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침묵′이승엽,띄워야산다

입력 2008-04-07 10: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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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볼아웃만14개,타이론우즈2개와대조
이승엽(31)이 커리어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일본 프로야구 커뮤니티와 요미우리 자이언츠관련 사이트에는 입에 담기 힘든 글이 계속해서 올라오고 있다. 아직 9경기밖에 치르지 않았기 때문에 일시적인 부진으로 판단할 수 있지만, 그의 최근 경기를 보고 있노라면 슬럼프 탈출 가능성이 그리 높아 보이지 않는다. 9경기를 치른 7일(한국시간)까지의 성적은 36타수 6안타, 홈런 0 타점 1 득점 1 사사구 2 삼진 8 타율 0.176 출루율 0.222 장타율 0.206. 4, 5번을 맡으면서 장타가 2루타 1개밖에 없다는 것이 심각한 부진에 빠져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승엽이 9경기에서 날린 타구를 살펴보면 어떤 문제점을 겪고 있는지 쉽게 알 수 있다. 이승엽은 지난 4경기에서 매 번 2개의 땅볼타구를 기록했다. 지금까지 기록된 30개의 아웃카운트 중 14개가 땅볼로 당한 아웃. 땅볼아웃이 2개밖에 없는 라이벌 타이론 우즈(주니치)와 크게 대조를 이루는 부분이다. 팀 동료 다카하시 요시노부(7개)와 오가사와라 미치히로(7개)도 땅볼아웃이 이승엽의 절반밖에 되지 않는다. 땅볼아웃이 많다는 것은 공의 밑부분을 때리고 있음을 의미한다. 바뀐 스윙으로 정확한 히팅포인트를 찾지 못하고 있는 셈. 오프 시즌 연마한 짧고 간결한 스윙이 빛을 발하려면 지금보다 공을 몸에 붙여 놓고 배트를휘두를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을 경우 계속해서 어깨가 빨리 열리게 될 것이며, 또 급한 마음에 배트가 한 박자 빨리 나가 땅볼타구가 나올 것이다. 다시 예전 스윙으로 돌아가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이승엽의 장점은 새로운 타격폼에 빠그게 적응한다는 것과 부진에 빠질 경우 금세 옛스윙으로 빠르게 돌아간다는 점이다. 슬럼프가 길지 않은 것도 학습능력이 탁월하기 때문이다. 이승엽이라면 낮은 공을 효율적으로 공략했던 예전스윙으로 장타력을 회복한 뒤 새로운 스윙폼으로 바꾸는 일이 가능하다. 일단 홈런이 아니더라도 장타를 날릴 수 있는 스윙 각도를 만들어야 한다. 지금과 같은 스윙으로는 목표로 삼은 40개 이상의 홈런을 때려낼 수 없다. 아웃이 되더라도 플라이아웃이 많이 나와야 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그렇다면 이승엽의 홈런수는 자연스럽게 증가할 것이다. 또 특유의 몰아치기가 시작되면 홈런 레이스를 주도하는 이승엽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임동훈 기자 arod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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