 데뷔전 직전 그는 자신의 심경을 다음과 같이 밝힌 바 있다. “넘버 7번은 나에게 영광이자 책임감이다. 그 번호가 나에게 많은 행운을 가져오길 바란다. 나는 베컴을 대체하려 온 것이 아니다. 모든 이가 나에게 많은 기대와 요구를 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지만 우리는 다른 플레이어다. 그가 거둔 업적의 반만 달성한다 해도 나에게 그것은 성공이다.” 맨유 최초 포르투갈 선수에게, 그것도 나이 열 여덟의 아직은 애송이에게 넘버 7번을 준 것은 퍼거슨 감독에게도 엄청난 도박이었다. 그러나 퍼거슨은 맨유 역사상 가장 성공한 매니저답게 호나우두의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간파하고 있었다. 퍼거슨은 호나우두가 세계 최고의 선수가 될 자질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유럽의 어느 누구도 근접하지 못할 스피드로 수비수를 공략할 수 있는 능력을 호나우두의 장기로 꼽았다. 이런 기대에 부응이라도 하듯 호나우두는 시즌 득점왕을 예약하고 베스트가 40년간 가지고 있던 미드필더 한 시즌 최다 골(32골)을 경신하는 등 연일 프리미어 팬들을 설레게 하고 있는 것이다. 그의 요즘 플레이는 조지 베스트에게 한 경기에 6골을 허용하고는 ‘베를린 장벽도 그를 막을 수 없다’고 푸념하던 노스햄턴 타운 골키퍼 킴 북의 말을 연상시킨다. 말 그대로 그를 막을 수 없다. 이에 매스컴은 호나우두가 베스트에 비견되거나 능가하는 세계 최고의 선수라고 극찬하고 팬들도 이를 인정하는 분위기다. 베컴의 반만 따라가도 좋겠다는 그가 이제 펠레도 인정한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선수 조지 베스트 반열에 오르고 있는 것이다. 산동네 양철 판자집 출신의 소년은 이제 주급 2억 4000만원을 받는 대선수로 성장했으나 23살이라는 나이를 감안하면 이는 시작에 불과하다. 그의 이런 성공 뒤에는 베스트도 시인했듯이 타고난 재능이 있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호나우두는 체격과 체력에서는 칸토나를 닮았고, 스피드와 볼 컨트롤은 베스트를 닮았다. 그는 화려한 드리블과 풋워크로 수비수를 농락하고, 정확한 프리킥 능력을 갖고 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없다. 왜냐하면 EPL은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재능을 가진 선수들의 집결장이기 때문이다. 그는 타고난 재능을 바탕으로 확실하게 동기 부여된 자신을 일관되게 관리해 왔다. 세계 최고의 클럽에서 최고의 선수에게 부여된 넘버 7은 그가 가고자 하는 방향타 역할을 해왔던 것이다. 노련한 퍼거슨은 재능 많은 어린 선수에게 동기부여가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고 있었다. 그는 호나우두에게 7번을 준 이유가 동기부여를 하기 위한 것임을 밝히고 있다. 평소 호나우두는 자신의 유니폼에 의미를 부여하고 애착을 보여 왔는데, 그 한 예가 포르투갈 국가대표 데뷔전이다. 카자흐스탄과의 친선경기에서 피구의 교체멤버로 투입된 그는 경기 후 자신의 넘버 16번 유니폼을 상대선수와 교환하는 것을 한사코 거절했다. 자신의 국가대표 데뷔전을 영원히 기억시킬 그 유니폼을 간직하고 싶었던 것이다. 호나우두는 “나는 그것을 누구와도 바꿀 생각이 없었고, 앞으로도 누구에게라도 절대 주지 않겠다. 나는 데뷔전이 매우 자랑스럽고 그 유니폼을 간직하는 것은 나에게 더 없이 중요하다” 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맨유의 넘버 7은 때로는 부정적 압박감으로 작용하기도 하는데, 칸토나의 갑작스런 은퇴선언, 베스트의 음주 문제도 이와 무관치 않다. 아직까지 호나우두는 무거운 부담을 긍정적으로 잘 극복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자신이 존경하는 베스트, 칸토나 등과 같은 번호를 달게 된 것은 개인의 영예이며 훗날 역사가 과연 그 번호를 달 자격이 있었는지를 판단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리고 넘버 7이 달려 있는 그 붉은 유니폼이 주는 엄청난 중압감도 그를 멈추게 할 수는 없다고 밝히고 있다. 이제 세계는 맨유의 배번 7을 단 호나우두의 축구황제 등극을 따뜻한 시선으로, 그리고 축하의 박수로 맞이하고 있다. 요크 (영국)= 전홍석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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