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수키우기,연봉부터키워야하는데…”

입력 2008-05-05 00: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타자들이 연봉을 더 받아야….” 두산 김경문 감독은 5일 잠실 LG전을 앞두고 덕아웃에서 2009년 1차지명 신인투수 성영훈이 화제에 오르자 “좋은 자질을 갖춘 투수인 것 같다”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성영훈은 덕수고 3학년으로 최근 막을 내린 대통령배고교야구대회에서 팀을 우승으로 이끌며 MVP를 차지한 우완 정통파 투수. 계약금 5억5000만원에 이미 두산과 사인을 마친 고교 최대어 투수다. “최근 유망주가 투수 쪽에만 집중된다”는 얘기에 김 감독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재능있는 어린 선수들이 너도나도 투수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투수로 140km 이상만 던지면 일단 프로에 스카우트되는데 타자는 프로 지명을 받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그래서 요즘 프로에서도 젊은 타자 중에 한국을 대표할 만한 대형 내야수가 드물다”며 걱정했다. 국가대표팀 감독을 맡고 있는 김 감독은 “이승엽 김동주도 그렇지만 어린 선수 중에 누군가는 성장하겠지만 박진만이 은퇴하고 나면 그를 대신할 유격수가 있을지 모르겠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에 따르면 내야수는 어릴 때부터 기본기가 갖춰져야 프로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 내야수로서 기량이 부족하다는 판단이 들면 외야수로도 전향할 수 있지만 외야수로 입단한 선수는 훈련을 통해 내야수로 발전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유망주의 투수 집중화 현상을 완화할 수 있는 방안은 없을까. 이는 국내프로야구 풍토가 바뀌지 않으면 어렵다는 설명이다. 김 감독은 “투수 연봉보다 타자 연봉이 높아야 된다”고 주장했다. 국내에서는 투수 연봉이 야수보다 높게 책정되는데 들여다보면 선발투수는 5일에 한번씩 등판한다. 그러나 야수는 매경기 출장한다. 김 감독은 그라운드에서 훈련하고 있는 선수들을 가리키며 “야수는 어제 야간경기를 하고 오늘 낮경기를 뛰기 위해 잠도 제대로 못자고 나오지 않느냐”고 말했다. 한 경기만 놓고 보면 투수의 비중이 절대적이지만 한 시즌을 놓고 보면 전체적으로 5일에 한번씩 등판하는 투수보다 ‘에브리데이 플레이어(Everyday Player)’인 야수가 더 팀에 공헌한다고 볼 수 있다. 김 감독은 “메이저리그에서도 괜히 타자 연봉이 투수보다 더 높겠느냐”고 덧붙였다. 잠실=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