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시대?손녀시대!삼촌·아빠팬이어할아버지팬등장

입력 2008-04-15 00: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손녀같고딸같고추억자극“아이들그룹고정관념깼어요”
요즘 ‘아이들(idol) 그룹’은 이제 더 이상 ‘아이들’만의 그룹이 아니다. 또래 친구나 동생들에게만 어필하던 90년대와 달리, 21세기의 아이들 그룹은 오빠와 언니, 삼촌, 나아가 할아버지 세대에도 어필한다. 그래서 요즘 아이들 그룹은 ‘국민 여동생’ ‘국민 남동생’으로 불린다. 여성 그룹 소녀시대도 그렇다. 17∼19세로 이뤄진 소녀시대는 삼촌뻘되는 성인 팬들의 적극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옆집 여동생처럼, 혹은 조카처럼 귀엽고 친근한 이미지가 성인들의 추억을 자극한다. 소녀시대 멤버들도 ‘다시 만난 세계’ ‘소녀시대’ ‘키싱 유’ ‘베이비 베이비’ 등 한 음반에서 네 곡이나 음악순위 1위에 올려놓은 것도 기쁘지만, 이 같은 ‘삼촌 팬’이 늘어가는 것이 더욱 기쁜 일이라고 했다. 15일 ‘스포츠동아’를 찾은 소녀시대의 리더 태연(본명 김태연)은 최근 팬 사인회에서 만난 ‘넥타이 부대’를 보면서 행복했다고 말했다. 태연은 “서류 가방을 들고 넥타이를 맨 정장차림의 아저씨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다가 우리에게 새로 산 소녀시대 CD를 내밀며 ‘소녀시대 팬이다. 지친 생활에서 힘을 얻는다’라고 말할 때 우리도 힘이 났다”고 했다. 사인회 뿐만 아니다. 그녀들은 평소 ‘사무실에서 힘들 때 소녀시대를 보면 힘이 난다’는 직장인 남성들의 팬레터를 자주 받는다. 심지어 할아버지 팬도 있다. 태연은 공연 때문에 지방으로 가다가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만난 할아버지가 자신들을 보고 “소녀시대 아니냐”며 단번에 알아볼 때 너무 기뻤다고 했다. 인기 스타에게 이런 팬덤은 사소한 일일 수 있다. 하지만 태연에게 이런 아저씨 팬들의 관심이 새삼 가슴 벅찬 이유는 아이들 그룹의 고정관념을 깬다는 뿌듯함 때문이다. “데뷔전 ‘여고생들로 귀엽고 예쁜 이미지로만 어필하는 게 아니냐’는 말을 들으며 부담과 걱정이 컸고, 그래서 실력으로 승부하겠다는 각오도 남달랐다.” 태연은 소녀시대가 앞으로 생활의 활력소가 되는 종합비타민 같은 그룹이 되고 싶다고 했다. 실제로 활기 넘치는 여고생처럼 풋풋한 얼굴로 무대에 올라 짧은 치마를 입고 힘차게 하이킥을 날리는 그녀들의 모습에서 사람들은 답답한 세상사에서 잠시나마 마음 편해지는 위로와 여유를 얻는다. 이런 반응은 비단 일반 시청자나 팬들에게서만 오는 건 아니다. 방송 현장에서 만나는 선배 연예인들도 소녀시대를 보면 즉석에서 동생으로 삼는다. 얼마 전 록 밴드 넬은 타블로가 진행하는 라디오에 출연해 “우리는 막 활동을 시작했는데, 소녀시대가 활동을 종료해 너무 안타깝다”고 공개적으로 아쉬움을 나타내 눈길을 끌기도 했다. 김원겸기자 gyummy@donga.com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