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범근“수원원동력은펄펄나는젊은피”

입력 2008-05-0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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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은 내부에 있다. 자만심이 우리를 넘어뜨릴 수 있다.” 수원 삼성의 상승세가 무섭다. 현재 K리그 13경기에서 11승2무. 홈경기에서는 6번 싸워 모두 이겼다. 정규리그와 컵 대회에서 나란히 선두. K리그 최초 무패 우승의 가능성 등이 조심스레 점쳐지고 있을 정도다. 하지만 차범근(55) 수원 감독의 표정은 담담했다. 8일 오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기자들과 만난 차 감독은 “이런 때일수록 한 번 삐끗하면 깊은 나락으로 떨어진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긴장을 늦추지 않는 모습이었다. ○ 끈끈한 조직력 “수원이 모든 경기를 지배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터지는 한방, 수비수들의 강한 집중력이 놀랍다.” K리그 각 팀 감독들이 입을 모아 말하는 수원 돌풍의 비결이다. 그렇다면 차 감독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차 감독은 “사실 시즌이 시작하기 전에는 3,4,5월이 가장 힘들 것으로 봤다”고 말문을 열었다. 어린 선수들이 뛰어난 기량을 가지고 있지만 경험이 없어 정작 경기장 안에서 제 역할을 발휘할 수 있을지 반신반의했다는 것. 하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신영록(11경기·5골1도움), 서동현(11경기·6골), 조용태(10경기·2골3도움) 등은 차 감독의 부름을 받고 그라운드에서 나설 때마다 ‘대형사고’를 터뜨리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차 감독은 “젊은 선수들의 사기가 높아지면서 지금과 같은 좋은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또한 이들과 중고참 선수들과의 신구 조화도 끈끈하다”며 한껏 달아오른 선수단 분위기를 에둘러 전했다. ○ 홈팬의 열렬한 응원 차 감독은 지난달 30일 경남 원정을 마치고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뭔가 허전함을 느꼈다. 수원의 연승 행진이 멈춰서였을까. 그건 아니었다. 차 감독은 “처음에는 그런 기록들이 있는 줄도 몰랐다. 물론 경남과의 경기 전에 언론을 통해 우리가 세우고 있는 기록들을 접했고 이왕이면 이기길 바랐지만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단지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할 뿐이다”고 말했다. 차 감독은 숙소로 돌아와서야 그 원인을 찾아냈다. 그것은 바로 ‘홈 팬들의 열렬한 응원’이 없었다는 것. “우리가 홈에서 경기를 하면 혼을 빼는 듯한 열광적인 응원이 있다. 이는 선수들의 사기를 북돋아주는 큰 힘이다.” ○ 음지를 보듬다 차 감독은 최근 부상으로 오랜 기간 경기에 출전하지 못한 선수들을 불러 한 명씩 개별 면담했다. 팀내 일부 그룹이 득세하면 다른 그룹이 내려앉는 것은 자연스런 현상이지만 이럴 때 침체된 쪽을 다독이는 것 역시 감독의 중요한 역할이라 생각하는 차 감독이다. 차 감독은 “어린 선수들이 1년 내내 잘 할 수는 없다. (지금 뛰지 못하는 선수들) 언젠가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위로의 말 한마디가 큰 도움이 될 거라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수원|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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