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스타]돌아온가수이규석“기차와소나무댄스는어떨까요?”

입력 2008-04-0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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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간내이름살려놓은노래…신나는댄스곡으로바꿨어요
“기차가 서지 않는 간이역에 키 작은 소나무 하나/기차가 지날 때마다 가만히 눈을 감는다∼♪” 1988년 발표돼 지금까지도 사랑을 받고 있는 노래 ‘기차와 소나무’. 이 노래는 2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7080 세대들에게 진한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기차와 소나무’와 함께 기억되는 또 하나의 이름이 있다. 바로 이 노래를 부른 가수 이규석. 그가 11년 만에 침묵을 깨고 돌아왔다. 이규석은 2004년 스페셜 싱글을 발표했지만 소속사와 마찰로 단 한 차례의 활동도 하지 못하는 아픔을 겪었다. 4년 만에 신곡 ‘스틸러빙유(Still loving you)’와 ‘기차와 소나무’ 댄스 버전을 선보였다. 이번에는 가수 뿐만 아니라 연기자로서도 할동 영역을 넓히겠다는 이규석을 만났다. 20년 세월이 비켜간 듯 이규석은 예전 모습 그대로였다.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는 말에 “나도 많이 맛이 갔다”며 웃어보였다. “그러고 보니 벌써 20년이 흘렀다”며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본 그의 눈에는 많은 생각이 스쳐지나간다. 이규석은 1집 이후에도 ‘너 없는 세상은’ 등 여러 곡을 선보였지만 팬들의 뇌리에 새겨진 ‘이규석=기차와 소나무’ 공식이 쉽사리 지워지지 않았다. 이규석은 “‘기차와 소나무’는 나에게 효자이자 불효자”라며 “지금의 나를 만들었고 최고의 자리에도 올려놨지만 내 발목을 20년 동안 묶어두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규석은 1996년 3집 ‘너 없는 세상은’을 발매한 이후 10년 동안 침묵하는 쪽을 선택해야 했다. 당시 ‘3보 이상 승차(인기가 많아 3보 이상 걷는 곳은 무조건 차를 단다는 말)’라는 농담이 돌 정도로 인기를 누렸던 이규석에게 대중의 관심과 거리를 둔 10년은 어떤 세월이었을까. 과거 이야기를 꺼냈더니 이규석은 한동안 고개를 숙이고 생각에 잠겼다. 그리고는 “나도 그때는 (공백기의 공허함을) 극복하지 못했다”고 조심스럽게 고백했다. 계약에 묶여 앨범도 내지 못하고 무대 위에 서지 못 했던 그 시간은 이규석에게도 힘든 나날이었다고. 그는 “술로 하루하루를 살았다”며 “대인기피증도 있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요즘 왜 활동 안 하냐”는 주변 사람들의 말이 비수가 돼 마음을 찔렀다고도 했다. 무대의 소중함을 깨달은 이규석은 10년간 지방 방송국, 작은 라이브 카페도 마다않고 노래를 불렀다. 돈을 벌어야 하는 것도 이유였지만 어떤 무대든 무대 위에 선다는 자체가 ‘살맛나는’ 일이었다고 한다. 라이브 카페에서 만나 2006년 백년가약을 맺은 14세 연하의 아내가 보내는 격려도 이규석에게 힘을 보탰다. 이규석은 “아내가 결혼생활 얘기를 더 이상 하지 말라고 했는데…”라며 멋쩍게 웃고는 “늘 힘내라고 격려해준다”며 아내에 대한 고마움을 드러냈다. 홍재현기자 hong9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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