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휴민트’와 ‘호프’, 사진제공|NEW·쇼박스

영화 ‘휴민트’와 ‘호프’, 사진제공|NEW·쇼박스


더 큰 문제는 ‘올해’다

지난해 단 한 편의 ‘1000만 영화’도 배출하지 못한 채 한 해를 마감하며 유례없는 ‘흥행 기근’에 시달린 한국 영화계가 여전히 암울한 전망 속 두려운 마음으로 새해를 맞이했다.

●20편 남짓의 빈약한 라인업

지난해 국내 극장은 외화 강세에 기대 누적 관객 수 1억 명을 간신히 사수했다. 한국 영화 관객 점유율은 41.1%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여파로 30%를 기록했던 2021년을 제외하면 역대 최저치에 해당한다.

업계가 올해를 더욱 우려하는 결정적인 배경은 그나마 시장을 지탱해왔던 일명 ‘창고 영화’의 고갈에 있다. 팬데믹 시기에 개봉을 미뤘던 재고 영화들이 2025년을 기점으로 대부분 소진되며 라인업을 채울 ‘완충 장치’가 사실상 사라졌다. 투자 경색으로 신규 제작 편수 자체가 급감했고, 이는 고스란히 공급 부족으로 이어졌다.

연내 개봉을 준비 중인 굵직한 상업 영화는 예년의 절반 수준인 20편 남짓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작비 100억 원 이상의 대형 작품뿐만 아니라 시장의 ‘허리 역할’을 해야 할 중간 규모 영화들도 급감해 산업의 연속성이 끊길 위기에 놓였다.

설상가상으로 ‘어벤져스: 둠스데이’, ‘듄: 파트 3’를 비롯해 크리스토퍼 놀란·스티븐 스필버그 등 할리우드 거장들의 신작이 대거 개봉을 예고하며 우리 영화 입지는 더 좁아지게 됐다.

위기 속 반격’ 거장과 대작이 이끄는 희망

이처럼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시장의 흐름을 단번에 반전시킬 ‘쌍두마차’가 출격, 한국 영화의 ‘희망’으로 주목 받고 있다. 류승완 감독의 ‘휴민트’와 나홍진 감독의 ‘호프’다.

설 연휴 극장가를 노리는 ‘휴민트’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를 배경으로 한 첩보 액션으로, 올해 한국 영화의 자존심을 세울 첫 번째 카드로 꼽힌다.

여름 개봉 예정인 SF 대작 ‘호프’는 우리 영화의 외연을 확장할 작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외계 존재에 맞서는 인간의 사투를 압도적 스케일로 담아내며 하계 극장가 최강자로 군림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황정민·조인성을 비롯해 할리우드 톱 배우 마이클 패스벤더 등의 합류로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까지 확보했다는 평가다.

전편의 흥행 기운을 잇는 작품들도 연내 출격을 예고했다. 1400만 관객 동원에 빛나는 ‘국제시장’의 2번째 이야기 윤제균 감독의 ‘국제시장2’는 전 세대 감동을 정조준한다. ‘타짜’의 4번째 시리즈 ‘타짜: 젤제붑의 노래’도 기대작으로 꼽힌다. 이 밖에도 전지현과 연상호 감독이 손잡은 ‘군체’, 유해진과 박지훈의 신선한 조합이 돋보이는 장항준 감독의 ‘왕과 사는 남자’까지 흥행 반전을 노리는 작품들이 개봉을 준비하고 있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