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감독‘눈물의어버이날’…사고로며느리-손자잃어

입력 2008-05-0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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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가슴속엔 형언할 수 없는 슬픔이 흘러내렸다. 비통에 잠겨 할 말도 잃었다. 피눈물로 5월8일 어버이날을 보냈다. K리그 사상 첫 통산 200승을 눈앞에 둔 김호 감독(64·대전시티즌)이 교통사고로 며느리와 손자를 한꺼번에 잃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대전 구단에 따르면, 김호 감독의 아들(33)이 운전하던 승용차가 7일 오후 8시께 경기도 가평군 청평면 청평댐 인근 도로 옆 북한강에 빠져 같은 차에 타고 있던 며느리(30)와 손자(4)가 목숨을 잃었다. 김 감독의 아들은 간신히 목숨을 건졌다. 김 감독은 7일 저녁 비보를 듣고는 왕선재 코치를 데리고 가평으로 달려가 사고 수습을 한 뒤 8일 대전으로 내려와 오후 팀 훈련을 정상적으로 마쳤다. “아무에게도 알리지 말라”고 구단에 당부까지 했다고 한다. 김 감독은 “세상 일은 아무도 모르는 것 같다”며 말문을 열었으나, 이후엔 아무 말도 잇지 못한 채 망연자실했다. 대전 구단의 한 관계자는 “정말 마른 하늘에 날벼락이다”며 애통해했다. 특히 그는 “감독님이 200승을 달성하면 가족들을 초청해 기념행사를 하려고 준비 중이었는데 허망할 뿐이다”고 말했다. 대전은 11일 부산과의 원정경기를 갖는다. 한편, 빈소는 서울 풍납동 아산중앙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9일 오전 10시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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