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세계신이다”…400m아시아新경신‘괴물’박태환

입력 2008-04-1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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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여만에0.71초단축해켓에0.44초턱밑추격…베이징金이상무
3분16초80. 마지막 50m만이 남았다. 초반부터 치고나간 박태환의 역영. 신기록을 예감한 관중들이 술렁였다. 끌어주는 선수가 없어 혹시라도 기록이 처질까 레인 밖에서는 노민상 감독이 크게 팔을 휘저으며 박태환(19·단국대)을 독려했다. 결승선을 앞두고는 급한 마음에 터치패드를 향해 함께 달렸다. 3분43초59. 박태환은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18일 울산 문수실내수영장에서 열린 제80회 동아수영대회(동아일보·스포츠동아· 대한수영연맹 공동 주최) 자유형 400m 남자 대학부 결선. 2007년 3월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세운 3분 44초 30의 아시아신기록을 1년여 만에 경신하는 순간이었다. 박태환은 자신감이 넘쳤다. “40초대까지 도전해보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 종목 세계 기록은 이안 소프(호주)가 2002년에 세운 3분40초08. 2008년 최고기록은 라이벌 그랜트 해켓(호주)이 3월 호주대표선발전에서 세운 3분43초15다. 세계신기록에 다가선다면 금메달은 문제없다는 계산. 하지만 3초 가량을 앞당겨야 한다. 체육과학연구원 송홍선 박사는 “혼자서 레이스를 한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에 41초대에는 근접한 것으로 봐도 된다”고 했다. 노민상 감독 역시 “오늘과 같은 컨디션에서 세계적인 선수들과 함께 했다면 42초대에는 충분히 들어왔을 것”이라며 웃었다. 박태환은 첫 50m를 26초18에 끊었고, 레이스 내내 구간별 기록에서 28초대를 유지했다. 최종 50m에서는 26초 79로 장기인 막판 스퍼트를 자랑했다. 단순 계산으로 박태환이 세계기록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50m 구간 당 0.4초 가량을 단축해야 한다. 베이징올림픽까지 남은 기간 동안 지구력과 단위 스피드를 더 보강해야 하는 과제가 남았다. 박태환은 2007년 세계선수권대회 400m에서는 마지막 50m를 26초 06에 주파했다. 이날보다 0.73초 더 빨랐다. 중간 스피드는 예전보다 더 좋아진 모습을 보여줬지만 아직도 막판 지구력이 100인 것은 아니다. 노민상 감독은 “3월 한라배대회 때는 85가량의 몸상태였다면 지금은 88정도”라면서 “6월까지는 100로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신수영복에 대한 적응문제도 과제. 서울올림픽 수영 5관왕 매트 비욘디는 스타트를 보완하기 위해 발가락을 꼼지락거리는 훈련을 했을 정도다. 사소한 부분 하나라도 기록단축에 변수. 박태환은 최근 세계신기록을 쏟아낸 스피도의 새 수영복 '레이저 레이서' 재질로 만든 반신수영복을 입었다. 레이저 레이서는 뛰어난 부력 때문에 기록단축의 효과가 크다. 박태환은 “동양 선수가 전신수영복을 입은 경우가 거의 없었다”면서 “태릉에서 전신수영복을 착용하고 훈련해왔지만 아직 적응할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노민상 감독에 따르면 박태환은 피부가 무르고 약한 편. 전신수영복을 착용할 경우 어깨 부위와 수영복 사이의 마찰 때문에 불편함이 있다. 박태환은 “20일 열리는 자유형 200m에서 전신수영복을 입을지는 결정하지 못했지만 입을 수 있도록 노력해보겠다”며 세계신기록과 올림픽 금메달을 향한 새로운 시도의 가능성을 내비쳤다. 울산=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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